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트인(컬쳐 트렌드 인사이트) 293

섹시 여경이 마미캅이 되기까지-드라마와 영화속 여경의 이미지 변천

▲ 드라마 ‘미세스캅’의 김희애(사진 = SBS) 드라마 ‘수사반장’에서 여경은 사무보조의 수준을 벗어나기 힘들었다. 서류를 전달하거나 커피심부름을 했지만, 제복은 꼭 입었다. 수사현장은 주로 남성들이 담당했고 범죄자 체포도 마찬가지였다. 대개 드라마나 영화에서 비슷했던 여경 캐릭터는 사무실의 꽃과 같았다. 이러한 변화의 조짐을 보여준 주인공이 1993년 화장품 광고에 여형사로 등장했던 이영애였다. 활동적이고 적극적이면서 실존적인 섹시함을 갖추고 있을 듯 싶은 매력적인 여형사 이미지로 이영애는 단숨에 인기 스타의 반열에 오른다. 비록 말 한마디 없는 광고모델이었지만 말이다. 말을 하는 섹시한 여형사가 등장한 것은 1998년 제작된 영화 ‘투캅스3’였다. 이 영화에 출연한 권민중은 여형사의 역할을 적극적으..

TV 뽀루노 시대?

[김헌식의 문화비빔밥] 먹방 쿡방에 육아와 군대까지 예능화… 관음증적 대리만족이 불러온 현실 왜곡 [미디어오늘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뽀루노는 Porno의 한국식 발음이다. 여기에서는 Porno를 '포르노'가 아니라 '뽀루노'로 발음하려 한다. 왜냐하면 발음만이 그런 것이 아니라 Porno가 한국적인 문화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을 짚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이런 현상에는 푸드 뽀루노, 육아뽀루노, 군대뽀루노, 오디션 뽀루노, 성공 뽀루노 등이 있다. 이런 현상들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일단 포르노가 갖고 있는 특징을 몇 가지 언급해야 한다. 우선 포르노는 가짜다. 진짜 상황을 찍었다고 해도 그것은 편집과 가공이 들어간다. 누군가 지켜보는 시선이 적나라하게 사적 공간을 비집고 들어가 뭇사람들에게 공개를 전제..

종이접기 김영만, 복고나 추억이 아니라 존중과 희망에...

종이접기 선생님이 지상파 텔레비전에 나오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보고 싶지만 전혀 생각하지 못한 일이 벌어질 때, 그 대상이 상당히 매력적이면, 폭발적인 반응이 터져 나오는 법이다. 바로 종이접기 선생님이 그에 해당됐다. 역시 자신이 보고 싶은 게 무엇인지 모르는 것이 소비자 심리 일수 있음을 확인케 했다. 더구나 '마이 리틀 텔레비전'(마리텔) 종이접기 코너는 MBC가 아니라 KBS 프로그램이었고 이에 더욱 종이접기 선생님의 등장을 예상하지 못했다. 복고나 향수를 다루는 방송 아이템에 대한 전복도 이뤄졌다. 대개 추억을 자극하는 복고 아이템은 대중가수나 연기자, 개그맨, 유행하던 노래와 춤, 드라마, 애니메이션, 예능, 영화에 한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좀 확장을 하면, 장난감이나 인형, 불량..

미움받을 용기 신드롬...반박에 대한 소고

'미움 받을 용기' 고가 후미타케 기시미 이치로 지음 인플루엔셜 펴냄최근 많이 팔리고 있는 '미움받을 용기'는 '아프니까, 청춘이다'와 같은 맥락의 책이다. 전혀 다른 저자에 내용이 다른 책에 대해 여기에서 같은 맥락이라고 지적한 이유는 이런 책들이 개인의 태도를 주로 삶의 행복 성취와 연결짓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이런 책들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에 대한 비판은 맞는 것일까. 일단 이런 유형의 책들은 당신이 어떻게 마음과 행동을 하는가에 따라 얼마든지 삶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이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비판이 가해질 수 있다. 특히 으레 당연히 나오는 말은 사회구조 변화의 간과 문제이다. 개인을 괴롭히는 구조는 변하지 않았는데, 개인의 태도 변화가 얼마나 진정한 효과를 발휘하겠는가라는 쓴소..

종이접기 김영만 열풍은 복고 아니다 그럼...?

종이접기로 유명한 김영만 원장이 눈물을 흘렸다. MBC TV 예능프로그램 '마이리틀텔레비전' 동영상 화면 캡처. '종이접기 선생님' 김영만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은 많은 이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논란도 일으켰다. 단순히 복고 열풍이라고만 간주하는 경향도 있었는데, 이렇게까지 반응이 일어날만한 것인가 싶은 지적도 있었다. 김영만을 아는가, 알지 못하는가에 따라 세대차이를 구분하는 기준이 되기도 했다. 대체적으로 40대이상에서는 기억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당연히 예전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추억의 대상은 한번쯤 관심을 불러 일으킬만한다. 이런 점에서 종이접기는 향수를 자극할만했다. 또한 복고의 세대축이 점점 2000년대로 다가가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이런 문화적 현상에서 생각해 볼 점..

삼시세끼 고기먹는 요즘 복날,바뀐 트렌드

복날의 와중에 다시 개의 식용에 관한 논란이 연례행사처럼 불거졌다. 이를 다루는 언론 보도의 기사는 매년 반복돠다 보니 달라 보이지도 않게 되었다. 보신탕 논란은 사실상 보양 문화의 변화에서 지엽적인 부분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좀 더 근본적인 변화의 구조와 흐름을 짚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선 개는 현행 법체계에서 가축이 아니며, 보양 문화 때문에 마치 가축처럼 개와 관련한 음식점이 유지되고 있다. 개를 그냥 죽일 경우, 형사처벌의 대상이지만 식용 목적의 도살일 경우에는 규제법이 없다. 애매한 경계지역에 보신탕 문화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관련단체는 개의 식용을 합법화하려 했지만 진전이 없다. 목소리가 강해지는 것은 오히려 반대쪽이다. ↑ 지난 2014년 7월 11일 오후 서울시청 앞..

쿡방 백종원 신드롬, 친환경유기농 피로증 때문?

예능까지 '접수'한 백종원 씨. tvN '집밥백선생' 캡처. 가지가 많으면 바람 잘날 없고 대중적 주목을 받으면 별것 아닌 일도 논란의 도마에 오른다. 요리남이 대세인 가운데 화제가 되는 만큼 논란의 중심에 요리사들이 자주 오르내린다. 그 가운데 한명이 백종원일것이다. 특히 요리하는 방식이나 레시피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그의 인기에 비례하여 발생하고 있다. 그가 논란에 오르내리는 것은 요즘 등장한 쉐프테이너의 발생배경과 맞물려 있다. 사실, 백종원의 요리는 사실 요리라고 할 수가 없다. 요리라기보다는 집밥이다. 집밥인데, 어머니나 아버지가 할 수 있는 집밥이 아니라 상품화된 형태의 집밥의 종류라고 할 수 있다. 백종원은 요리사가 아니라 음식을 어떻게 하면 잘 구미에 맞게 서비스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는 ..

TV 속 가족 문화현상, 출판계 좌우하나

방송프로그램에서 소재로 가족을 다루는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부쩍 많아졌다. 그 부쩍 많아진 프로그램들의 면면을 보면, 예능 쪽 장르가 많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예컨대, '아빠 어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 '오 마이 베이비', '아빠를 부탁해', '자기야, 백년손님', '가족의 품격 풀하우스' 등 인기 있는 예능 프로그램들은 대체적으로 가족을 소재로 다루고 있는 것이다. 종편에도 가족에 관한 내용을 다루는 예능 프로그램은 많으며 괜찮은 시청률을 보여주고 있다. ▲ '아빠를 부탁해'에 출연 중인 조재현-혜정 부녀(사진 = SBS)그런데 이는 모두 혈연가족이다. 한동안에는 '패밀리가 떴다'처럼 대안가족코드가 예능에 등장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느..

40만권 팔린 ‘지대넓얕’ 신드롬, 어떻게 봐야 할까?

기사입력2015.07.02 오전 10:21 최종수정2015.07.02 오후 5:48 기사원문 댓글0▲ ‘지대넓얕’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사진 = 한경DB) 40여만권이 판매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대넓얕’, 잘 나갈수록 공부 좀 했다는 사람들의 비난과 부러움을 동시에 받은 책 가운데 하나가 됐다. ‘지대넓얕’의 멤버들보다 더 공부를 많이 하고, 더 많은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관건은 그 지식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에 따라 선호의 차이는 발생할 법하다. 물론 그 전달의 수단이 무엇인지 중요하겠다. 대개 지식의 전달수단으로는 인쇄매체를 생각할 수 있고, 그 수단이 디지털매체라고 해도 인터넷 글쓰기를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지대넓얕’의 효과는 오로지 책의 힘이라..

순한 소주의 사회학

2012년 10월 4일, 싸이는 서울 시청앞 공연의 끝 무렵 녹색 병에 담긴 물을 들이켰다. 단숨에 들이켠 이 음료에 대해서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강남스타일의 세계적인 인기 덕에 실시간으로 세계인들이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2014년 싸이의 '행오버'(Hangover)의 뮤직 비디오에는 이 녹색병이 대량으로 등장하고 있다. 아예 작심을 하고 만들었던 면이 강했다. 마치 이 녹색병안에 있는 음료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려는 의도가 다분해 보였다. ↑ 서울 청계광장에서 롯데주류 모델들이 '순하리 처음처럼'의 누적판매량 천 만병 판매 돌파와 수도권 판매확대를 홍보하고 있다.ⓒ연합뉴스물론 이 녹색병 안에 있는 음료가 단순히 과일주스가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시청앞 광장에서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