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트인(컬쳐 트렌드 인사이트) 293

일제 강점기 영화 붐, 피로증이 시작되나

일제강점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 영화 '해어화'(사진 위)와 '아가씨' ⓒ더램프 / 모호필름 4월부터 본격적으로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가 연이어 개봉한다. 영화 ‘암살’, 그리고 ‘동주’와 ‘귀향’의 성공으로 탄력을 받고 있는 모양새라는 것이다. 영화 ‘해어화’는 대중가요시대의 주인공 가수가 되려는 기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잘 알려져 있듯이 해어화는 기녀의 별칭이다. 여성에 초점을 맞추어 가수를 통해 자아실현의 꿈을 지향하는 오늘날의 문화적 코드에 얼마나 부합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그 이전에 기녀에 대한 이미지 복권이 얼마나 이뤄졌는지가 변수일 것이다. 황진이 같이 매우 유명한 기녀 빼고는 대중적 관심이 별로 없는 것은 여전하다. 박찬욱 감독은 보편성을 추구하며, 세계시장을 고려한 영화 ‘아..

브로맨스 신드롬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는 남녀 간의 커플만이 아니라 남성과 남성간의 관계가 눈길을 끌었다. 그 주인공은 송중기와 진구였다. 심지어 그들은 똑같은 줄무늬 옷을 입고 등장하기도 했다. 대개 이렇게 같은 옷을 입는 것은 커플 티나 커플룩에나 해당되는 일이었다. 영화 ‘검사외전’에는 황정민과 강동원, ‘내부자들’에서는 이병헌과 조승우가 이런 남자와 남자의 묘한 기류를 만들어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류준열과 박보검에게서도 이런 기운이 느껴졌다. 근래 영화와 드라마에서는 물론이고 뮤지션들 사이에서도 쉽게 인식되고 있다. 물론 이런 기미가 가장 먼저 감지된 것은 예능 프로그램이기도 했다. 사실 공연계에서도 이런 기미는 꽤되었고 올해도 이런 작품들이 여전히 관객들을 찾아간다. 이런 브로맨스 코드가 있..

이세돌 알파고 대국, 반칙인 몇가지 이유를 덧붙여

서울 종로구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이세돌 9단과 구글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의 대국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기원 신선놀음에 기계가 끼어 들어 아우라를 소멸시켰다. 아니 바둑은 스포츠에 속한다. 바둑 국가대표들은 태릉선수촌에 가기도 한다. 스포츠에 인간이 아닌 컴퓨터가 들어왔다. 더구나 처음부터 이번 게임은 불공정했다. 승리해도 의미와 가치를 못찾는 이벤트였다. 서구 이성중심주의 철학의 패러독스에 불과했다. 어떻게보나 성립이 안되는 대국이었지만, 인간이 이성적 존재라는 프레임에 휘말렸다. 그런 맥락이었기 때문에 예상보다 대국은 폭발적인 반응에 전인류의 위기와 공포감의 발현 무대가 되었다. 알파고는 자신이 바둑을 두고 있는 지 모른다. 더구나 왜 바둑을..

'램프증후군(Lamp Syndrome)'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가

동화 속에서 주인공 알라딘은 램프를 애지중지 한다. 램프에 마법의 거인 '지니'가 있었기 때문이다. 알라딘은 마술 램프를 비벼 지니를 깨우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말한다.현대의 많은 사람들도 램프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것은 마술램프가 아니라 '걱정의 마술램프'이다. 그 이름은 지니가 아니라 걱정이라는 거인이다. 그 걱정의 거인을 불러내어 명령한다. “나를 고뇌의 세상으로 인도해다오.”, “지금 불안의 고통을 이리로 데려오렴.”이라고 말한다.애니메이션 영화 '알라딘'의 한 장면 ⓒ브에나비스타그리고 그 불안과 고통 그리고 걱정을 해결하기보다는 지니같은 환영에게 그 처분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마치 지니가 자신이 원하는 바를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현실에서 걱정이나 불안을 해결해주는 것은 ..

아재 개그는 아저씨 개그와 어찌 다를까

올드한 개그 코드가 전부인듯 했다. 그렇지만 의외로 반응이 괜찮다. 아재 개그는 아저씨들이나 부장님들이나 구사할 개그로 보인다. 부장님개그나 아저씨 개그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우선 썰렁하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썰렁개그라고도 불린다. 어떻게 보면 완전 재밌지 않다. 약간의 개그 코드지만, 단순 법칙에 따른다. 예컨대 말장난의 법칙이나 비슷한 단어 연결 같은 것이 이에 속한다. 두번째는 자신의 개그가 완전 재미 있다고 여긴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이 당연히 웃어 줄 것이라 생각한다.또한 그렇게 웃어야 맞는 것처럼 분위기를 만들어 간다. 나름대로 자기 자부심이 있기도 하다. 자신은 딱딱한 사람이 아니라는 인식이 있는 것이다. 아울러 이들은 권위나 위계에 기대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같은 사회적..

21세기 청춘들이 '식민지' 윤동주에 열광하는 이유

윤동주 시인을 그린 영화 '동주'의 한 장면 ⓒ루스 이 소니도스 최근에 김소월의 ‘진달래꽃’이나 백석의 ‘사슴’ 그리고 윤동주의 시집이 크게 인기를 끌었다. 몇백부 나가기도 힘든 시집이 몇만부씩 나가는 현상은 기이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런 시집들이 많이 나가게 된 이유에 대한 많은 분석들이 있었다. 시가 다시 부활했다는 지적도 많다. 이는 전혀 틀린 말이 아닐 수도 있다. 디카시라든지 SNS 시 등이 크게 눈길을 끌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러한 시들은 인터넷 혹은 스마트폰 환경에서 크게 화제가 된 시들이다. 주로 재미와 기발함 그리고 위트가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짧고 일상적인 내용이 사소하기까지 해서 이것을 시 작품이라고 할수 있느냐는 문제제기까지 있었다. 그런 점에 비해 ‘진달래꽃’이나 ‘..

필름 영화의 귀환, 근대로의 회귀? 상품 차별화?

영화 '캐롤' 스틸컷. ⓒ(주)더쿱 영화 '캐롤'은 그 작품의 내용도 그렇지만 필름 영화로 제작되어 화제를 모았다. 작년 필름 영화로 제작되어 화제를 모았던 영화 '인터스텔라'같은 상업 영화는 아니어서 덜 회자는 면이 있지만 영화 마니아들에게는 매력적으로 어필하고 있는 셈이다. 시대적 퇴물로 취급받는 필름 영화의 귀환은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일이다. 그것은 이제 디지털과 구분되는 1%의 차이일 수 있지만, 영화 자체의 가치 평가를 다르게 할 수 있게 된다. 물론 현실에서 필름 영화를 다룰 줄 아는 인력, 아니 기술자들은 이제 근대 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야 할 듯 싶다. 인간 문화재에 속하게 될지 모른다. 더군다나 적어도 필름 영화에 대한 역사적 대중적 가치가 여전히 살아 있다면 말이다. 영화 '다크나이트'..

타임 워프, 대중문화를 휩쓸다?!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 동영상 화면 캡처. 과거와 현재의 접속을 다룬 작품이 다시금 유행하고 있다. 이름하여 타임워프? '응답하라 1988'같은 드라마에서는 과거의 공간을 다시 재현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와 접속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과거를 다시 생생하게 부활 시켜 내기 때문이다. 현재의 주인공들이 과거 추억을 회생하는 것은 물론 현재의 남편이 누구인지 맞춰 볼 수 있는 대국민 퀴즈를 드라마 안에 내포 시켜놓고 있다. '응답하라 1988'의 후속작 드라마 '시그널'은 이런 과거와 접속을 작품 안의 서사 구조에 담아내고 있다. 1989년의 사람과 2015년의 사람이 손무전기를 통해 접속하면서 사건이 서로 변화를 주고 받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신기하면서도 흥미를 자극하는 얼개라고 ..

집방과 펫방은 쿡방을 대체

jtbc '마리와 나' 동영상 화면 캡처. 집방과 펫방은 쿡방을 대체할 수 있나. 2016년, 새로운 방송가의 트렌드로 집방과 펫방이 언급되어 왔다. 한동안 크게 인기를 끌었던 쿡방에 이어 집방과 펫방이 관심을 끌 수 있을 지 관심을 가질만 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크게 인기를 끌더니 시들해지고, 그 뒤를 이어 쿡방이 트렌드를 이뤘던 점을 생각하면 이제 쿡방 이후를 생각해 볼만도 했다. 실제로 쿡방이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비등하게 제기 되어 왔다. 많은 쿡방 프로그램이 있고, 왠만한 소재와 포맷은 시도해 보지 않았나 싶기 때문이다. 먹방이 크게 유행한 것이 상당히 오래 되었다. 10년 정도 되었다. 그것을 쿡방이 대체했던 것이다. 그것은 음식이라는 공통의 소재를 매개로 하고 있었다. 식욕이라는 ..

필름 영화의 귀환, 근대로의 회귀? 상품 차별화?

영화 '캐롤' 스틸컷. ⓒ(주)더쿱 영화 '캐롤'은 그 작품의 내용도 그렇지만 필름 영화로 제작되어 화제를 모았다. 작년 필름 영화로 제작되어 화제를 모았던 영화 '인터스텔라'같은 상업 영화는 아니어서 덜 회자는 면이 있지만 영화 마니아들에게는 매력적으로 어필하고 있는 셈이다. 시대적 퇴물로 취급받는 필름 영화의 귀환은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일이다. 그것은 이제 디지털과 구분되는 1%의 차이일 수 있지만, 영화 자체의 가치 평가를 다르게 할 수 있게 된다. 물론 현실에서 필름 영화를 다룰 줄 아는 인력, 아니 기술자들은 이제 근대 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야 할 듯 싶다. 인간 문화재에 속하게 될지 모른다. 더군다나 적어도 필름 영화에 대한 역사적 대중적 가치가 여전히 살아 있다면 말이다. 영화 '다크나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