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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서 실패한 전쟁 영화 붐 한국서는?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1. 2. 9. 17:57

<김헌식 칼럼>할리우드서 실패한 전쟁 영화 붐 한국서는?

2010.04.28 14:49 | 수정 2010.04.28 14:50

 




[김헌식 문화평론가]전쟁영화가 봇물과 같다고 한다. 한국영화와 할리우드 영화가 교차하고 있다. < 포화속으로 > 와 < 작은 연못 > 은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소재는 다르다. < 포화속으로 > 는 대형 흥행영화이면서 학도병을 다루고 있고, < 작은 연못 > 은 노근리 민간 학살 사건을 다루고 있는 인권영화에 가깝다. 

드라마 < 전우 > 가 리메이크 되고 < 로드 넘버원 > 이라는 전쟁 드라마가 16부작으로 제작 방영된다. 특히 이 드라마는 영화 같은 드라마 즉 텔레시네, 시네드라마의 경지를 구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드라마 < 아이리스 > 와 < 추노 > 의 계보를 잇는 작품으로 볼 수 있겠다. 

미국 감독이 연출한 < 장진호 > (Chosin Battle)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미국을 혹독하게 고생하게 했던 장진호 전투를 다룬 작품은 이뿐만이 아니다. < 혹한의 17일 > (17 Days of Winter)은 제작비가 1억 달러(1100억 여원)에 이르는 대작이다. 아마도 한국영화를 다룬 작품 중에 가장 많은 제작비가 들어간 것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곽경택 감독이 '연평해전'을 소재로 제작할 < 아름다운 우리 > 는 역시 200억원을 통해 < 혹한의 17일 > 과 같은 테크놀로지를 구현한다고 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3D이다. 영화 < 포화속으로 > 도 일정 부분을 3D로 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영화 < 의형제 > 로 대중적 반응을 이끌어낸 장훈 감독은 < 공동경비구역 JSA > 와 드라마 < 선덕여왕 > 의 작가인 박상연과 < 고지전 > 이라는 영화를 제작하는데 이 영화에도 3D를 사용할 것이라고 한다. 

영화제에도 포연이 옮겨갔다. 작년에는 'DMZ 다큐멘터리 영화제'가 처음 열렸고 올해 2회를 맞이하는 가운데 올해는 '계룡 국제 밀리터리 영화제'가 선을 보인다.전쟁 영화제를 개최하는 것 자체가 전쟁기념관을 건립하는 것을 반대하는 담론의 표적이 되기는 쉽겠다. 

한국영화가 주로 한국 전쟁 등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면 할리우드 영화는 주로 이라크전쟁에 주목을 하고 있다. 이는 영화 < 그린존 > 이나 < 허트 로커 > 를 통해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영화들은 대중적으로는 그렇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 물론 < 허트 로커 > 는 아카데미 영화상을 다수 거머쥐는 성과에 만족해야 했다. 

당분간 할리우드에서는 전쟁영화를 만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흥행 참패 때문이다. 하지만 주로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전쟁을 다루면 흥행에 참패한다는 지적도 있다. 더 이상 미국인들은 이라크 전쟁을 다루는 영화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너무 일상적이 되었고 그것에 대한 담론에 평범해졌다. 이를 전형적으로 반영한 영화 가운데 대표작들이 < 그린존 > 이나 < 허트 로커 > 가 되었다. 

물론 근래의 < 바디 오브 라이즈 > , < 킹덤 > , 최근의 < 일라이의 계곡 > , < 스탑-로스 > , < 형제 > , < 메신저 > 는 흥행에서 참패했다. 세계적으로도 영화의 등장인물들이 보이는 이중적인 태도 때문에 더 이상 할리우드에서 다루는 전쟁 영화가 재미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이라크 전쟁의 모순을 지적하면서도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 태도이다. 비미국인이 그러한 태도에 몰입감을 보일 필요는 없겠다. 

어쨌든 한국영화가 할리우드 영화에서 보아야 하는 것은 다양한 시도들이다. 비록 대중적인 흥행은 실패했어도 경쟁이 치열해진 할리우드에서는 다양한 시각으로 전쟁을 다루고 있다. 올해 한국에서는 한국전쟁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작품이 많아지고 있다. 그간 한국전쟁은 이념의 갈등 속에서 어용의 줄타기 때문에 오히려 사각지대로 남아 있는 측면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해석과 연출 그리고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새로운 콘텐츠 차원에서 재정립되어야 하고 그 가운데 다양성이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대중의 감수성과 인지적 배경지식은 이미 시대적으로 앞서 있다는 점은 이미 지난 10여년간 한국 영화사의 남북 분단 관련 영화들이 잘 보여주고 있다. 그것들이 문화무의식으로 축적되었기 때문에 고답적이고 답습적이고 계몽적인 작품에 대해서는 냉정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