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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에이트쇼’가 ‘오징어 게임’을 넘지 못한 이유.

-생존게임 포맷의 본질을 생각할 때. 글/김헌식(중원대학교 사회문화대 특임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생존게임 포맷은 일정한 팬이 있어 콘텐츠 플랫폼에서는 수익 모델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는 사례가 적어지고 있다. 이러한 점을 파악할 수 있는 사례가 ‘더 에이트쇼’와 ‘오징어게임’의 비교이다. 제작비나 스케일을 생각하면 차원이 다르지만, 일단 ‘더 에이트쇼’와 ‘오징어게임’은 같은 생존게임 포맷을 바탕을 둔다. 8명의 게임 참여와 456명의 참여는 규모면서 차이가 크다. 그렇지만, 상금은 전혀 다른 상황이 된다. ‘오징어게임’이 456억을 두고 다툼을 벌이지만, ‘더 에이트쇼’는 가늠할 수 없는 액수다. 말 그대로 시간에 따라서 무한정으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

김호중 열성 팬덤 속 문화 심리는 왜 ?

-‘터널시야 현상’Tunnel vision effect)을 벗어나는 것 필요 글/김헌식(중원대학교 사회문화대 특임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김호중 음주 운전 사고 사례에서 불거진 팬덤 현상은 전형적인 문화 심리로 분석할 수도 있고 특수한 한국적 현실을 읽어낼 수 있다. 누구나 그런 열성 팬덤에 빠질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작용을 막기 위해 몇 가지 개념 이해가 필요하고 이에 따른 대응이 모색되어야 한다. 운전자나 조종사는 자기 앞에 집중하기에 ‘터널시야 현상’Tunnel vision effect)을 겪게 된다. 이는 넓게 보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더구나 바로 앞에 이외의 물체가 나타나면 더욱 심해진다. 이런 현상은 팬덤 현상에서도 자주 나타난다. 자신이 지지하고 선..

뉴진스님은 불교 유행인가?

- 본질과 현상의 분별 필요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 교수, 정보콘텐츠학과 교수, 사회문화평론가) 개그맨 윤성호의 뉴진스님처럼 스님 부캐로 디제이 활동을 하는 것만이 아니라 불교에 관련한 문구나 표현으로 디제잉을 하는 모습은 기성 세대에게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었다. 적어도 불교 신자라면 불쾌하게 생각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Z세대에게는 힙하게 느껴진다. 왜 그럴까? 이러한 점은 특히 Z 세대의 특징을 파악해야 이해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보통 기성세대는 유행에 민감하다. 트렌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를 따라가려고 노력한다. 남들에게 뒤처지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거의 강박에 가까운 행동도 보인다. 그런데 10대 후반에서 20대에 이르는 Z 세대는 상대적으로 이러한 점에서 초연한 점..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 그리고 ‘수면 부채’(Sleep debt)

영화 ’잠‘ 그리고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 글/ 김헌식(정보콘텐츠학 박사, 중원대 특임 교수, 평론가) 영화 ‘잠’은 제목처럼 잠을 소재로 하고 있는데 반전이 있는 작품이다. 처음에는 남편 현수의 몽유병이 고민의 대상이자 갈등의 원인으로 부각이 된다. 깨어있을 때는 자상하고 애정 넘치는 모습인데 잠이 들면 기이한 행동을 하며 공포감을 주며 움직인다. 이른바 몽유병 증세였다. 이 증세를 고치기 위해 두 부부는 고군분투하지만 나아지는 것은 없다. 영화의 반전은 아내에게 있었다. 몽유병 때문에 아이를 지키려는 아내의 불안 심리에 따른 불면증에서 벌어진 상황들이었다. 어쨌든 두 부부의 수면 장애가 이야기의 시작과 끝이었다. 남편은 배우 생활에 따른 스트레스로 불면증이 있는가 하면 몽유병 증세로..

하이브 어도어 사태에서 드러난 경영 리스크의 중요성

-경영 리스크가 진짜 위기 2023년 SM의 경영권 분쟁은 K팝 위기의 본질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었다.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소유한 주식 향배가 중요하게 다뤄졌지만, 그것은 K팝의 본질과 정체성에 맞게 처리되어야 했는데 실제 결과는 이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이브는 2월 10일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14.8%를 인수, SM 1대 주주로 올라섰다. 하지만 카카오가 주당 15만 원에 SM 지분 공개매수에 돌입하면서 12만 원에 공매하던 하이브에 압박감을 주었다. 4천억 원대 이상의 자금을 들여 이수만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하이브와 팬들에게 바람직한지 의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은 3월 12일부로 인수 절차를 전격 중단했다. 이 중단으로 승자는 카카오가 되는 것으로 ..

공연 예매 추첨제는 암표 근절에 성공할까?

-예매 추첨제의 성공 조건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교수, 미래학회 연구학술 이사, 평론가) 국민권익위가 암표를 방지하기 위해 공연 티켓의 추첨제 도입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다른 의견을 표하기도 했다.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한다. 과연 어느 쪽에 신뢰할 수 있을까? 어떻게 구체적인 실행을 하는지가 관건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선 현행 예매 제도와 비교해 추첨제는 어떤 특징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 한국은 선착순 티켓 예매 방식인데, 공연 예매 추첨제는 일본에서 시행하고 있다. 이는 정해진 기간 내에 공연 예매 신청하고 추첨을 통해 선정되면 시간 안에 입금해야 한다. 한국에서 선착순 예매는 본인 좌석을 확인할 수 있지만, 추첨 예매 방식에서는 본인 좌석을 공연 당일까지 확인할 ..

4월 28일은 충무공 탄신일? '산재 노동자의 날'

- '산재 노동자의 날' 스토리 1993년 5월 10일 오후 4시 즈음 태국 나콘 파톰(Nakhonpathom) 주에 있는 한 공장에서 불이 났다. 담뱃불에서 시작한 불은 삽시간에 번졌다. 공장 안에 천과 솜, 플라스틱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불에 타기 쉬운 재료가 많았던 이유는 이 공장이 봉제 인형을 만드는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케이더 그룹(開達集團)은 마텔과 같은 외국 회사의 주문을 받아 디즈니 캐릭터나 심슨 봉제 인형 등을 생산하고 있었다. 이 화재로 188명이 목숨을 잃었고, 469명이 부상을 당했다. 희생자를 수습하는데 2주간이나 걸렸다. 15분 만에 무너진 건물에 희생자들이 깔려 있어서 크레인을 동원해 수습할 수밖에 없었다. 이 참사로 60여 명의 아이가 고아가 되었다. 그만큼 이 참..

눈물의 여왕, 또 보육원 출신은 악당인 이유

-인권 감수성의 문제인가 아니면 흥행 공식인가.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미래학회 연구학술 이사) 영화와 드라마에는 보육원이 곧잘 등장한다. 아무래도 불행한 삶을 다루는 등장인물과 관련된다. 그래서인지 보육원 출신에 대한 부정적인 세계관이 드러나는 사례가 자주 있다. 특히 드라마에는 이런 편견이 더 많이 점철되는 경우가 흔하다. 보육원 출신이 악당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최근 드라마에서도 마찬가지인데, 공중파 드라마는 물론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세계 여러 나라에 공개되는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 ‘눈물의 여왕’을 통해 전형적 설정의 한계가 계속되고 있음을 살필 수 있다.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에서 어린 시절 보육원에서 자란 백하린(장..

서로 다른 '피라미드 게임'과 '건국 전쟁'의 교집합 학폭?

-다큐 ‘건국 전쟁’이 놓친 점 그리고 피라미드 게임의 연결고리 글/김헌식(중원대 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많이 다른 장르의 두 작품에서 공통된 함의를 끌어내는 일은 흔하지 않다. 최근에 화제를 불러 모았던 다큐 영화 ‘건국전쟁’과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이 여기에 해당한다. 장르는 물론이고 소재 형식이 매우 다른 것뿐만 아니라 주제의식도 매우 다르다. 하지만 우리의 교육 현실을 진단하는데 겹치는 지점이 있다. 하지만, 제대로 부각이 안 되는 점이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 두 작품을 통해 우리나라의 학교 제도의 문제 나아가 학교 폭력에 시달리는 문제도 생각할 수 있다.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은 이승만 박사의 업적 가운데 토지 개혁의 효과를 언급한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는..

슬픔? 이제 푸바오는 출근을 안해서 해방이다!

-한국의 푸바오 인기 그리고 동물복지. “내 사랑 외로운 사랑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인가요 사랑의 노래를 불러 보고 싶지만, 마음 하나로는 안되나 봐요.” 전국민적 인기를 한몸에 받아 온 푸바오의 중국반환을 두고 신형원의 ‘외사랑’이라는 노래를 생각해보게 된다. 푸바오라는 동물에 대한 우리 사람만의 짝사랑은 아닌가 싶어서다. 이는 푸바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보기 위함이다. 푸바오를 사랑하는 사람의 관점이 아니라 푸바오의 처지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푸바오는 이제 출근을 하지 않기 때문에 매우 홀가분할 것이다. 하지만 이를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매스 미디어에 비친 팬덤의 기세가 더 강해 보인다. 이런 현상에 주목해야 하지만, 그 본질의 인간 중심주의도 한 번쯤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