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비행 2209

‘이끼’와 ‘인셉션’ 그리고 7.28 재보선

‘이끼’와 ‘인셉션’ 그리고 7.28 재보선 2010.07.29 13:01 [김헌식 문화평론가]박찬욱 감독의 영화 에서 신부 상현(송강호)이 '죄책감' 때문에 목숨을 스스로 거둔다. 신부가 친구의 아내와 사랑에 빠졌고, 친구를 죽였으며, 뱀파이어의 몸 때문에 다른 사람의 피를 마셔야했기 때문이다. 신부가 아니라고 해도 인간은 자신의 욕망으로 빚어지는 죄의식에 고뇌하는 존재다. 영화 의 죄책감은 자신 때문은 아니었다. 인간은 자신만이 아니라 다른 이의 죄 때문에 고뇌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신애(전도연)의 아이를 죽인 학원장은 스스로 행복감에 빠져있다. 하나님이 자신을 용서해주었기 때문이다. 신애는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않는 그에게서 매우 불합리한 모순을 느낀다. 이 두 영화는 기독..

영화 2011.02.09

이끼´ 음습한 곳일수록 약자가 이긴다

´이끼´ 음습한 곳일수록 약자가 이긴다 데일리안 | 입력 2010.07.27 10:43 [ 김헌식 문화평론가]영화 도입부에서 박민욱(유준상) 검사는 주인공 유해국(박해일)에게 이끼처럼 조용하게 살라고 말한다. 하지만 유해국은 이끼처럼 살지 못한다. 영화 이끼는 유해국이 이끼처럼 살지 못한다. 유해국이 아니어도 영화 안에 제목과 같이 이끼처럼 살아낸 인물은 따로 있다. 미국 아동안전전문가 케네스 우든(Kenneth Wooden)은 '차일드 루어스'(Child Lures)라는 책에서 실험을 통해 어린아이들이 유괴되는데 35초밖에 안걸린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내용에 따르면 짧은 시간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아동들이 자발적으로 따라가는 현상이 벌어졌다. 자발적으로 따라가니 유괴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도 않는 것이..

영화 2011.02.09

성공한 사람일수록 성희롱 많이 하나

성공한 사람일수록 성희롱 많이 하나 2010.07.25 10:45 [김헌식 문화평론가]국회의원, 학교장, 교수, 군수 등등 성희롱을 한 것으로 알려진 당사자들의 언행이 매체에 연일 오르내리고 있다. 성희롱과 같은 발언이 지도층 인사에게서 불거지면 대개 우리는 그 개인의 의식수준이나 인격, 교양수준을 언급한다. 또한 가부장적인 남성우월주의에 빠졌거나 성희롱 발언을 친화적 수단으로 오인하는 의식상태가 원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샹커 베단텀의 '히든 브레인'(Hidden Brain)을 읽으면 고위직 인사들이 남발하는 성희롱이나 성차별은 문제가 없다. 무의식의 조종이기 때문이다. 샹커 베단텀은 우리의 행동을 지배하는 것은 무의식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성차별이나 성희롱은 '의식'이 아니라 '무의식'에서 나오는 ..

문화 2011.02.09

아이돌은 뮤지컬에 독인가, 약인가

아이돌은 뮤지컬에 독인가, 약인가 2010.07.22 15:53 [김헌식 문화평론가]옥주현이나 바다가 뮤지컬계에 진출할 즈음에는 아이돌 가수 기용이 하나의 별미와 같았다. 하지만 유노윤호나 태양의 뮤지컬 진출이 미디어에 비치는 현상은 무시할 수 없는 메인 메뉴가 된 듯 싶다. 성공 이후 뮤지컬 제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이때 기묘하고도 바람직한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동안 외면받았던 실력있는 배우들이 전면에 나설수 있는 기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공연계에서도 미남 미녀가 주인공으로 캐스팅될 수밖에 없지만 뮤지컬의 폭발은 미남 미녀가 아니라고 해도 가창력과 연기력을 우선하게 했다. 이는 배우만이 아니었다. 가수를 기용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외모보다는 뮤지컬에 맞는 코드와 개인..

문화 2011.02.09

구미호는 왜 어머니가 되었나

구미호는 왜 어머니가 되었나 2010.07.20 11:33 | 누가 봤을까? 10대 여성, 경상 [김헌식 문화평론가]한국 공포물의 주인공으로 '여성'이 단연 압권이었다. 아무래도 약자의 한을 주요 모티브로 삼은 결과일 것이다. 특히 이라는 드라마에서는 억울하게 죽은 여성들이 어느 순간 초능력을 지니고 자신의 한을 푸는 과정이 단골 소재였다. 결혼도 못해보고 죽은 처녀 귀신의 초능력이 가장 강한 현상도 일어났다. 한(恨)의 세기와 사후 초능력의 세기가 비례했다. 생물학적인 여성성은 인간에게만 해당되지는 않았다. 한국 공포물의 주인공은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 가운데 하나의 예외가 있다. 바로 그것이 구미호다. 하지만 구미호도 완전히 동물은 아니다. 더구나 그 구미호는 여성성을 지닌 존재이다...

문화 2011.02.09

타블로 학력논란과 청년경제의 불안

타블로 학력논란과 청년경제의 불안 2010.07.18 07:47 [김헌식 문화평론가]인터넷은 도덕적 우월성으로 무장한 집단과 그 집단의 타깃이 되는 개인이나 집단이 쫓고 쫓기는 형국 아래 뜨겁게 달궈진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그러한 관념적 명분 대신 실질적인 경제사회적 토대가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 타블로 학력논란도 학벌주의에 대한 도덕적 질타로 싸여 있지만, 사실은 경제적 상황에 대한 청년층의 좌절과 저항의 무위식이 작용하고 있는지 모른다. 타블로 학력 위조논란을 두고 말이 많다. 이 말이 많은 상황을 만든 이들은 타블로의 학력이 위조되었다는 사실을 제기한 사람들일 것이다. 갑작스러운 사안이 아니라 지속성을 가져온 것이므로 집요하다고 할만하다. 더구나 그의 형까지 얽혀들인 형국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

문화 2011.02.09

방송 블랙리스트와 박재범 사태의 교훈

방송 블랙리스트와 박재범 사태의 교훈 2010.07.14 10:09 [김헌식 문화평론가]대개 주말에는 인터넷 콘텐츠에 대한 페이지 뷰 수가 현저히 떨어진다. 하지만 2009년 9월 5일, 토요일. 이날은 예외인 날이었다. 한국의 3대 일간지 가운데 하나인 신문의 인터넷 판 때문이었다. 이 매체에는 한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예전에 작성한 글을 문제 삼은 기사가 떴다. 이 기사가 포털에 연동되면서 주중의 모든 인터넷 기사에 대한 클릭수를 넘어설만큼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낼 줄은 아무도 몰랐다. 더욱 몰랐던 것은 그 기사에 대한 파장이 해를 넘기면서 한국사회의 뜨거운 감자가 된 사실이었다. 그것도 몇년전에 쓴 글이 말이다. 당시 아이돌 가수가 쓴 글은 4년 전의 글이었다. 글의 제목은 이런 문장을 포함하고 있었..

미디어 2011.02.09

혁신의 씨앗과 부의 원천지는?

혁신의 씨앗과 부의 원천지 2010.07.13 13:46 [김헌식 문화평론가]드라마 은 최초의 근대병원을 다룬 작품이었다. 근대시기의 '최초'에 대해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주목하고 있었지만, 성공한 작품은 거의 찾을 수 없다. 근대는 전통의 부정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매력적인 콘텐츠가 되기 힘들 수 있다. 전통에 대한 긍정과 자부심을 갖고 있는 작품으로 을 들 수 있다. 드라마 의 본래 원작은 이은성의 소설 '동의보감'이다. 허준의 동의보감은 이제 세계기록문화유산이 되었다. 인류의 소중한 유산으로 보호받게 된 동의보감은 사람들이 쉽게 찾을 수 없었던 경상도 산음(산청군)땅에서 시작되었다. 엄밀하게 말하면 지리산의 풍광이 만들어낸 약초에서 비롯했다. 만약 사람들이 쉽게 범접할 수 ..

문화 2011.02.09

한국사회, 마초남이 부활하는가?

한국사회, 마초남이 부활하는가? 2010.07.08 09:43 [김헌식 문화평론가]영화 (2010)에서 주인집 남자(이정재)는 드라마 의 주인집 남자(전광렬)와 같이 모두 자신의 아이에 대한 책임 의식이 강하다. 실제로 자신의 많은 아이를 거느리고 있기도 하다. 다만 영화 의 주인집 남자는 하녀(전도연)에게서 자신의 아이를 얻지 못했지만, 에서 주인집 남자는 하녀격인 여성(전미선)에게서 자신의 DNA가 이어진 사내아이를 얻는다. 전통적인 가부장제 사회에서 아이가 많은 것은 가장의 능력을 의미했다. 능력이 없는 남성은 결혼을 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자식을 많이 갖지도 못했고 갖는다고 해도 유지할 수가 없어서 잃은 일이 빈번했다. 이럴때 ..

문화 2011.02.09

한국은 제노비스 신드롬의 사회인가

한국은 제노비스 신드롬의 사회인가 2010.07.02 11:28 [김헌식 문화평론가]영화 에서 어머니의 허름한 아파트에서 지내던 바비(제시 브래드포드 분)는 도움을 요청하는 여성의 비명소리를 듣게 된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지 그 비명소리는 매일 계속된다. 이 영화는 '제노비스 신드롬'에서 모티브를 착안했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어린이 성폭행이나 여타 폭행치사 사건에서 제노비스 신드롬을 읽어내는 매체의 보도가 있었다. 이러한 접근은 결국 시민들의 비정함을 질타하게 마련이다. 제노비스 신드롬이란 범죄 현장을 본 사람들은 많았지만 신고를 하거나 도와주려는 사람이 없는 현상을 말한다. 1964년 제노비스라는 여성이 한 남성 범죄자에게 밤새 여러 차례 칼에 찔려 도움을 요청했지만 그녀를 목격한 38..

문화 2011.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