영화 76

춘향이를 엎어 무얼 얻으려느냐

춘향이를 엎어 무얼 얻으려느냐 2010.06.05 10:50 [김헌식 문화평론가]최근 남원시 춘향문화선양회는 상영되고 있는 영화 의 상영금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 단체는 상경해서 춘향을 너무나 다르게 묘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이 영화가 절개의 주인공 춘향을 포르노 배우로 등장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계속 상영된다고 하면 모든 방법을 동원해 상영을 막겠다는 것이다. 진실이 아니라면 그것을 애써 부정하거나 가릴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 만약 영화가 춘향이의 이미지를 훼손했다고 한다고 주장한다면 다른 목적이 있는 지도 모르겠다. 춘향이의 절개 높은 이미지가 보존될 때 선양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움직임에는 영화의 구체적인 주제나 함의는 배제되어 있다. 여하튼 새..

영화 2011.02.09

´시´의 윤정희, ´광대뎐´의 배우가 빛난 이유

´시´의 윤정희, ´광대뎐´의 배우가 빛난 이유 2010.05.22 11:23 [김헌식 문화평론가]국제영화제에 출품하는 영화의 여주인공은 대개 신선한 얼굴이거나 이미 수상을 한 배우가 맡는다. 여기에서 여우주연의 뛰어난 연기력이라는 평가는 나이에 비해 그렇다는 말이 된다. 연기력으로 따지자면 원로 여배우가 더 나을 것이다. 대개 영화에서 여성 배우들은 조금만 나이가 들면 배제된다. 그들의 젊은 육체성을 바탕으로 국제영화제에 대시했다가 사라지기도 한다. 영화 의 김옥빈이 그렇고, 이번에는 영화 의 전도연이 그렇게 되었다. 남성은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마지드 마지디 감독의 에서 고군분투하는 가장을 잘 보여준 모하마드 아미르 나지는 베를린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

영화 2011.02.09

´하녀´는 왜 블랙 통속극이 되었나

´하녀´는 왜 블랙 통속극이 되었나 2010.05.15 12:12 [김헌식 문화평론가]원작은 컸고, 리메이커는 너무 작았다. 리메이커의 작은 그릇은 원작을 감내하기에 버거웠다. 영화 는 그렇게 원작의 그늘에서 허우적 거려야 했다. 그러다보니 진지한 상황과 대사는 관객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 결과 애초에 강조했던 스릴러는 블랙 통속극이 되었다. 결말의 메타포를 통해 예술가적 장식을 덧붙이려 했지만, 그것은 화룡점정이 아니라 통속극같은 결말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친 것에 그쳤다. 리메이크는 아니었다. 원작과 닮은 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나 기괴하게도 남은 것은 시대와 어긋난 과거의 감수성이었다. 그것은 결국 어이없는 웃음으로 집단적 일체감을 형성하게 만들었다. 그것이 영화 ..

영화 2011.02.09

´아이언맨´의 웨어러블 로봇과 민주주의

´아이언맨´의 웨어러블 로봇과 민주주의 2010.05.11 13:59 [김헌식 문화평론가]최근 가 1편보다 복잡해진 스토리 구조에도 불구하고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그동안 1편이 관객군을 잠재적으로 형성해 왔기 때문에 초반부에는 매진사례를 빚기도 했다. 이 영화의 핵심적인 컨셉은 착용형 로봇 즉 웨어러블(Wearable) 테크놀로지에 기반하고 있다. 이는 현실과 다른 것도 아니다. 착용형 로봇공학은 관련 특허들이 쏟아질 정도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분야이다. 본래는 장애인이나 노약자들의 근육 증강을 위해서 발달한 공학이지만, 에서는 영웅의 탄생에 활용되었다. 여기에서 오락적인 요소는 대중의 몰입도 증가와 그에 따른 쾌감의 선사에서 비롯한다. 마티아스 호르크스(Matt..

영화 2011.02.09

나라의 위기 앞에 승자도 패자도 없다?-이준익 감독의 <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

나라의 위기 앞에 승자도 패자도 없다? 2010.05.01 11:59 [김헌식 문화평론가]이준익 감독의 은 루저들의 이야기다. 그의 영화들이 대체적으로 견지해온 특징이 그대로 드러나는 영화이다. 그러나 영화 속의 주요인물들이 위너가 아니라서 해서 불행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한신균의 서자 견자(백성현 분)는 아버지에게서 평소 '꿈이 없는 놈'이라는 질책을 받는다. 견자에게 그런 말을 하는 이는 또 있었다. 이몽학의 연인인 백지(한지혜 분)에게서도 견자는 같은 말을 듣고야 마는 것이다. "너는 이몽학에게 안돼!", "내가 왜?" "꿈이 없잖아" 이몽학은 꿈이 있었다. 왕족이기는 하지만 이몽학도 좌절된 운명이었지만, 세상을 엎고야 말겠다는 꿈-야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

영화 2011.02.09

할리우드서 실패한 전쟁 영화 붐 한국서는?

할리우드서 실패한 전쟁 영화 붐 한국서는? 2010.04.28 14:49 | 수정 2010.04.28 14:50 [김헌식 문화평론가]전쟁영화가 봇물과 같다고 한다. 한국영화와 할리우드 영화가 교차하고 있다. 와 은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소재는 다르다. 는 대형 흥행영화이면서 학도병을 다루고 있고, 은 노근리 민간 학살 사건을 다루고 있는 인권영화에 가깝다. 드라마 가 리메이크 되고 이라는 전쟁 드라마가 16부작으로 제작 방영된다. 특히 이 드라마는 영화 같은 드라마 즉 텔레시네, 시네드라마의 경지를 구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드라마 와 의 계보를 잇는 ..

영화 2011.02.09

<김헌식 칼럼>우리의 미래, 비극인가 희극인가

우리의 미래, 비극인가 희극인가 2010.04.18 07:26 [김헌식 문화평론가]입소문이 영화 흥행에 중요하다고 할 때, 관객의 기대감을 높이는 것은 자칫 부메랑이 될 수 있다. 초기에 관객들을 끌어도 그들이 입소문을 내지 않을 만큼이라면 더욱 심각하다. 특히 대중상업영화에서는 관객들이 원하는 결말로 일관되는 것이 중요하다. 와 은 해피엔딩과 새드엔딩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나기도 하지만, 관객의 기대감이라는 점에서도 희비가 엇갈린다. 영화 는 애써 영화의 코믹한 내용을 애써 부각시키지 않았다. 은 영화의 희극적인 내용을 강조했다. 유쾌하게 웃기 위해 영화를 선택했다면, 어떤 영화가 재미 있었을까? 기대불일치 관점에 따라..

영화 2011.02.09

<김헌식 칼럼>사형제 부활 논란, 영화에서의 해법은

사형제 부활 논란, 영화에서의 해법은 2010.03.17 10:47 [김헌식 문화평론가]드라마 에서 송태하(오지호)와 이대길(장혁)은 저자거리에서 교수형을 당할 뻔 했지만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다. 물론 두 명은 사형수인 셈이다. 그들은 주인공이기 때문에 억울한 사형수이어야 했다. 사형 집행은 불합리한 권력자의 정치놀음에 걸려 들었기 때문에 이루어졌다. 물론 사형수들 모두를 무죄의 극적 주인공으로만 그려낼 수 없는 현실도 분명 있다. 다만 그간 정치적 의도와 제도의 실시가 매우 밀접했고, 이에 따른 트라우마가 있는 한국사회의 한 징후이겠다. 하지만 그러한 징후만이 모든 것을 대변하는 것도 아니다. 근래 사형제를 다룬 한국 영화가 개봉된 바가 있다. 2009년 교차 상영 논란 속에서 선전했던..

영화 2011.02.09

<김헌식 칼럼>영화 아바타의 천만관객, 한국영화의 위기?

영화 아바타의 천만관객, 한국영화의 위기? 입력 2010.01.28 09:44 [김헌식 문화평론가]영화 는 타이타닉의 기록을 능가했다. 영화 의 흥행은 여러 가지 시사점을 주기도 하고, 한국영화계와 사회에 과제를 던져주기도 했다. 단순히 3D 기술만 취하면 한국 영화의 돌파구가 열리는 듯 간주하는 담론을 만들어가는 것도 우려스럽다. 대부분 영화 의 천만관객 동원을 예측하지 못했다.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영화의 연출자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영화 를 혹평하기도 했다. 서사구조는 엉성하고, 영화에 담긴 철학은 빈곤하다는 것. 어쩌면 이러한 혹평을 통해 한국영화에 닥친 위기상황을 모면하려 한 것은 아닐까 싶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고 해..

영화 2011.02.09

<김헌식 칼럼>아이티 주도권 논란과 영화 <더 로드

아이티 주도권 논란과 영화 (The Road)가 겹쳐지는 지점은 '자연 재앙'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그 자연재앙은 인간의 행위가 만들어낸 결과와 분리될 수 없는 것이다. 사전 원인과 사후 결과 모두 해당된다. 아이티 사태가 더욱 심각했던 것은 가난한 빈국으로 전락시킨 세계 시스템 때문이었고, 영화 에서 재앙을 불러 온 것은 인류의 문명 시스템 때문이었다. 이는 이전 원인에 해당한다. 사태를 만들어낸 사전 원인이 그러했다면, 사태가 발생한 이후에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아이티 사태나 영화 의 내용은 우울한 이야기이지만, 사람의 행동이 그 이후를 결정한다는 면에서 역시 공통적일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아이티 사태는 다른 누군가가 아닌 우리 모두에게 닥칠 수 있는..

영화 2011.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