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비행 2209

슬기로운 생활이 만드는 세상은?

-슬기로운~의 문화 심리. 메디컬 콘텐츠의 새지평이 필요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많은 지식이나 복잡한 진리가 필요 없다는 말을 흔히 입에 올리면서도 쉽지 않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슬기로운’이라는 단어가 계속 유행인 이유를 생각할 수 있다. 초등학교 교과서 이름이 계속 회자되는 것은 해당 콘텐츠의 인기 때문도 있지만 아마도 우리 스스로 그렇게 살고 싶지만 안 되기 때문일 것이다. ‘슬기로운 감빵 생활’에 이어 슬기로운 시리즈를 선보인 ‘슬기로운 의사 생활’은 시즌2로 이어져서도 시청률을 얻고 있다. 이유는 이 드라마 콘셉트 자체가 드라마 현실에서 오히려 슬기로운 문화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무엇보다 주인공들의 특징은 기존 메디컬 드라마와 달라 보인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99학번 동기생들..

‘화폐 환상(Money Illusion)’과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최근 한국은행은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 화폐 환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밝혔다. ‘화폐 환상(Money Illusion)’은 미 경제학자 어빙 피셔가 고안한 개념으로 물가상승으로 임금이 오른 것인데, 실질 소득을 간과하고 임금 인상 자체만을 좋아하는 현상을 말한다. 즉 실질 소득이 증가하지 않았는데도 돈을 많이 번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다. 집값이 올랐는데 임금 오른 것만 선호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한국은행의 관련 연구를 보면 이런 화폐 환상을 가지고 있을수록 자산이 적었다. 상대적으로 가난했다는 것이다. 아마도 실질적인 가치에 대한 사고를 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실 임금과 물가 상승은 서로 상승시키는 악순환 관계에 있다. 그런데 반대로 디플레이션 기간에는 물가 하락에 따라서 임금이 적어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케이 팝

-지속적인 케이 팝 경영 실험 필요. 하이브가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업체를 인수하는가 하면, 북미 현지 업체들과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SM을 비롯한 우리 엔터 기획사들이 미주 현지 업체들과 아이돌 그룹을 런칭하는 사례는 모두 상전벽해와 같은 일이다. JYP의 수장인 박진영은 일본에서 이상적인 직장 상사로 뽑히기도 했다. 니쥬를 선발 구성하고 런칭해서 큰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 이런 일들일 가능해진 것은 케이팝의 위상이 그만큼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2000년대 초반 아이돌을 중심으로 케이 팝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을 때도 호평보다 비난이 더 많았다. 아시아에서 호평을 받은 케이팝은 특히 북미와 유럽에서는 더욱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의 비즈니스 모델의 흠결로 좋은 평가를 얻지 못했..

MZ세대는 캐스팅 보터인가 스윙보터인가

-세대의 역학론에 대해서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전격 폐지됐을 때 전례 없는 일이라 놀라웠다. 설마 방영이 얼마 되지도 않은 드라마가 폐지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그도 그럴 것이 방송사의 처지에서 가장 약점인 광고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이 등장할 조짐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관련 기업들이 재빨리 손절을 하고 나섰으니 방송사가 매우 당황했을 법하다. 이는 일본상품 불매운동의 성과가 어느 정도 이어진 결과였는데, 일본상품 불매운동과 다르게 가시적인 성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단기적인 미풍에 그칠 것으로 보였던 애초의 예상과 달리 여행, 의류, 주류, 자동차 등에 이르기까지 일본 기업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정도로 불매운동이 이뤄졌다. 그것이 가능할 수 있었던 요인은 우선 SNS라는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지..

죄많은 소녀를 누가 만들었는기

-영화 ‘죄많은 소녀’와 집단 심리 메커니즘 한 여학생이 밤에 사라진다. 공부도 잘하고 집안도 남부러울 게 없다. 이유가 없어 보이는데 그 전날 마지막으로 만났던 다른 여학생이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그 여학생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하지만 그 여학생은 별일이 없었음을 항변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다. 심지어 같은 반 일부 학생들은 집으로 찾아와 사적인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어디 살아있을 것이라고 여기고 싶었지만 사라진 여학생은 안타깝게도 인근 강에서 주검으로 떠오른다. 전날 같이 마지막으로 만났던 여학생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는 더욱 강해진다. 그 여학생은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서 마지막 결단을 한다. 장례식장 화장실에서 독극물을 입에 들이붓는다. 병원에 실려 간 끝..

싱글 라이프와 블라인드 스팟

-예상하는 문제와 다른 현상들 “고독사는 70대가 더 많을까요, 아니면 50대일까요?” 임상심리학자인 매들린. L 반 헤케는 인간에게는 누구에게나 블라인드 스팟(Blind spot)이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사이드 미러에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처럼 말이다. 중요한 것은 똑똑한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나 이런 블라인드 스팟이 있을 수 있는 점은 인정하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차브리스(Christopher F. Chabris), 대니얼 사이먼스(Daniel Simons)는 한 실험으로 2004년 이그노벨상을 받는다. 이 상은 남들이 잘 생각하지 못하는 기발한 아이디어에 높은 평가를 하기로 유명하다. 그들이 한 실험이 바로 그 유명한 투명한 고릴라 실험이다. 1999년 두 사람은 35명의 학생들에게 영상을 보..

아우라(Aura)와 ‘팬덤(Fandom)’

-비대면 시대에는 더욱 진정성의 아우라가 가치를 지닌다. 기술복제 시대를 맞아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이 말한 아우라(Aura)는 디지털 시대에 더욱 미술의 가치를 부각하는 개념이 된 지 오래다. 그런데 디지털 시대에 더욱 중요한 가치 부여의 잣대가 있다. 바로 ‘팬덤(Fandom)’이다. 예컨대 얼마 전 방탄소년단의 지민이 입었던 옷이 경매에 나왔을 때 관건은 세탁을 하지 않았어야 했다. 즉 온전히 그의 체취가 남아 있어야 한다. 만약 지민의 팬이 아니라면 그 옷은 그냥 더러운 옷일 뿐이다. 셀럽 구혜선의 그림에 대해서 젊은 화가가 혹평을 한 방송 내용이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서 구혜선이 반박을 하기도 했다. 요점은 “예술에 절대적인 법칙은 없다.” 젊은 화가의 지적이 이해 못할 바..

갯마을의 치유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요~

갯마을의 치유력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는 ‘동백꽃 필무렵’과 분위기가 비슷하다. 공간적 배경으로 바닷가 마을이라는 점이 같다. 삭막한 도심을 벗어난 공간에서 마음의 치유를 가능하게 한다. 다치고 상처받은 도시인들에게 힐링을 선사하려 한다. 이렇게 같은 점이 있지만, ‘갯마을 차차차’에는 살인 사건은 없다. 미스터리 스릴러 같은 얼개도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로맨틱 코미디의 특징이 더 진하다. 바닷가 마을의 풍경과 함께 홍반장(김선호)의 사람의 향기 나는 매력이 윤혜진(신민아) 같은 여심을 매혹 시킬 뿐이다. 대개 갯마을이라면 대개 서해안 갯벌을 끼고 있는 마을을 생각하게 되는데 이 드라마에는 갯벌이 없다. 실제로 ‘동백꽃 필무렵’과 ‘갯마을 차차차’는 동해안에 있는 포항의 구룡포에서 촬영했다. 하지만..

현재의 코로나 19와 문화예술의 미래

현재의 코로나 19와 문화예술의 미래 “위기는 모순을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적나라하게 드러내 준다.” 위기 상황이 닥치면 기존에 내재 되어있던 사회 모순들이 더 크게 드러나는 법이다. 단순히 드러나는 수준에 머물지 않고 누군가에게는 위험에 노출시키고, 그로 인한 타격은 평등하게 적용되지 않는 양태가 있다. 평등하지 않은 적용, 가장 약한 고리에 있던 이들이 크게 피해를 본다. 겉으로는 강자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약자 였음이 드러나고는 한다. 코로나 19는 모순을 새롭게 불러오기보다는 가려져 있던 것을 드러내 주었다. 우리가 그러란 모순은 미처 파악하지 못했거나 애써 간과하여 왔을 뿐이다. 이제 코로나 19로 인해 그러한 모순을 인지했다. 이 때문에 슬프게도 그러한 인지 상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

백종원의 미디어 효과 ‘핫 핸드 편향’

-백종원의 그로데스크. ‘핫 핸드 바이어스'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참 신기한 프로그램이다. 코로나 19 상황에도 여전히 방송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이 상황을 단순히 멘토링으로 극복할 수 있을까. 코로나 19라는 외생적인 변수 때문에 골목 상권 자영업의 추락했는데 말이다. 그런 가운데 내생변수라고 하는 자영업자들의 태도나 운영방식 등에 대해서 멘토링하는 프로그램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점은 기이하다. 더구나 이 프로그램은 자영업자들은 보지 않는 프로그램이다. 불편하기 때문이다. 물론 보는 자영업인들도 있는데, 방송에 노출되었을 때 반사효과를 생각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또한, 이 프로그램을 보는 사람 가운데 미래 자영업을 꿈꾸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자영업을 하는 순간 골목 식당의 민낯을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