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비행 2206

인공지능은 은둔형 외톨이에게 구세주일까?

글/김헌식(중원대학교 사회문화대학 특임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이해준 감독의 영화 ‘김씨 표류기’에서 김정연(정려원)은 자기만의 좁은 방에서 나오지 않는다. 그것도 3년째. 무슨 일이 있었는지 결코 밖으로 나오지 않고 관계의 단절을 철저하게 지켜왔다. 이른바 히키코모리 즉 은둔형 외톨이다. 오로지 하는 일이라면 한강을 보는 일. 그러던 가운데 아무도 보지 않는 밤섬에 갇혀 있는 한 남자를 보게 된다. 막대한 빚을 지고 자살하려 한강에 뛰어든 김승근(정재영)은 밤섬에 표착하게 되는데 이제 마음이 달라졌는지 구조를 애타게 원한다. 하지만 아무도 그를 보는 이는 없다. 그 때문에 김정연은 마침내 집 밖으로 나오게 되고, 그를 구하는 데 크게 이바지를 한다. 영화는 매우 낭만적이고 희망에 찬 결말로 ..

오버투어리즘과 체험 경제의 역설

글/김헌식(중원대학교 사회문화대학 특임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거리가 90㎞ 떨어진 하회마을과 양동마을이 201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 제34차 회의를 통해 세계 문화유산으로 뽑힌 가장 큰 이유는 사람이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600년 넘게 살아온 마을이어서 가치를 크게 인정받았다. 드라마 ‘함부로 대해줘’의 성산마을처럼 갓 쓰고 도포 자락 휘날리며 비녀로 쪽 찐 머리를 장식하고 살지는 않지만, 조선 시대 전통문화와 자연을 간직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있어서 세계 문화유산으로 손색이 없다. 거꾸로 세트장처럼 한옥만 있다면 가치는 매우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문화유산의 가치뿐만 아니라 관광 여행의 가치에서도 마찬가지일 수밖에 없다. 북촌과 남산 한옥마을을 비교했을 때 외국인..

변우석 그리고 우리 시대 공항의 욕망.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한동안 공항에서 여행 기분 내기 놀이가 유행한 적 있다. 비록 해외여행을 가지 못해도 그 기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공항전망대에서 비행기를 내려다보며 사진을 찍을 수 있고, 한때 관광 비행 상품도 있었다. 또한, 공항에는 면세 쇼핑을 즐길 수 있고 나름 유명한 맛집도 있다. SNS에 자랑할 수 있는 사진은 충분히 얻을 수 있었다. 비록 여행을 가지 못해도 마치 여행을 가는 것처럼 자랑할 수도 있었다. 중요한 것은 SNS에 자신을 드러내는 용도로 공항이 사용된다는 점이다. 공항은 욕망의 출국장이다. 이를 바로 보여주는 것이 셀럽들에 몰려드는 인파다. 그 인파는 보통 팬이라고 하지만 사실 모두 진짜 팬인지는 알 수가 없다. 정말 그 셀럽을 좋..

sns는 전자 담배 확산에 큰 영향을 미칠까?

글/김헌식(정보콘텐츠학 박사, 중원대학교 특임교수, 사회문화평론가)  임영웅, 도경수, 지창욱, 제니가 같이 언론 매체에 오르내리고 있다. 발단은 제니의 전자담배 흡연 영상이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바로 전자담배를 실내 공간에서 피다가 포착된 이들이어서 매체에 같이 언급되고 있었다. 그런데 제니의 영상은 임영웅, 도경수, 지창욱의 사례와는 같고도 달랐다. 왜냐하면, 다른 이들과 달리 제니는 스스로 브이로그에 자발적으로 올렸다. 1차 문제는 실내에서 전자담배를 피웠는데 한국보다는 이탈리아의 관련 법을 살펴야 했다. 제니가 전자담배를 흡연한 곳은 한국이 아니라 이탈리아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리꾼들이 주이탈리아 한국대사관 등에 조사를 요청한 것이다. 이탈리아는 2005년 1월부터 실내 금연법을 시행하고 있다...

노인 운전자 유럽 일본이 이것에 주목하는 이유

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 연령 편견 깨나?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 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사회문화평론가)  jtbc 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에서 20대의 취준생 이미진(정은지)은 알 수 없는 이유로 모습이 나이가 많은 임순(이정은)으로 바뀐다. 무려 30년의 나이가 더해진다. 그런데 오히려 20대의 취준생 때와 다르게 취직을 하게 된다. 비록 시니어 청소원이지만, 임순은 서한지검의 시니어 인턴으로 합격해 마침내 지검장의 지시로 검사실의 보조직원으로도 일하게 된다. 그만큼 보기와 다르게 열정적이고 역량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8년 동안 도전했던 9급 공무원 시험도 통과되지 못했던 이미진에게는 감개무량한 일이었고, 나름대로 열심히 일할 마음가짐을 갖는다. 하지만, 임순이 배치받은 검사실의..

카테고리 없음 2024.07.10

영화 ‘밤낚시’는 한국 영화계의 파랑새가 될까?

글/김헌식(정보콘텐츠학 박사, 중원대학교 특임교수, 사회문화평론가) 배우 손석구 주연의 ‘밤낚시‘는 여러모로 눈길을 끌었고, 한국 영화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어 보였다. 대규모 제작비의 블록 버스터 혹은 텐트폴 영화라도 번번이 흥행에서 참패하고, 다양한 영화가 부족한 상황에서 일부 소수의 영화가 스크린을 독과점하는 문제는 여전하다. 여기에 멀티플렉스가 상영관 97%를 소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티켓 가격은 짧은 기간 동안 40% 정도까지 올랐다. 여기에 객단가가 낮으므로 제작사나 관객이 피해를 보기도 한다. 더구나 젊은 관객을 중심으로 숏폼 콘텐츠와 같이 짧은 분량의 콘텐츠를 선호한다.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을 선호하는 경향도 커졌다. 따라서, 이런 맥락에서 관객들은 코로나 19 이전과 비교해서 6..

드라마로 ‘커넥션’, '돌풍'...아역 배우의 미래와 인공지능(AI)의 영향은...?

글/김헌식(정보콘텐츠학 박사, 중원대학교 특임교수, 사회문화평론가)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등장하면 으레 기성 세대에게는 불리하고 미래 세대에게는 유리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특히, 일자리 문제에서 기성세대를 쫓아낼 수 있다. 그런데 미래 세대에게는 아예 그 기회를 제한하거나 박탈할 수도 있다. 연기자가 여기에 해당한다. 무명의 신인이 갑자기 주요 배역으로 캐스팅되기는 힘들다. 더군다나 아이돌 출신이 아니라면 더욱 그렇다. 대개는 기성 배우의 어리거나 젊은 날을 연기하면서 인지도를 쌓거나 존재감을 알리면서 성장해 간다. 예컨대 두 편의 드라마를 통해 짐작할 수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돌풍’은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권력의 중심에 있는 이들의 변화를 보여준다. 순수하던 그들이 어떻게 악마 같은 짓을 하게..

드라마가 왜 노인 범죄를 다뤄야 할까요?

-드라마가 노인 대상 범죄를 다루는 법.  글/김헌식(정보콘텐츠학 박사, 중원대학교 특임교수, 사회문화평론가)  드라마는 단지 엔터테먼트를 위한 콘텐츠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다. 재미만 있으면 되었다가 대리충족을 위한 콘텐츠라는 시선이 있다. 그렇다고 묵직한 메시지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사회적 주제의식을 전면서도 재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런 드라마들은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크래시’는 독특한 소재로 화제를 불러 모았다. 범죄 수사물이었지만, 교통 범죄를 중심으로 활약하는 남강 경찰서 TCI팀의 활약을 그리며 민생을 어렵게 하는 교통 범죄의 민낯을 드러내 주었다. 그 가운데 인상적인 에피소드는 노인 교통사고였다. 단순 보행 사고인 줄 알았는데, 수사해 보니 형사 합..

사생팬이라는 말은 이제 없어져야 합니다.

사생팬은 없다, 범죄자 뿐! 글/김헌식(정보콘텐츠학 박사, 중원대학교 특임교수, 사회문화평론가) 사생팬은 사생활을 침해하는 극성팬을 의미한다. ‘obsessive fan’이라는 말도 쓰는데 강박적으로 집착하는 팬을 의미한다. 이런 사람들을 팬이라고 하는 이유는 스타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간주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따라다니는 이들은 예전에는 인기의 척도로 여겨지기도 했다. 마치 소문난 맛집의 줄 서기를 연상하게 했다. 개인이나 소속사가 이를 이용한 면도 있다. 하지만. 사생팬은 없으며 오로지 범죄자만 있다. 적절한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들은 단순히 팬을 따라다니는 수준이 아니라 집과 같은 사적인 공간에 침입하기도 한다. 집안에 들어와 스타의 물건을 가져가기도 하고 물리적 접촉으로 폭행을 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