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비행 2208

유럽의 박찬욱 모델은 미국에서 통할까?

(김헌식 박사, 평론가) 유효수요이론의 창시자인 경제학자 케인스 (John Maynard Keynes)는 그의 저서 ‘고용, 이자 돈에 관한 일반 이론’(The General Theory of Employment, Interest and Money 1936)에서 주식 시장을 미인 선발 대회로 비유했다.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자신의 명성과 위신에 부합할만한 사람을 미인으로 꼽는다. 물론 진짜 미인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케인즈는 주식도 이런 메커니즘이 작동한다고 본 것이다. 영화제에서도 이런 미인 선발 대회 효과가 일어난다 작품이 좋은 것과 상을 줄 기준은 다른 사례는 흔하다. 관객의 평가는 더 말해 무엇할까. 그러니 아무리 예술성을 중시하는 국제영화제라도 요즘은 대중적 관점 즉 관객의 반응도 중요하..

슬램덩크가 K콘텐츠에 주는 메시지

- K콘텐츠 새로운 대응 필요 긒/ 김헌식(문화정보콘텐츠학박사, 평론가) 처음 개봉 성적을 보고 의아하게 생각했다. 원작의 인기를 생각한다면 나름 폭발적이어야 했다. 물론 초기 급증하는 흥행 곡선이 지속하는지는 지켜볼 문제였다. 역시 상승 곡선은 일어났고, 역주행에 이어 나아가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아바타 2’는 힘이 빠졌고, ‘유령’은 일찍 대중의 시선에서 벗어났으며, ‘교섭’은 폭발력을 갖지 못했다. 모두 한 방이 없었다. 더구나 가족 중심의 명절 시즌도 끝났지만, 또래 방학은 아직 유효했다. 사실 ‘슬램덩크’는 기존 팬에게는 속편 격이었기 때문에 유리했다. 원작 그대로 옮겼을 때 맞게 되는 유인 효과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송태섭의 관점으로 다르게 차별화했다. 일각에서는 남성중심주의를 강..

인격표지영리권(퍼블리시티권)은 국민들에게 정말 돈을 줄까?

오매불망, 스타 연예인들이나 기획사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인격표지영리권(퍼블리시티권)이다. 특정 개인의 이름과 사진을 상품이나 서비스 홍보에 무단으로 사용해도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었다. 법원마다 판결이 엇갈리고 적절하지 않거나 타당하지 않은 결정에 속앓이하는 이들이 있었고 부당한 수익 편취에 대한 제제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뤄진다고 해도 터무니없어서 위법을 오히려 조장하기도 했다. 상품과 서비스를 통한 수익 창출에 이용되니 재산상의 권리로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그런데도 따져봐야 할 어젠다는 우선 3개 정도가 있다. 첫 번째 그 명칭의 적절성, 두 번째 입법 취지의 충족 가능성의 제도적 확립, 세 번째 남용의 방지 장치 등이다. 첫 번째 명칭의 적절성이다. 명칭의 ..

왜 은둔형 외톨이는 한국과 일본에 많을까?

-달라진 사회경제적 토대에 따른 개인 평가 달라져야 김헌식(대구대학교 대학원 외래 교수, 평론가,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최근 서울시 청년 4.5%가 은둔형 외톨이라는 조사 결과가 눈길을 끌었다. 다들 어느 정도 짐작은 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수치가 이목을 집중시켰다. 4.5%면 대략 13만 명이라고 하는데, 이는 100명 가운데 4~5명꼴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 주목할 수 있는 점은 시기와 계기였다. 성인 이전과 이후 가운데 어느 때인가 그리고 어떠한 이유로 은둔형 외톨이가 되는지였다. 무엇보다 이런 현상을 만드는 문화 심리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사실 은둔형 외톨이라는 개념은 일본의 히키코모리(引き籠もり)에서 왔는데 일본의 문제만이 아니라 한국과 일본이 같이 이런 문제를 겪고 있다. 왜 한국과 일본은..

영화 '정이(Jung_E)'가 보여주는 새로운 SF 화두

-한국형 SF 신파 모델 영화 정이(Jung_E)의 가치. 반응 충분히 엇갈릴 수 있었다. 예컨대, 좀처럼 내색을 하지 않는 수현 역의 강수연 모습은 답답하기도 했다. 도대체 무슨 마음으로 자신의 어머니 윤정이를 뇌 복제 로봇으로 만드는 프로젝트에 그렇게 열성으로 참여하는지 이해가 안 되기도 한다. SF 콘텐츠에서 수현처럼 단아하고 이지적이면서도 절제된 캐릭터는 보기 드물다. 하지만, 엄마(김현주)가 자신을 생각하는 마음 때문에 전투 수행 가운데 죽음에 이른 사실을 뒤늦게 알고 소리를 지를 수 없이 오열할 때 왜 강수연 배우가 필요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극단적 감정의 절제, 엄마의 목숨으로 살아난 딸의 감정을 그렇게 연기할 수 있는 배우는 마땅히 없어 보인다. 이 지점에서 ‘신파’라는 비판에 관한 레퍼토..

천만 관객 돌파 아바타의 역설

-아바타의 환경 역설 김헌식(대구대학교 대학원 외래 교수, 평론가,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2009-2010년 영화 ‘아바타’가 개봉했을 때 멀티플렉스 극장에서는 뒷편에서 직원들이 관객들이 쓸 안경을 닦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3D입체 안경을 착용하고 영화를 봐야 했기 때문에 이에 맞는 안경 준비가 필수였다. 이렇게 안경을 닦는 이유는 미처 안경 숫자가 부족한 점이 작용하고 있었고 경비 절감도 생각해야했다. 하지만 이런 직원들의 노동도 곧 사라졌다. 하나는 이미 영화 티켓에 안경 비용이 포함되어 있으니 당연히 관객에게도 지원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비등했다. 또하나 위생적인 관점에서 문제점이 지적되었다. 아무리 닦아도 다른 관객이 한 번 쓴 안경을 다시 쓸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 되었기 때문이다. 10여년이 ..

‘더 글로리’가 보여준 K 콘텐츠 정체성

-‘더 글로리’가 다시 부각시킨 K 콘텐츠 정체성 김헌식(대구대학교 대학원 외래교수, 문화정보텐츠학 박사) 훌륭한 작가 적어도 많은 이의 공감을 얻는 작가는 자기 치부의 노출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 노출에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그 용기는 주변 눈치나 시선을 넘어설 때 나올 수 있다. 콘텐츠를 창작하는 이들에게도 마찬가지다. K-콘텐츠는 진짜 한류가 아니라며 진짜 한류를 보여주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이런 점을 간과한다. 주로 한국의 전통문화를 강조하며 요즘 K-스타일이라는 말도 언급하는 그들에게 하나의 특징이 있는데 바로 긍정적이고 밝은 면만 강조하는 점이다. 그것이 심해지면 사람들은 ‘국뽕’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세계적으로 한류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한국의 치부조차 드러내는 것을 마다하지 않..

더 글로리와 변화하는 학원폭력물, 한국 가족주의의 과제

-왜 이렇게 학원폭력물은 진화하고 있는 것일까? 글/김헌식(대구대학교 대학원 외래교수, 문화콘텐츠학 박사) 넷플릭스 비영어권 1위에 오른 드라마 ‘더 글로리라’는 괜히 봤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흔히 괜히 봤다는 말은 그 본 대상이 가치가 없거나 나아가 재미조차 없을 때 사용한다. 그런데 ‘더 글로리’는 다른 의미로 사용되었다. 진짜 재미가 없거나 의미, 가치가 없는 것이 아니라 감질나서다. 파트 1이 끝나고 파트 2 공개가 3월로 예정되었기 때문이다. 이때까지 참을 수 없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있었던 것. 감질나고 기다릴 수 없는 이유는 문동은(송혜교)의 복수극이 본격화되는 찰나였기 때문이다. 복수극은 그 대상의 악마화가 필수인데, 악역의 크기가 복수의 통쾌함을 비례시킨다. 그 악역 중심에 박연진(임..

2023년 트렌드 전망-익스텐드(Extend)

-2023년 트렌드 분석 김헌식(카이스트 미래세대 행복위원회 위원, 문화정보경제학 박사) 2023년에는 카운터 트렌드(Counter Trend)가 어느 때보다 강할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카운터 트렌드는 기존의 트렌드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달리 바뀌는 현상을 강조하는 개념이다. 여러 연관 현상을 통해 볼 수 있다. 얼마 전까지 플렉스(Flex)라는 유행이 있었다. 힙합 문화에서 파생되어 ‘과시하다’, ‘지르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이것이 2023년에는 익스텐드(Extend)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늘이다.’, ‘연장하다.’는 단어를 갖고 있다. 경제적으로 고금리 고물가 기조에 기존의 소비방식을 연장하려는 행태가 2023년에 일어날 것이다. 이 상황에서 투자에서도 영끌의 상황을 연장하려는 움직..

웹툰 OST의 전략이 필요하다.

-웹툰 OST 주목 그리고 전략은? 글/ 김헌식(대구대학교 대학원 외래 교수, 문화정보경제학 박사) 넥스트(N.EX.T) 시절 가수 신해철은 록그룹 최초로 국산 애니메이션 OST도 참여했는데, 그 곡이 바로 'Lazenca Save Us’ 이었다. 이 곡은 신해철이 작사, 작곡, 편곡을 맡아 온전히 애니메이션 OST였다. 1999년 는 게임으로 출시되는데, 이후 이것이 계기가 되어 신해철은 게임 음악을 작곡한다. 를 통해 더 이상 애니메이션이 아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려 했고 게임도 마찬가지였다. 2000년에는 블리자드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의 게임 음악 앨범 가운데 저그를 위한 ‘Zergs Are Coming’ 노래를 만들었다. 그 뒤 그는 파격적인 작업에 나선다. 2004년 플레이스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