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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식 칼럼>사형제 부활 논란, 영화에서의 해법은

사형제 부활 논란, 영화에서의 해법은 2010.03.17 10:47 [김헌식 문화평론가]드라마 에서 송태하(오지호)와 이대길(장혁)은 저자거리에서 교수형을 당할 뻔 했지만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다. 물론 두 명은 사형수인 셈이다. 그들은 주인공이기 때문에 억울한 사형수이어야 했다. 사형 집행은 불합리한 권력자의 정치놀음에 걸려 들었기 때문에 이루어졌다. 물론 사형수들 모두를 무죄의 극적 주인공으로만 그려낼 수 없는 현실도 분명 있다. 다만 그간 정치적 의도와 제도의 실시가 매우 밀접했고, 이에 따른 트라우마가 있는 한국사회의 한 징후이겠다. 하지만 그러한 징후만이 모든 것을 대변하는 것도 아니다. 근래 사형제를 다룬 한국 영화가 개봉된 바가 있다. 2009년 교차 상영 논란 속에서 선전했던..

영화 2011.02.09

4D는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꿀까?

4D는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꿀까? 2010.03.15 12:00 [김헌식 문화평론가]프랑스 철학자 들뢰즈(Gilles Deleuze)가 를 탈고한 후 '리베라시옹'과 인터뷰를 했을 때 일이다. 기자가 들뢰즈에게 "선생님의 영화에 대한 책은 지금까지 저술하신 두 권으로 끝나는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들뢰즈는 "그렇지 않다"라고 하면서 "세 번째 책을 준비하고 있다. 그 세 번째 책의 내용은 아마 '이미지-디지털'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하루가 다르게 이미지는 디지털 기술과 만나서 역동적으로 변하고 있고, 철학자의 처지에서 그것을 가만히 내버려 둘 수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이미지를 또 다른 형태로 살아 움직이고 있다. 이제 입체감을 넘어 오감을 통해 이미지가 그..

미디어 2011.02.09

´추노´ 죽음의 행렬은 왜 멈췄나

´추노´ 죽음의 행렬은 왜 멈췄나 2010.03.04 09:40 | 수정 2010.03.04 17:01 [김헌식 문화평론가]드라마 제17회에서 왕손이와 최장군은 부활했다. 한동안 인터넷에서 그들에 관해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그들만이 아니라 많은 인물들이 갑자기 죽음을 맞이면서 논란이 이어졌다. 그들의 부활 때문인지 추락 혹은 답보 상태였던 시청률은 상승했다. 송태하와 이대길의 철학적 세계관적 대담은 의미가 있었지만, 식상하고도 장황하던 차에 왕손과 최장군의 부활이 새로운 서사구조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의 어두운 그림자가 떨쳐지는 인상이었다. 대부분 등장인물의 죽음으로 결말을 맺은 은 그 잔인함의 비극적 서구 구조에 혀를 내두르게 했다. 단지 잔인하기 ..

드라마 2011.02.09

´사극 전성시대´ 퓨전사극 무엇을 볼건가

´사극 전성시대´ 퓨전사극 무엇을 볼건가 2010.03.13 13:56 [김헌식 문화평론가]2009년 드라마 의 흐름을 이어 최근 다양한 사극들이 제작 방영되고 있다. 의 뒤를 이어 이 방영을 시작했고, 가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은 색다른 의료사극을 보여주는가 하면 숙빈 최씨를 최초로 전면에 내세운 이병훈 피디의 드라마 도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이 사극은 모두 조선(구한말 포함)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서 어떤 함의점을 얻어야 하는지 그 점을 짚어보자면 그간 정통사극과 퓨전사극의 차이점을 정리해야 할 것이다. 한동안 사극은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다. 특히 주말 사극 방영시간대에는 1주일 가운데 유일하게..

드라마 2011.02.09

큰 공간만이 대안일까?

큰 공간만이 대안일까? 입력 2010.03.08 13:58 | 수정 2010.03.08 16:51 [김헌식 문화평론가]정말 작은 식당이었다. 식탁은 세 개. 그것도 식탁 하나에 두 명씩만 앉을 수 있었다. 식당은 점심시간만 되면 미어터졌다. 사람들은 줄을 길게 서서라도 그 식당에서 밥을 먹으려 했다. 곧 유혹은 찾아왔다. 넓은 공간에 대한 유혹. 주변의 권유와 함께 드디어 벼르던 주인 아줌마가 식당을 확장 이전했다. 항상 줄서서 기다리던 사람들까지 모두 앉을 수 있게 한다면 정말 식당은 손님들로 그득할 것이었다. 그런데 식당은 썰렁했다. 줄서는 모습은 사라졌다. 어떻게 된 일일까. 공간이 넓어지면서 오히려 사람은 적어보이고, 사람이 적어보이니 음식 맛도 없어 보였다. 북적이는 모습과 줄서는 모습이 사라지..

문화 2011.02.09

이미지 소비시대의 품절남녀 심리

이미지 소비시대의 품절남녀 심리 2010.03.06 12:33 [김헌식 문화평론가]"너 자신에게 한 번 물어봐 너는 누군가의 가치를 판단할 때 그 자신이 아니라 그와 함께 있는 남자나 여자를 보고 판단한 적이 없어?"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자신의 소설에서 한 말이다. '품절남녀'라는 말이 유행이다. 대중문화계를 이들이 주름잡고 있고, 누가 품절남녀인지 꼽는 글이 종종 눈에 띈다. 여기에서 품절(品切)은 물건이 다 팔리고 없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동남', '동이 남', '물건 없음'으로 순화되기도 한다. 사람을 상품으로 규정하니 비판이 쏟아질 만도 하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사람을 상품으로 비유하는 사회문화심리를 일단 정리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더구나 품절남녀들은 실제적 존재가 아니라 애초에 이미지..

문화 2011.02.09

3D만 투자하면 아바타? 대국민 사기극

3D만 투자하면 아바타? 대국민 사기극 | 입력 2010.02.28 08:46 | 수정 2010.02.28 09:14 [김헌식 문화평론가]1999년 영화 는 제임스 카메론의 이 세운 흥행 기록을 깨고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그 뒤 11년 동안 한국 영화들은 외화에게 한 번도 최고 흥행기록을 내주지 않았다. 하지만 2010년 2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는 국내 최고의 흥행 영화 을 물리치고 역대 흥행 1위에 올랐다. 한국 영화만이 항상 흥행 1위를 차지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지만 그나마 자기위안 삼았던 한국 영화의 자존심이 크게 무너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많은 이들은 영화 가 초유의 흥행 기록을 세운 이유로 '3D 기술'..

미디어 2011.02.09

김연아 1등주의와 이규혁의 눈물

김연아 1등주의와 이규혁의 눈물 2010.02.24 10:08 | 수정 2010.02.24 10:13 [김헌식 문화평론가]스케이팅 신동 이규혁 선수는 경기가 끝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압박감을 못 견뎠던 것 같다."라고 했다. 여기에서 압박감은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1등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비롯한 것이다. 20여년 동안 이규혁 선수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번 우승하는 등 스피드스케이팅의 한국 간판스타였다. 하지만 유독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해 마음고생을 심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이 밝혔듯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기 때문에 실력 있는 선수가 아니라는 인식 때문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어도 시민들은 그에게 많은 성원과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이규혁 선수보다 모태범 선수를 ..

2인자리더십 2011.02.09

김연아 1등주의와 이규혁의 눈물

김연아 1등주의와 이규혁의 눈물 2010.02.24 10:08 | 수정 2010.02.24 10:13 [김헌식 문화평론가]스케이팅 신동 이규혁 선수는 경기가 끝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압박감을 못 견뎠던 것 같다."라고 했다. 여기에서 압박감은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1등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비롯한 것이다. 20여년 동안 이규혁 선수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번 우승하는 등 스피드스케이팅의 한국 간판스타였다. 하지만 유독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해 마음고생을 심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이 밝혔듯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기 때문에 실력 있는 선수가 아니라는 인식 때문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어도 시민들은 그에게 많은 성원과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이규혁 선수보다 모태범 선수를 ..

문화 2011.02.09

왜 호랑이 민화는 화려한가?

왜 호랑이 민화는 화려한가? 2010.02.15 11:57 [김헌식 문화평론가]경인년 새해 호랑이 관련 전시회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호랑이는 주로 민화에 등장한다. 민화는 백성의 그림이었다. 그 모습은 양반과 지식인들이 그린 그림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지식인들의 (심사정)의 호랑이는사실감만을 더하려 했다. 민화 속의 호랑이는 극히 화려하면서도 희화화되는 일이 많다. 호랑이는 왜 기층민중의 그림인 민화 속에 더 많이 존재했고, 다른 그림보다 더 화려하거나 캐릭터의 특징이 강렬했을까? 사람의 본능 중에는 다른 이들보다 자신이 더 낫거나 가치가 있는 존재로 여겨지는 것에 대한 추종심리가 있다. 만약 사회를 지배자와 피지배자로 나눈다면, 지배자는 피지배자에 대한 우월성..

문화 2011.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