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비행 2209

뉴트로에 대한 오해 그리고 그 열풍 이유

-복고와 뉴트로가 어떻게 다른가. 뉴트로에 관한 가장 대표적인 오해는 액면 그대로 ‘새로 유행하는 복고’라는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런 개념에 따른다면, 자칫 기존 복고(레트로)와 구분이 되지 않게 되고 뉴트로를 분석할 때 기존의 복고와 혼동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복고는 말 그대로 과거를 소환하는 것. 때문에 복고는 향수라는 단어와 밀접하게[ 연관된다. 향수는 과거의 경험과 이에 따른 기억과 밀접하다. 그런데 뉴트로는 반드시 이것과 일치하지 않는다. 뉴트로의 주체는 사실상 기성세대가 아니다. 그렇다면 애써 뉴트로라는 말을 언급할 필요가 없다. 기성세대는 자신들의 과거의 경험과 기억을 젊은 층들이 선호하기 때문에 어깨가 으쓱할 수 있지만 그것은 일종의 기시감이라고 할 수 있다. 전혀 접하지 않..

82년생 김지영의 ‘빙의’는 정신장애

-영화 82년생 김지영과 정신 장애 ‘빙의’ 상담의는 김지영(정유미)의 남편 정대현(공유)에게 이렇게 말한다. 상담 받으러 오기까지가 제일 힘들다고.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소설과 달리 강조하는 점이 있는데 바로 빙의라는 설정이다. 빙의(憑依)는 본래 초월적인 의식 세계를 경험하는 현상을 말한다. 다른 혼이 들어오는 현상이라고도 하고 흔히 귀신이 들렸다는 표현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영화에서는 친정어머니 목소리와 감정이 튀어나오기도 할머니 말투로 변해서 말하기도 한다. 본인은 무엇을 누구의 말투로 말했는지 전혀 기억을 못한다. 대개 빙의라면 초인적인 능력이 부각되고는 한다. 장르물 콘텐츠가 많아지면서 이런 경향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오컬트 문화가 좀 더 확산되는 정도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다. 그런데 ..

극단적 선택 장면을 그대로 방영한 드라마 ‘베가 본드’

-극단적 선택 장면을 그대로 묘사했어야 했나. SBS드라마 ‘베가본드’ 11월 2일자 방영분은 최근 미디어에서 공적 아젠다고 되고 있는 장면이 그대로 나와서 충격적이었다. 그것은 바로 극단적 선택의 전달에 관한 점이다. 극단적 선택을 다루는 매스미디어의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특히 유명인에 관해서는 이른바 베르테르 효과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미디어 강효과가 반드시 일어나지 않아도 만의 하나라는 가능성을 주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디어의 자살보도권고준칙(2.0, 3.0) 가운데 하나는 자살 방법, 수단, 공간, 동기 등을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도록 하고 있다. 더구나 이 원칙에서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나 사진은 사용되어서도 곤란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SBS드라마..

신경 장애인 조커가 악당이 되기까지

신경 장애인 조커가 악당이 되기까지 -영화 “조커” 리뷰 거리에서 불량 청소년들에게 폭행을 당한 조커에게 직장 동료는 총을 쥐어준다. 위기상황에서 방아쇠를 당기라는 것. 그런 동료에게 자신은 총을 가질 수 없는 사람이라고 하지만 끝내 친구는 총을 쥐어준다. 내심 항상 불안정한 마음이 있던 조커는 그 총을 항상 몸에 휴대한다. 그런데 그 총이 아동병원에서 아픈 아동들을 대상으로 희극 공연을 할 때 바닥에 떨어지고 이 때문에 해고를 당한다. 해고를 당하고 집으로 오는 지하철에서 불량배들이 젊은 여성에게 감자튀김으로 성희롱을 한다. 마침 이 광경을 보던 조커는 그만 웃음을 터트린다. 웃음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터져 나온다. 그 웃음 때문에 세 명의 불량배는 조커를 놀리는가 싶더니 폭행을 가하기 시작한다...

펭수에 2-30대가 열광하는 이유

--인기 캐릭터의 변화 배경 대개 가면을 쓴다는 것을 나쁘게만 보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 면에서 페르소나가 오해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적어도 21세기 세대들은 그런 생각에서 자유롭다. 페이크 다큐가 유행을 한 것도 마찬가지다. 빤히 페이크 다큐가 가짜, 거짓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콘텐츠를 즐기는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가짜인가 진짜인가가 아니라 사람들이 원하는 내용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단순히 내용이 없어도 좋다. 이미지로 충족을 하는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그 이미지는 캐릭터로 각광받는 경우가 빈번하고 있다. ‘복면가왕’을 보면 사람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얼굴들이 아닌 가면을 소비한다. 그렇게 하면서 거꾸로 가면안의 사람을 궁금해 한다. 하지만 정말 그 가면안의 사람을 궁금해 하는 것..

공효진에서 얻는 캐릭터 인사이트

-캐릭터는 시대의 성찰이다. 공효진이 출연한 개봉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가 7년간 한국 로맨스 영화 가운데 최고의 흥행작이 되었다. 또한 공효진이 출연한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은 이례적으로 다른 드라마보다 높은 시청율을 기록했다. 특히 동백꽃에서 보여주는 공효진의 캐릭터와 그에 따른 연기는 공효진의 특장점을 잘 압축하고 있다. 예컨대, 서민-재벌가의 스토리도 아니고 요즘 한참 유행하는 스릴러 방식에 의존하는 형식도 아니다. 천편일률적인 흥행 코드를 차용한 작품들 속에서 드라마 ‘쌈마이웨이’에서 서민 청년들의 세계를 보여주던 흥행 청신호는 마침내 드라마 ‘동백꽃..’에서 로컬의 공간을 삶의 중앙으로 부각시켜 내었고 그 중심에는 공효진의 힘이 있었다. 여배우 기근이라고 불리는 상황속에서 영화와 드라마..

젠더갈등? 최근 화제의 영화들에서 남녀 가족을 다루는 방식

젠더갈등? 최근 화제의 영화들에서 남녀 가족을 다루는 방식 -영화 '벌새'와 영화 '82년생김지영'을 중심으로 글/김헌식(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카이스트 미래세대 행복위원회 위원) 영화 ‘벌새’에서 아버지는 딸에게 가부장적이다. 항상 지시 명령적이다. 그런데 딸이 귀 뒤에 혹이 나서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니까 병원 대기실에 앉아 있는 중에 울음을 터트린다. 아빠는 겉으로는 강한 척해보였지만 속으로는 여린 존재였다. 딸이 혹을 수술할 지경에 이른 상황이 자신의 책임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했다. 그런데 여동생에게 윽박지르는 오빠도 있다. 자신의 말을 듣지 않거나 하면 그 오빠는 동생의 뺨을 때린다. 그에 관해서 여동생은 이의 제기를 하지 못한다. 어느 날 성수 대교가 무너지고, 여동생 가운데 한명이..

송가인의 몸값보다 염려되는 것은...

-송가인의 몸값 논쟁보다 중요한 건강권은 팬들을 위한 것 송가인의 몸값이 너무 비싸다는 말이 항간에 돌고 있고 여기에 찬반 논란이 설왕설래다. 너무 돈만 밝히는 것 아닌가라는 못마땅한 지적 때문일 것이다. 사실 이미 어느 정도 예견이 된 일이라 논란을 위한 논란일 수 있다. 그러나 선택과 집중이라는 면에서는 당연한 노릇이다. 이를 애써 시장의 수요공급곡선에 비유하지 않아도 된다. 세간에는 비싸면 부르지 않으면 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송가인은 몸이 지금 열 개라도 해도 부족할 정도로 매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건강관리가 매우 염려가 될 정도다. 특히, 가을은 공연 행사가 많기 때문에 더욱 일정이 많아질 수밖에 없고, 인기 가수의 경우 연말까지 계속 스케줄이 폭주 상태가 될..

곽철용 신드롬과 변화되는 남성상

곽철용 마동석... 변화되는 남성상 -흙수저들의 좌절된 정서의 희망 노래인가 김헌식(시사/문화평론가, 박사, 카이스트 미래세대 행복위원회 위원) 때아니게 ‘곽철용 신드롬’이 불었다. 추석 연휴에 ‘타짜 3’가 개봉된 탓에 새삼 타짜의 캐릭터가 부각이 된 것인데 주인공 고니도 아니도 새삼스럽게 곽철용(김응수)이라는 인물이 부각된 이유는 새삼스럽게 그리고 많은 이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그는 극중에서 제거된 악당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악당에 열광하는 문화는 참 낯설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악당 중에는 오히려 주인공보다 나은 경우가 있다. 배트맨의 조커가 대표적이다. 다시 부활 소환시키고자하는 노력이 있는 이유다. 일부에서는 곽철용 현상에 관해 인터넷 문화 특히 놀이문화의 하나로 분석하기도 한다. 하나의 ..

노동 예능 트렌드 왜

-노동 예능 트렌드는 대세가 될까. 김헌식(평론가, 문화콘텐츠학 박사) 최근에 ‘한끼줍쇼’나 ‘짠내 투어’ 등은 고행을 통해 웃음을 주는 예능으로 눈길을 끌었는데 노동 예능의 영역을 보여주는 디딤돌이 된 셈이 되었다. 가학적 웃음 코드가 아니라도 고생을 하는 모습은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 주기도 하고 연민과 동정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고생은 위기 상황이기 때문에 이에서 탈출하기 위한 고군분투가 재미 요소가 된다. 노동 예능 코드는 이를 전면적으로 확대하면서 대중적 오락 코드와 사회적 의미와 가치도 담아내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대표적인 것이 장성규의 워크맨과 유재석의 일로만난 사이가 노동 예능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일 것이다. 그런데 둘은 같은 노동 예능 코드로 불리기는 하지만 조금씩 다른 면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