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말, 미국 유학을 다녀온 이화여대 학파들이 여성운동담론을 장악했을 때, 그들은 철저하게 마르크스의 도식에 따랐다. 즉 생산력의 발달에 따라 여성은 남성중심의 계급사회에서 노예와 같은 존재였다는 논지였다. 문제는 이러한 도식을 서양과 동양을 막론하고 모두 적용했다는 사실이다. 한국에서도 여성은 역사이래로 언제나 차별받는 존재인 것으로 규정되었다. 하지만 소장 학자들을 중심으로 한국이 세계 여성사에서 예외라는 지적이 일찍부터 있었으나 현대사의 여성차별사를 운동론적으로 드러내는 작업들에 묻혔다. 페미니즘 운동에 밀려 명함을 내밀수가 없었고 여성을 차별하며 이익을 얻는 기득권 계급의 편이거나 남성 가부장제의 옹호자로 몰렸다. 그런 가운데 미국에서 여성학을 전공한 전혜성 박사가 본격적으로 문제제기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