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비행 2209

파레이돌리아(pareidolia) 성대결

-파레이돌리아(pareidolia)와 젠더 프레임 1995년 서태지와 아이들의 4집 앨범이 발표되자마자 사탄 논란이 일어났다. 4집 앨범 수록곡 ‘교실 이데아’를 거꾸로 들으면 기괴한 소리가 들린다는 것이다. 언뜻 “피가 모자라”라는 말이다. 소름이 끼칠 수밖에 없다. 결국, 서태지가 이단 종교인으로 백마스킹(Backmasking) 했다는 것이다. 이는 어떤 소리나 메시지를 재생 반대 방향으로 녹음하는 기법을 말한다. 그런 말을 듣고 거꾸로 들으면 정말 피가 모자란다는 말이 들리는 듯하다. 하지만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렇게 음악에서 특정한 패턴을 읽으려는 습성을 개그 소재로 삼은 것이 2000년대의 의 인기 코너 ‘뮤직 토크’였다. 팝송의 일부를 음역(音譯)해서 우리의 일상 문장이나 구어로 바..

아카데미에서 중국 미래를 보다

애초에 영화 ‘미나리’는 국내에서 주목을 덜 받았다. 브레드 피트가 대표인 제작사 플랜 B는 미국기업인데다가 정이삭 감독의 국적도 미국이었다. 다만, 배우 윤여정이 각종 국제 영화제에서 조연상을 거머쥐기 시작하면서 평가가 달라졌다. 점차 한국 이민 가정의 이야기라는 점은 물론 한국 문화가 담긴 미나리에 대해서 작품상, 각본상, 감독상 수상에 대한 응원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우리는 영화 ‘미나리’만 보였지만, 많은 이들은 영화 ‘노매드랜드’에 열광하고 있었다. 그 영화를 만든 감독은 중국이 더욱 열광할만한 요소가 컸는데, 오히려 조용했고 오히려 싸늘했다. 이 같은 희비의 교차는 앞으로 한국과 중국의 미래가 더 달라질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적어도 문화적 측면에서는 더욱 그렇다. 제93회 아카데미에..

코로나 백신 정약전일까 정약용일까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지만, 정약전은 흑산도에 유배 가서 동생 정약용처럼 책을 쓰지는 않는다. 정확하게 말한다면 책을 쓰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정약용이 쓰는 책들과는 다른 책을 준비하고 있었다. 즉 흑산도 앞바다에서 사는 물고기에 대해서 연구하고 이를 책으로 남기려고 한다. 자신이 직접 하나하나 물고기와 바다생물을 보거나 묻고 자료를 찾아서 정리하는 작업은 그렇게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강진에 유배됐던 정약용은 형처럼 자연의 바다에 눈길이 가 있지 않았다. 수많은 책들의 숲, 아니 고문헌들의 바다에서 헤엄을 치고 있었다. 비록 그는 서울에서 멀리 바닷가에 유배는 떠나 있었지만, 인간 세상에 여전히 눈과 붓이 가 있었다. 그것을 말하자면, ‘관계’에 대한 주목이었다. 임금과 백성의 관계, 관리와 백성의 관계..

클럽하우스와 프로보커터의 실패

몇 년 전 ‘틱톡’이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가 비난을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성공할 수밖에 없었다. 청소년들을 포함한 20대들이 열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동안 클럽하우스가 미친 듯이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어느새 누구도 클럽하우스를 언급하지 않는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안드로이드용 앱을 개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앱 서비스가 아니라 근본적인 한계를 언급하고 있다. 클럽하우스의 중심은 적게는 30대 많게는 50대가 주축이다. 이런 인적 구성원들의 연령대도 그렇지만 관심 분야도 이들에게 맞춰져 있다. 유명인들을 만나볼 수 있는 이너써클의 심리충족과 수평적 관계적 발언 공유가 매력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10대와 20대들에게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포맷은 아니었다. 10대..

‘플린 효과’(Flynn Effect)와 밈(Meme) 을 넘은 선한 영향력

-선한 영향력에 대하여 ‘플린 효과’(Flynn Effect) 효과에 따른다면, 인간의 지능은 갈수록 진화한다. 본래 플린 효과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지능검사’(Intelligence Quotient test) 점수가 갈수록 올라가는 현상을 말한다. 지능은 타고나는 것이라 생각한다면, 이는 이상한 현상일 수 있다. 사실 아이큐라고 불리는 지능검사는 논리수리 지능을 검사하는데 배경학습을 조기에 하면 올라갈 수 있다. 예전에는 이런 배경 학습이 이뤄질 수 없었기 때문에 변별력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중산층이 늘어나고 도시화가 많이 되는 상황에서 학습 환경에 좋아지니 아이큐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지 모른다. 더구나 인터넷 환경은 정보를 더욱 공유하니 더욱 당연한 노릇같다. 하지만, 인터넷 환경이 인간의 지능을..

2020년 유니버스에서 2021년 메타버스로 가는 토큰 NFT

케이팝은 메타버스에 NFT를 어떻게 결합시킬 것인가 이건 또 뭔가. 2020년에는 유니버스(Universe)가 유행하더니 2021년에는 메타버스(Metaverse)로 갈아탄 모양새다. 아무래도 코로나 19 팬데믹이 촉발 작용을 한 셈이다. 코로나 19는 새롭게 현상을 만들기 보다는 기존에 잠재되어 있던 것들을 수면 위로 드러내는데 그 큰 기여를 했다. 코로나 19 이전에는 유니버스는 세상에 대한 가치관을 바탕으로 노래와 춤, 퍼포먼스는 물론이고 모든 소통 활동 자체를 이 유니버스에 기반했다. 하지만, 코로나 19 상황 때문에 비대면 온택트 상황이 강화되면서 유니버스는 메타버스로 중심축이 이동했다. 유니버스가 우주를 포괄한다고 해도 물리적 공간에 중심을 둔다면 메타버스는 세계과 우주를 가상과 초월적 공간을..

코로나 19시대 사서 큐레이터의 미래

-코로나 19시대 책과 도서관의 미래를 생각한다. 코로나 19는 기존의 모순을 드러내기도 하고 미미했던 변화를 가속화시키기도 한다. 사서의 큐레이터 화도 더욱 이에 해당한다. 우선 사서(司書)를 풀어보면 ‘책을 맡다.’라는 뜻이다. 사서라는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은 책을 담당 관리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그런데 오늘날의 사서 개념은 해방 이후에 조선시대의 사서만도 못한 채 그대로 이어져 왔다. 조선시대 사서는 정6품관으로 현감(종6품)보다 높은 품계를 갖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들이 맡은 책무를 눈여겨봐야 한다. 그들은 세자시강원(世子侍講院)에서 근무했는데, 이 조직은 왕세자의 교육을 담당했다. 따라서, 왕세자에게 경서(經書)와 사적(史籍)을 매개하는 역할을 했다. 경서는 오늘날 도서관의 관점으로..

방탄소년단의 그래미는 가능하고 브걸의 역주행도 마찬가지

실패는 중요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실패가 과정이라는 더욱 그러하다. 방탄소년단이 2021년 그래미 어워즈 베스트 팝듀오/퍼포먼스 수상에 실패한 것은 예견된 것이기도 하지만 미국의 본질을 드러낸 바도 있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실패가 아니라 앞으로의 발걸음이다. 2020년 8월 21일 ‘Dynamite’가 발매되었을 때, 국내에서는 혹평이 있기도 했지만, 북미 음악 시장에서는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Dynamite’로 인해 그래미 후보에 올랐다. 그런데 무난하고 새로운 것이 없다는 다이너마이트가 그레미 후보에 오르게 했던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을까. 이 현상이 일어난 배경은 바로 앞으로 방탄소년단의 행보가 어떻게 되어야 하는 지 가늠할 수 있게 한다. 최근 브레이브 걸스의 역주행이 화제..

한국이 일본 중국 넘어 문화 콘텐츠 대국 되는 이유

-민주주의화 문화 대국 김헌식(문화콘텐츠정책연구센터 연구위원, 박사) 한류 4대 천황은 2000년대 일본에서 인기가 있는 한국 남자 배우 4인, 즉 배용준, 장동건, 이병헌, 원빈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후 2010년대 들어서 신한류 4대 천황이 등극했는데 이민호,김수현, 이종석, 송중기 등이 여기에 속했다. 중화권에서는 5대 천황을 꼽기도 한다. 원래 이 4대 천황은 홍콩 배우 네 명을 지칭한 데서 비롯했다. 즉 1990년대 홍콩 스타 4대 천왕 유덕화, 여명, 곽부성, 장학우 등이 그들이다. 하지만 더 이상 홍콩에서는 4대 천황이 탄생하지 못한다. 이미 자유롭게 창작을 하던 토대는 이미 오래 전에 사라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국에 홍콩이 귀속된 것이 결정적이다. 2020년 중국은 홍콩에 대해 보안법을..

서구인들은 왜 한국의 가족을 주목할까

연극 ‘봇물은 터졌는디...’와 노인복지정책의 미래 김헌식(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영화 ‘국제시장’은 도시인들이 지난 개발 시대를 어떻게 겪어 왔는지 보여준다면, 연극 ‘봇물은 터졌는디...’는 농촌인들이 그 지난 시기를 어떻게 버텨왔는지 보여준다. 영화 ‘국제시장’의 주인공 덕수(황정민 분)는 경제적인 안정을 기할 수 있었고 자녀들을 잘 키우고 행복한 노년을 보내는 인물이다. 지난 세월 고생은 오늘을 위한 낭만적 고통의 여정이다. 연극 ‘봇물은 터졌는디...’의 주인공은 지난 세월 자신의 꿈을 이뤘다기보다는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치열했다. 가족 구성원 가운데 배우자는 먼저 떠났고, 혼자 아이를 키워야 했다. 옳은 명분을 위해 투쟁하기도 했지만 뒤늦게나마 만난 사랑하는 사람과 끝내 맺어지지도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