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트인(컬쳐 트렌드 인사이트) 293

말도 안되는 이야기? 남자들은 왜 사라져야 하는가.

영화를 보면 남성들은 여성을 구하고 죽어버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여성들은 죽고 남성들만 존립하는 경우는 없다. 간혹 말도 안되는 가부장제 영화 007 시리즈에나 등장할 뿐이다. 영화 '최종 병기 활'(2011)에서 오빠 남이(박해일)는 여동생 자인(문채원)을 청군의 공격에서 구하고 죽는다. 문채원을 욕보이려던 청나라 왕자는 불에 태워 죽이고, 만주족 장군 쥬신타(류승룡)도 결국 제거된다. 하지만 남이는 여동생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사라진다. 영화 '그레비티'(Gravity, 2013)에서 우주 공간에서 활동하던 라이언 스톤 박사(산드라 블록)은 딸이 기다리고 있는 지구로 돌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원하는 대고는 쉽지가 않다. 최고의 베테랑 우주비행사인 맷 코왈스키(조지 클루니)가 없었다면 그 탈출은 불..

좀비, 부산행 그리고 어디로 무엇을 위해 진화 하는가

'부산행' 개봉 첫 날 관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 NEW 전설의 고향 세대에게 구미호는 익숙하지만 드라큘라가 친숙한 세대도 있었고 그 뒤에 중화권의 캐릭터로 강시 세대도 분명 있었다. 드라큘라는 흡혈귀로 불리었고 다만 멋진 옴므파탈의 특징이 있었는데 뱀파이어로 스핀 오프했다. 뱀파이어는 치명적인 매력과는 거리가 멀고 오로지 흡혈의 본능만 있는 존재지만 결국 드라큘라의 매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톰 크루즈와 브레드 피트의 옴므파탈이 치명적이었던 ‘뱀파이어와 인터뷰’(1994)가 분수령이 되었다. 2000년대 들어와서는 ‘트와일라잇’(Twilight) 연작이 뱀파이어 시리즈의 계보를 이으며 젊은 세대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뱀파이어와 교차하면서 좀비캐릭터도 부상했다. 1968..

무리지어 다니더니 다시 두 사람의 듀엣으로~

MBC 예능프로그램 '듀엣가요제'에 듀엣으로 출연한 산들과 조선영. MBC 듀엣가요제 화면 캡처 듀엣이라고 하면 두 사람이 함께 짝을 지어 활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옛기억을 떠올리면 배따라기, 수와 진, 해바라기, 녹색지대 등 가수에게서 대개 사용되었는데 어느새 듀엣이라고 하면 촌스러운 이미지가 연상되어서인지 어느새 언급하기도 잘 볼 수도 없었다. 하지만, 이제 음악분야 뿐만 아니라 대중문화 전반에 걸쳐서 이런 듀엣 코드는 이를 부활했다. 그야말로 듀엣 열풍이 거세기 때문에 신드롬이라고 불러도 될 듯하다. 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듀엣들이 화려하게 부활한 것인데 도대체 왜 듀엣이 전성기를 마련하고 있는 것일까? 먼저 음악이나 방송 쪽에서 활발한데 신구 세대 구분이 허물어지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듀엣들의..

비타민 음료광고, 노안 학생과 탈모증 동창이 죄인인가

최근 한 비타민 음료회사가 수지를 내세워 연이어 시리즈 광고를 만들고 있는데, 외모 지상주의를 부추기고 있다. ‘버스카드’편을 보면, 청소년이 버스카드를 사용하는데, ‘학생입니까, 학생 맞아’ 즉 진짜 학생이냐는 표정과 말이 이어진다. 버스 안에 있는 모든 학생들이 쳐다보고 심지어 사진도 찍는다. 수지의 입을 통해 몇살로 살고 있느냐는 말이 이어진다.더구나 마치 광고는 이 음료를 마시면, 외모가 나아질 수 있다는 듯 싶다. 실제 현실에서 볼 때, 버스 안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외모를 지적하면서, 진짜 학생이냐고 묻는다면 그 청소년은 얼마나 무안할까. 오히려 학생인데, 그것을 몰라 본 운전기사가 미안해 해야 하지 않을까. 예능인데 다큐로 반응하냐고 할 수 있을까.연이어 시리즈 광고를 내고 있는 비타민..

'굿바이 싱글' 김혜수는 왜 아이를 가지려 했을까

영화 ‘굿바이 싱글’은 근래에 화제가 되었던 독신 스타들의 임신 열망을 소재로 삼고 있다. 실제와 차이점은 아예 임신을 할 수 없는 폐경기의 여성 스타 캐릭터가 등장한다는 점이다. 이 영화의 소재와 설정은 그 동안 암묵적으로 회자되었던 반싱글족 심리를 담아내고 있기 때문에 눈길을 끌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을 맡은 김혜수야말로 90년대 화려한 싱글 담론의 상징이기도 했다. 화려한 싱글의 상징적인 주인공이 이 영화에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상징을 넘어 실체감을 준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고성장기 시대의 저출산 현상에 대한 일깨움이 담겨 있기도 하다.영화 '굿바이싱글'로 스크린에 돌아온 김혜수는 3년 동안 연기 생활을 이어온 원동력으로 '사람'을 꼽았다.ⓒ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주)또한 이 영화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듀엣 열풍, 예술계 대작 풍토에 답일까

최근 방송가에는 듀엣 바람이 거세다. 크로스 콜라보가 듀엣의 형태로 가요계에 유행을 하더니 이제 방송 프로그램에 진출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음악 경연 프로그램의 새로운 장을 여는 진화의 끝판왕이라는 평가도 있다. 애초에 '판타스틱 듀오'나 '듀엣가요제'라는 프로그램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한계를 깨는 포맷이라서 주목을 받았다.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오디션 단계가 매우 복잡했기 때문에 사람들을 피곤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MBC 예능프로그램 '듀엣가요제'에 듀엣으로 출연한 산들과 조선영. MBC 듀엣가요제 화면 캡처처음에는 스타탄생이라는 결과물을 지켜보기 위해 참여하는 맛이 있었지만, 스타탄생은 그렇게 만족스러운 경험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오디션 프로에서 주목하는 것은 갈수록 외..

사극에는 천재 소녀만 나오는 이유가 뭘까

'옥중화'가 진세연 등장과 함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MBC 방송 캡처.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 가운데 하나가 단연 '옥중화'이다. 그동안 사극이 붐을 이루기도 했지만 최근 이렇다할 화제작이 없는 시점에서 더욱 눈길을 끄는 드라마가 되었다. 한동안 퓨전 사극에 대한 피로증이 발생하여 정통 사극에 대한 관심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정통 사극 자체에 대한 관심이 아니었음은 곧 드러나고 말았다. 중요한 것은 그 사극 드라마가 갖고 있는 매력이었다. 그런데 대중적인 인기가 있어도 그 인기가 높을수록 그에 따라 둔감해지는 요인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이는 드라마 '옥중화'에서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또다른 편견의 고착이다. 사실 이병훈 식의 사극은 퓨전 코드의 사극을 받아들여 전통 사극의 활로를 ..

왜 영화 곡성은 나쁜 영화인가

나홍진 감독의 세 번째 작품 '곡성'이 11일 전야 개봉 7시간 동안 17만 관객을 동원했다고 배급사 이십세기폭스코리아가 12일 밝혔다.ⓒ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젊은 신예 나홍진 감독을 일약 충무로 스타 감독으로 만들어준 영화는 '추격자'였다. 잔인하기 이를 데 없는 영화였다. 역시 새로운 자극은 언제나 적절한 시점에서 대중적 주목을 이끌어낸다. 그런데 이 영화가 눈길을 끈 것은 소재가 연쇄살인범이라서가 아니라 공간적 공포감을 충분히 주었기 때문이다. 물론 원래의 시나리오는 더욱 잔혹했다. 연출자가 슬러시 무비에 침잠해 있었으니 어쩌면 그것은 당연한 노릇이었다. 제작사 쪽에서 많이 누그러뜨린 게 그나마 '추격자'였다. 그래서 대중적인 흥행을 했다는 평가였다. 그럼에도 이때이후부터 그의 공간 살육은 시작되었다...

젊은 세대는 사이다 같은 맛이라는 말을 왜 쓸까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통쾌하다거나 재밌다거나의 의미로 '사이다같은 맛'이라고 표현한다. 인터넷 화면 캡처. 요즘 일상적인 대화에서 '사이다 같은 맛'이라는 단어가 많이 사용된다. 특히 젊은 세대의 문장에 이런 단어의 등장을 흔히 볼 수 있다. 왜 다른 무엇도 아닌 사이다일까. 비슷한 음료로 탄산수나 콜라도 있는데 말이다. 사이다와 콜라는 모두 청량음료다. 하지만 인스턴트 음료라는 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탄산수에 설탕물이라는 점도 다르지 않다. 요즘 설탕에 관한 논란이 많은 현실을 감안한다면, 콜라나 사이다는 차이가 없겠다. 사이다나 콜라는 모두 살을 찌게 만들 뿐이다. 비만의 원흉이기 때문에 웰빙 라이프와는 관련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그럼에도 사이다 같은 맛이라고 표현한다...

재혼 드라마 봇물, 현실을 다룰 수 없는 이유?

재혼이 이야기의 주된 소재로 설정된 드라마 '내딸 금사월'ㄱ(위)과 '한번 더 해피엔딩' ⓒMBC 근래에 재혼 드라마가 부쩍 많아졌다고 한다. 엄밀하게 말하면, 재혼 소재의 드라마라고 볼 수 있다. 재혼에 관한 캐릭터가 드라마에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노릇이라는 분석이 많다. 재혼이란 다시 혼인하는 것이니 이혼을 한 사람들이 많아야 가능하다. 결혼한 상태에서 결혼하는 것은 이중 결혼에 해당한다. 재혼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요컨대, 이혼을 한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에 재혼이 늘어날 것이다. 물론 재혼한 사람이 늘어난다면 말이다. 이혼 가정이 한국에 많아 지고 있는 것은 많은 통계자료들이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적어도 이런 통계자료에 따른다면, 재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