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트인(컬쳐 트렌드 인사이트) 293

대중문화 콘텐츠의 복수 법칙

-대중문화속 복수는 왜 인기를 끌까 장안의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들이 모두 복수극이라는 점이 공통적이어서 아이러니하다. 그만큼 복수는 이 시대의 당연한 화두인 것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더구나 영화 ‘랑종’ ‘블랙위도우’ ‘킹덤-아신전’은 모두 여성을 중심으로 한 복수 코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어 공교롭다. 아마도 가장 사회적 약자이면서 가장 강력한 잠재적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 ‘랑종’에서는 복수하는 존재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비록 태국의 무당(샤먼) 랑종을 등장시키고 있지만, 한국 공포물의 계보를 잇는다. 바로 원혼을 등장시키기 때문이다. 즉 복수를 하는 주체는 사람이 아니라 원혼들이다. 물론 영화에서는 그들은 악령으로 표현되지만 사실 억울하게 죽어간 약자들이다. 원혼 복수..

케이 팝 비즈니스 허브

-한국의 오랜 꿈, 실현될까 방탄소년단이 자기와 벌이는 싸움이 본격화됐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현상이 빌보드 차트 1위에서 자신의 곡을 이긴 일이다. 신곡 ‘퍼미션 투 댄스’는 7주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던 ‘버터’를 밀어내고 새롭게 1위를 차지했다. 이렇게 1위, 2위를 자신의 곡으로 채우는 일은 확실하게 팬층의 존재를 의미한다. 어쩌다가 1위를 한 것과는 차원이 다른 점이다. 이렇게 1~2위를 자신의 노래로 빌보드 차트를 채운 것은 2018년 드레이크 이후에 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고, 더구나 5곡의 곡을 10월 2주 만에 1위에 올린 기록도 대단해서 마이클 잭슨 이후 3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아무도 방탄소년단이 이런 현상을 만들어 낼 줄 미처 몰랐다. 아이돌 음악에 대한 편견과 ..

한예슬 마녀 사냥

-호스트바 남친 때문에 한예슬은 폭로 당해도 옳다? 셀럽에 대한 착각 어느 20대 회사원이 퇴근길에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바로 절친의 여자 친구가 성매매업소에서 일하는 장면을 본 것이다. 고민을 하던 이 직장인은 그냥 혼자만 알고 있던 것이 아니라 친구에게 알렸다. 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에게도 이 같은 사실을 고민 상담이라는 이름으로 털어놓았다. 그런데 이 같은 사실이 성매매업소에서 일하는 친구 여친의 귀에 들어갔다. 이에 여자 친구는 회사원을 경찰에 명예훼손죄로 고소했다. 과연 법원은 누구의 편을 들어주었을까? 우리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성매매는 법으로 금지됐는데 법을 어긴 사람에 대해서 관련한 정보를 공개한 것이 왜 죄가 되는가. 흔히 통념으로 옳아 보인다. 나쁜 짓을 했으니 벌을 받..

슬기로운 생활이 만드는 세상은?

-슬기로운~의 문화 심리. 메디컬 콘텐츠의 새지평이 필요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많은 지식이나 복잡한 진리가 필요 없다는 말을 흔히 입에 올리면서도 쉽지 않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슬기로운’이라는 단어가 계속 유행인 이유를 생각할 수 있다. 초등학교 교과서 이름이 계속 회자되는 것은 해당 콘텐츠의 인기 때문도 있지만 아마도 우리 스스로 그렇게 살고 싶지만 안 되기 때문일 것이다. ‘슬기로운 감빵 생활’에 이어 슬기로운 시리즈를 선보인 ‘슬기로운 의사 생활’은 시즌2로 이어져서도 시청률을 얻고 있다. 이유는 이 드라마 콘셉트 자체가 드라마 현실에서 오히려 슬기로운 문화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무엇보다 주인공들의 특징은 기존 메디컬 드라마와 달라 보인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99학번 동기생들..

‘화폐 환상(Money Illusion)’과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최근 한국은행은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 화폐 환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밝혔다. ‘화폐 환상(Money Illusion)’은 미 경제학자 어빙 피셔가 고안한 개념으로 물가상승으로 임금이 오른 것인데, 실질 소득을 간과하고 임금 인상 자체만을 좋아하는 현상을 말한다. 즉 실질 소득이 증가하지 않았는데도 돈을 많이 번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다. 집값이 올랐는데 임금 오른 것만 선호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한국은행의 관련 연구를 보면 이런 화폐 환상을 가지고 있을수록 자산이 적었다. 상대적으로 가난했다는 것이다. 아마도 실질적인 가치에 대한 사고를 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실 임금과 물가 상승은 서로 상승시키는 악순환 관계에 있다. 그런데 반대로 디플레이션 기간에는 물가 하락에 따라서 임금이 적어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케이 팝

-지속적인 케이 팝 경영 실험 필요. 하이브가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업체를 인수하는가 하면, 북미 현지 업체들과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SM을 비롯한 우리 엔터 기획사들이 미주 현지 업체들과 아이돌 그룹을 런칭하는 사례는 모두 상전벽해와 같은 일이다. JYP의 수장인 박진영은 일본에서 이상적인 직장 상사로 뽑히기도 했다. 니쥬를 선발 구성하고 런칭해서 큰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 이런 일들일 가능해진 것은 케이팝의 위상이 그만큼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2000년대 초반 아이돌을 중심으로 케이 팝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을 때도 호평보다 비난이 더 많았다. 아시아에서 호평을 받은 케이팝은 특히 북미와 유럽에서는 더욱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의 비즈니스 모델의 흠결로 좋은 평가를 얻지 못했..

MZ세대는 캐스팅 보터인가 스윙보터인가

-세대의 역학론에 대해서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전격 폐지됐을 때 전례 없는 일이라 놀라웠다. 설마 방영이 얼마 되지도 않은 드라마가 폐지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그도 그럴 것이 방송사의 처지에서 가장 약점인 광고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이 등장할 조짐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관련 기업들이 재빨리 손절을 하고 나섰으니 방송사가 매우 당황했을 법하다. 이는 일본상품 불매운동의 성과가 어느 정도 이어진 결과였는데, 일본상품 불매운동과 다르게 가시적인 성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단기적인 미풍에 그칠 것으로 보였던 애초의 예상과 달리 여행, 의류, 주류, 자동차 등에 이르기까지 일본 기업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정도로 불매운동이 이뤄졌다. 그것이 가능할 수 있었던 요인은 우선 SNS라는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지..

죄많은 소녀를 누가 만들었는기

-영화 ‘죄많은 소녀’와 집단 심리 메커니즘 한 여학생이 밤에 사라진다. 공부도 잘하고 집안도 남부러울 게 없다. 이유가 없어 보이는데 그 전날 마지막으로 만났던 다른 여학생이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그 여학생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하지만 그 여학생은 별일이 없었음을 항변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다. 심지어 같은 반 일부 학생들은 집으로 찾아와 사적인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어디 살아있을 것이라고 여기고 싶었지만 사라진 여학생은 안타깝게도 인근 강에서 주검으로 떠오른다. 전날 같이 마지막으로 만났던 여학생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는 더욱 강해진다. 그 여학생은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서 마지막 결단을 한다. 장례식장 화장실에서 독극물을 입에 들이붓는다. 병원에 실려 간 끝..

싱글 라이프와 블라인드 스팟

-예상하는 문제와 다른 현상들 “고독사는 70대가 더 많을까요, 아니면 50대일까요?” 임상심리학자인 매들린. L 반 헤케는 인간에게는 누구에게나 블라인드 스팟(Blind spot)이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사이드 미러에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처럼 말이다. 중요한 것은 똑똑한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나 이런 블라인드 스팟이 있을 수 있는 점은 인정하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차브리스(Christopher F. Chabris), 대니얼 사이먼스(Daniel Simons)는 한 실험으로 2004년 이그노벨상을 받는다. 이 상은 남들이 잘 생각하지 못하는 기발한 아이디어에 높은 평가를 하기로 유명하다. 그들이 한 실험이 바로 그 유명한 투명한 고릴라 실험이다. 1999년 두 사람은 35명의 학생들에게 영상을 보..

아우라(Aura)와 ‘팬덤(Fandom)’

-비대면 시대에는 더욱 진정성의 아우라가 가치를 지닌다. 기술복제 시대를 맞아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이 말한 아우라(Aura)는 디지털 시대에 더욱 미술의 가치를 부각하는 개념이 된 지 오래다. 그런데 디지털 시대에 더욱 중요한 가치 부여의 잣대가 있다. 바로 ‘팬덤(Fandom)’이다. 예컨대 얼마 전 방탄소년단의 지민이 입었던 옷이 경매에 나왔을 때 관건은 세탁을 하지 않았어야 했다. 즉 온전히 그의 체취가 남아 있어야 한다. 만약 지민의 팬이 아니라면 그 옷은 그냥 더러운 옷일 뿐이다. 셀럽 구혜선의 그림에 대해서 젊은 화가가 혹평을 한 방송 내용이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서 구혜선이 반박을 하기도 했다. 요점은 “예술에 절대적인 법칙은 없다.” 젊은 화가의 지적이 이해 못할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