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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운전자 유럽 일본이 이것에 주목하는 이유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24. 7. 10. 10:49

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연령 편견 깨나?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 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사회문화평론가)

 

 

jtbc 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에서 20대의 취준생 이미진(정은지)은 알 수 없는 이유로 모습이 나이가 많은 임순(이정은)으로 바뀐다. 무려 30년의 나이가 더해진다. 그런데 오히려 20대의 취준생 때와 다르게 취직을 하게 된다. 비록 시니어 청소원이지만, 임순은 서한지검의 시니어 인턴으로 합격해 마침내 지검장의 지시로 검사실의 보조직원으로도 일하게 된다. 그만큼 보기와 다르게 열정적이고 역량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8년 동안 도전했던 9급 공무원 시험도 통과되지 못했던 이미진에게는 감개무량한 일이었고, 나름대로 열심히 일할 마음가짐을 갖는다. 하지만, 임순이 배치받은 검사실의 계지웅(최진혁) 검사는 그녀를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그는 시니어 인턴을 바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급기야 수사관과 짜고 무리한 업무 지시로 쫓아낼 궁리를 한다. 예컨대 막대한 양에 이르는 수사 자료의 타이핑을 짧은 시간 안에 지시하거나 불가능할 것 같은 번잡스러운 영수증 처리를 요구한다. 계지웅 검사와 수사관은 당연히 임순이 시니어 연령대이기에 타이핑은 물론, 영수증 정리조차 못 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과 다른 면모를 보여주는 임순이었다. 임순은 1000타 이상의 타자 실력으로 두 시간 만에 타이핑을 완수하는가 하면, 엑셀 프로그램으로 완벽하게 영수증 처리는 물론 코딩 실력으로 관련 프로그램 앱까지 만들어낸다. 역시 외모가 아니라 실력을 봐야 한다. 또한, 마약 사건에 연루된 청소년들의 신조와 비속어 남발에 조롱당하며 당황하는 계지웅 검사와 수사관의 도와 사건 해결에 나선다. 이 또한 연령대가 높으면, 젊은 세대의 문화나 언어를 모를 것이라는 편견을 무너뜨리는 장면이었다. 마침내 계지웅 검사는 임순을 인정하고 같이 오랫동안 함께 일을 하자고 말한다. 이 드라마를 통해 시니어 계층에 대한 편견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최근 다시금 고령 운전자에 대한 운전 자격이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다. 고령자가 일으키는 교통사고 사례들이 연일 언론을 장식하다시피하고 있다. 노인 운전자가 낸 사고 늘어나고 있고, 피해자와 중상 정도가 늘어나고 있다는 데이터가 이를 뒷받침한다. 객관적인 자료가 고령 연령자에 대한 대책 마련에 관해 환기를 시키고 있지만, 오가는 담론이 전적으로 옳지는 않기 때문이다. 교통사고는 20-30에서 가장 많이 나고 치사율은 10대에서 높다. 만약 사고의 경중을 말한다면 젊은 세대도 운전을 못 하게 해야 한다.

 

모든 고령자가 사고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며, 무엇보다 노인 비하 발언들이 많은 시니어를 고통스럽게 한다. 우리 사회에서는 특히 특정 연령이 되었을 때 일정 자격요건을 여부를 결정한다. 노인의 연령대를 정하고, 정년을 정하는 것만이 아니라 운전면허증 반납 규정을 언급하려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는 자칫 연령편견을 조장하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특정 나이라고 해서 반드시 노인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정신적 물리적 다름은 개인마다 있다. 연령편견은 범주화 오류의 현상 가운데 하나다. 범주화 오류는 특정 범주 안에 사물이나 사람을 포함하고, 유형화하거나 일반화시킨다. 노인은 능력이 없다거나 역량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여기에 해당할 수 있다. 하지만, 60세라고 해도 개인에 따라서는 지적인 능력은 물론 육체적인 물리력도 뛰어날 수 있다. 일률적으로 정년 나이로 퇴직시키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더구나 100세 시대를 맞아 조건이 달라졌을 뿐만 아니라 인식의 변화로 평소 관리를 잘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히 요즘에 문제가 되는 고령자의 운전면허 자격 유지에 관해서는 연령에 따라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개인의 편차를 고려한 제도의 운용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개인의 역량을 면밀하게 파악할 수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무엇보다 누구나 사고를 낼 수 있다는 보편적인 인식과 기준에서 접근하고 고령자에 대해서 더 주목할 수 있는 정책이 중요하다. 유럽과 일본에서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에 더 주목하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유럽연합(EU)20247월부터 모든 신차에 비상제동과 후진 보조 장치 등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 장착을 의무로 규정했다. 일본에서는 20256월부터 신차에 자동변속기 차량에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부착을 의무화한다. 이는 긴급제동 장치인데 사물이 1-1.5m에 있을 때 가속 페달을 밟아도 나가지 않거나 시속 8km 미만으로 속도를 떨어뜨린다. 이미 2017년부터 가속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있는 서포트카를 도입했는데 고령자가 이 자동차를 구입하면 일정 비용을 보조해준다.

 

현실 가능성과는 달리 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는 고연령자에 대한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중요한 함의는 고연령자에 대한 편견 때문에 피해를 보는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가 모두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제 곧 고연령자는 폭증한다. 특정 연령대 설정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하고 있다. 시스템으로 대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