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비행 2207

아침이슬과 임을 위한 행진곡, 다시 만난 세계 그리고 위 플래쉬...K팝과 문화 민주주의 맥락

글/ 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1971년 김민기가 작사 작곡한 ‘아침 이슬’은 민주화 시위 현장에서 많이 불렸다. 1987년 6.10 항쟁에선 전 세대가 같이 부른 곡이었다. 하지만 김민기 본인이 밝혔듯 이 노래를 만들 때는 시위 현장의 민중가요를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1973년 정부가 건전가요로 선정하기까지 했다. 서정적이고 실존적인 자아의 고민과 갈등 속에서 나름의 결의를 느낄 수 있을 뿐이었다. 물론 독재정권 시대의 사회적 아픔이 간접적으로 배어 있었다. 이를 간파했는지 1975년 금지곡으로 지정되었는데 ‘붉게 물들고’나 ‘묘지’라는 단어를 문제 삼았다. 창작자보다 더 의미 부여를 한 셈이었다. 1981년 창작된 ‘임을 위한 행진곡’은 아침 이슬과는 달리 ..

카테고리 없음 2024.12.18

셀럽의 사회적 표현 문제가 있을까?

글/김헌식(중원대 특임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소셜테이너라는 말도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셀럽들이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 발언하는 모습에 대해서 부정적이었다. 이런 부정적인 태도의 근거는 그들의 사회적 영향력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그들을 좋아하는 팬들에 대해서 매우 낮춰 보는 행태다. 일단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국민 누구나 표현의 자유가 있고, 그들도 대한민국 국민 가운데 한 명일 뿐이다. 그간 몇몇 셀럽들의 표현들이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2024년 비상계엄 시국에서 드러난 셀럽들의 표현이 이전과 달라진 모습이었다. 적극적이기도 하고 다양하기도 했다. 유형으로 묶어 볼 수 있는데 우선은 직접 참여 유형이다. SNS 등을 통해 직접 자신의 견해를 내보이기도 하고 관련 집회에 ..

왜 거리에 10대~20대가 케이 팝을 부르며 시위하나

-물화 시위에서 문화 시위로 진화하는 이유. 글./김헌식 (중원대학교 특임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2024년 12월, 비상계엄 관련 시위는 문화 시위의 진일보를 보였다. 외신에서는 댄스파티 같은 시위라고 했고, K팝 공연장 같은 분위기를 언급했다. 분명 이런 점을 눈여겨보아야 하는 것이 맞다. 다만, 이러한 분석이나 규정은 본질적이지 않고 개별적인 현상에 머무는 것이다. 일단 개념 정의가 필요하다. 이제 시위는 물화 시위가 아니라 문화 시위다. 문화 시위는 물리적 과시를 통해 자신들의 의사나 주장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 방법이나 수단을 통해 이상적으로 여기는 가치와 의제를 공감을 시킨다. 이전의 시위 현장에서는 그야말로 물화의 공간이었다. 물리적인 위세를 보이기 위해서 많은 군중을 ..

카테고리 없음 2024.12.13

2024년 드라마 결산 그리고 2025년 전망

2024년 드라마에는 여성 서사와 캐릭터가 더 많아지고 그들의 관계에서는 워맨스(Womance) 코드가 강해졌다. 대표적인 사례로 드라마 ‘굿파트너’와 드라마 ‘정년이’를 들 수 있다. 하나 덧붙이자면 ‘낮과 밤이 다른 그녀’를 넣을 수 있다. 서로 상생하는 차원이라는 점에서 쌍방 구원 서사와 맞물리는 점도 있을 듯싶었다.  웹 소설 등에 빈번한 쌍방 구원 서사는 드라마에서도 본격적으로 등장해 호응을 끌어냈다. 대표적인 사례는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히어로는 아닙니다만’를 꼽을 수 있고, 유연하게 보자면 ‘눈물의 여왕’도 포함할 수 있었다. 드라마 ‘졸업’ ‘함부로 대해줘’ ‘손해 보기 싫어서’ ‘새벽 2시의 신데렐라’ 같은 연상녀 연하남 드라마가 예전만큼의 반응을 끌어내지 못한 것은 이런 쌍방 구..

신규 IP는 위축되고 기존 히트 IP는 확장되고 왜?

신규 IP는 위축되고 기존 히트 IP는 확장되고 글/김헌식(중원대 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박사, 평론가) 투애니원이 다시 콘서트를 열고, 이 리메이크되는 2024년. ‘레트로’가 재조명받는 것은 반갑지만 한편으로 생각할 여지도 있다. 콘텐츠산업이 위축되면서 신규 IP 제작이 정체되고, 좀 더 안전한 기존 히트 IP의 확장이 늘어난 결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웨이브경기 침체와 함께 제작비 축소, 인건비 상승 등의 이유로 콘텐츠산업 역시 위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콘텐츠 시장에서는 아직 알려져있지 않아 주목받기가 더 힘든 신규 IP 제작이 축소되고 있다. 투자를 하는 것은 물론, 투자를 받기도 더 어려워진 것이다. 이에 따라 신규 IP 제작보다 더 안전한 방식인, 기존 히트 IP의 활용과 확장(시즌제, ..

왜 우리는 도파밍에서 독파민으로 갈까...

왜 우리는 도파밍에서 독파민으로 갈까... 글/ 김헌식(중원대 특임 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사회문화평론가) 요즘 숏폼 콘텐츠가 문화 비즈니스의 핵심 키워드로 등장하며 주목받고 있는데, 이는 한편으로 중독성에 기반하고 있으므로 양날의 칼이다. 도파밍이라는 개념이 이를 말해준다. 도파밍(Dofarming)이라는 단어가 나올 정도로 디지털 콘텐츠는 끊임없이 사람들을 시각을 통해 뇌를 자극하고 있는데, 그것이 독파밍이라는 신조어 트렌드를 연결될지는 얼마 전까지 아무도 짐작하지 못했다. 그만큼 이면의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즉, 도파밍에 대한 물림과 피로감이 그만큼 누적되어 왔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포착하여 한국 사회에 적용하며 해법을 모색하는 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일단 도파밍의 개념부터 짚어야 하는..

그래미 어워즈 'K팝 저평가'와 미래 액션 플랜은-Grammy Awards ‘K-pop undervaluation’ and future action plan

글 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Written by Kim Hern-sik (Ph.D. in Cultural Information Contents, Distinguished Professor, Jungwon University, Critic) '2024 그래미 어워즈'에서 K팝은 2년 연속 후보를 내지 못했다. 방탄소년단의 빈자리가 커 보였다. 군백기(군대 입대로 인한 공백)의 영향은 그래미 어워즈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군백기를 최소화해 온 멤버별 개별 활동은 여전히 한계였다. 물론 방탄소년단만 활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데 스트레이 키즈의 4연속 '빌보드 200' 1위 기록도 무색했다. 블랙핑크의 활동은 걸그룹이라는 프레임에 여전히 갇힌 셈이다. 그래미 어워즈의 경직성과 K팝..

미스터리한 로제의 ‘아파트(APT.)’ 인기...The popularity of Mysterious Rosé’s ‘APT.’

글/김헌식(중원대학교 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Written by/Kim Hern-sik (Professor at Jungwon University, PhD in Cultural Information Contents, Critic) The popularity of Mysterious Rosé’s ‘APT.’ 로제의 ‘아파트(APT.)’ 인기는 전조(前兆)가 있었다. 로제는 9월 말 프랑스 파리 명품 패션쇼 뒤풀이 현장에서 세계 유명 셀럽들과 아파트 게임을 했고, 이 장면을 담은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크게 주목받았다. 셀럽 효과 때문인지 세계 네티즌들은 아파트 게임을 궁금해했다. 그래서 로제의 ‘아파트’가 나오기도 전에 호기심과 궁금증이 있었고, 노래의 출시와 함께 주목 받을 ..

재집권 트럼프는 문화 전쟁 계속할까.

-트럼프 재집권기 문화 전망  글/ 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방송과 문화예술을 탄압할까?”트럼프는 문화 전쟁을 통해 성장해 왔다. 이번 대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 대상은 방송과 신문 그리고 문화 예술가들 혹은 헐리 우드 스타들이었다. SNS를 통해 개인적 무기를 장착하는가 하면 법적 소송을 통해 실질적인 타격 시도도 불사했다. 트럼프 재집권 이후 이런 문화 전쟁은 어떻게 될까? 맞기도 하고 다른 점도 있어 보인다. 우선 방송계를 보자. NYT(뉴욕타임스)는 지난 10월 21일, 미 CBS의 라이센스를 트럼프가 취소할 수 있을지 분석했다. 그 실마리는 CBS ‘60분’(60 Minutes)이었다. 트럼프는 이 프로그램에서 방송한 해리스의 인터뷰를 문제 삼았다. 중동..

흑백요리사의 디스토피아 이유는

-흑백요리사 포맷의  양면 글/ 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흑백요리사’는 우리 사회에 작동하고 있는 공정에 대한 열망을 반영한 것으로 보여 긍정적으로 생각되었다. 그 공정한 판단 기준이 ‘맛’이었다. 상대적으로 다른 가치들은 배제되었지만,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었다. 파이널 라운드에서는 음식을 넘어서 다른 기준들이 작동하였다. 사실상 하위 라운드일수록 맛을 적용했을 뿐이다. 아마도 맛이 없는 식당 요리사는 초기에 배제하려는 설정이었을지 모른다. 즉, 기본 맛이 평가된 이후에 다른 요소들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파이널 라운드에서도 결국에는 조리한 음식의 범주에서 이탈하지는 않았다. 예컨대, 경험에 따른 컨셉이나 스토리텔링 그리고 미학적 측면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