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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이제 푸바오는 출근을 안해서 해방이다!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24. 4. 5. 11:48

 

-한국의 푸바오 인기 그리고 동물복지.

 

내 사랑 외로운 사랑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인가요 사랑의 노래를 불러 보고 싶지만, 마음 하나로는 안되나 봐요.”

전국민적 인기를 한몸에 받아 온 푸바오의 중국반환을 두고 신형원의 외사랑이라는 노래를 생각해보게 된다. 푸바오라는 동물에 대한 우리 사람만의 짝사랑은 아닌가 싶어서다. 이는 푸바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보기 위함이다. 푸바오를 사랑하는 사람의 관점이 아니라 푸바오의 처지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푸바오는 이제 출근을 하지 않기 때문에 매우 홀가분할 것이다. 하지만 이를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매스 미디어에 비친 팬덤의 기세가 더 강해 보인다. 이런 현상에 주목해야 하지만, 그 본질의 인간 중심주의도 한 번쯤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국내 최초로 자연분만 출생한 아기 판다이기 때문에 주목을 받았지만, 푸바오의 대중적 인기는 코로나 19 팬데믹과 맞물려 있다. 만약 코로나 19 팬데믹이 없었다면 푸바오의 존재도 모를 수 있었다. 코로나 19 상황에서 우울감과 절망감이 컸기 때문에 푸바오가 이를 치유해 주었다는 점을 생각할 수 있다. 인터뷰를 보면 실제로 많은 국민과 펜들은 코로나 19 팬데믹에서 푸바오의 역할을 높이 평가한다. 이를 보자면 어려운 고통 속에서 힘들어하는 많은 이들에게 큰 힘이 된 것이 사실이다.

다만, 많은 이들이 푸바오를 인지하게 된 것은 직접 대면이 아니라는 점을 생각해봐야 한다. 여기에 맹점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19 상황은 비대면 생활을 매우 익숙하게 만들었다. 주로 직접 대면이 아닌 비대면 콘텐츠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많이 늘어났다.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이용이 증가하고 유튜브를 중심으로 팬덤문화가 크게 확산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코로나 19 팬데믹에서 동물원조차 개방하지 않았다. , 푸바오에게서 좋은 인상을 받은 것은 직접 동물원 관람을 통해서가 아니다. 촬영된 영상이나 인터넷방송을 통해 형성된 이미지의 인지적 구축물이라고 할 수 있다. 직접 푸바오가 출근하는 에버랜드를 방문했을 때 기대했던 모습을 발견할 수 없던 기억이 괜한 게 아니다. 이것은 비단 푸바오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갇혀 있는 동물들은 대부분 관람객에게 관심이 없으며, 피로감을 드러낸다. 이 때문에 잔뜩 기대했던 사람들은 실망하는 것이 다반사다.

 

요컨대 푸바오룽에 관한 영상들은 선택적으로 촬영되고 편집된 내용물들이다. 이미 누군가의 세계관과 프레임에 따라서 구성된 것이다. 원래의 푸바오가 갖고 있는 모습과는 다르다. 더구나 거의 대부분이 사육사와 관계성 속에서 형성된 것이며 관람객이나 일반 국민과는 관계가 없는 스토리라인에 의존한다. 즉 동물원 우리에 갇힌 푸바오를 중심에 둔 창작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다.

 

푸바오가 수많은 사람의 시선이 모이는 출근을 좋아할 리가 없을 것이다. 그나마 성격이 좋아서 덜 신경을 쓸 뿐 사람들의 소음이 존재하는 야외 공간은 편할 리 없다. 20231113일 오전 푸바오의 탈출도 있었다. 야외 방사장 철조망을 타고 넘어갔다. 관람객들의 퇴장 조치가 이뤄졌는데 결국 푸바오는 갇힌 채 존재할 때 안전하고 힐링을 주는 이른바 박제화가 기본이다. 202114일 처음으로 관람객에게 공개된 푸바오는 1154일 동안 출근을 했다. 직장인들이라고 해도 매우 지겨웠을 시간이었다. 마지막 출근은 많은 관람객이나 팬들에게는 슬픔의 시간이었지만, 푸바오에게는 해방의 순간이었을지 모른다.

 

푸바오의 미래를 생각할 때 푸바오가 태어나던 장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산통을 느낀 아이바오는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서 푸바오를 낳았다. 편안하지 못한 바닥도 그렇지만 사방은 철장으로 둘러싸여 있었으니 과연 심리적으로 얼마나 안정이 되었는지 의문이었다. 그리고 출산 과정에서 아이바오의 생식기는 영상으로 촬영되어 인터넷이나 방송 프로그램에 공유되기도 했다. 이것은 푸바오의 미래일 것이다. 여전히 동물복지의 갈 길은 매우 멀다. 푸바오에 관해 좋은 기억만 갖고 사랑하는 마음뿐인 것은 비대면 영상 구성물을 통해 힐링과 위로를 사람만이 받아서다. 중국 반환은 과연 푸바오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지 생각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국내에서는 방송사 등을 중심으로 공개 일정에 궁금증이 가득하다. 하지만, 푸바오가 관람객 앞에 다시 출근을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인가. 중국 쓰촨성 자이언트판다보전연구소로 돌아가는 푸바오가 일반 관람객에 공개되지 말고 편하게 판다들끼리 지냈으면 하는 이유가 되겠다. 철장 우리 앞에서 우리 사람의 행복은 동물의 불행이 될 수 있고, 우리 사람의 슬픔은 푸바오의 행복이 될 수도 있다. 아직은 동물과 소통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외사랑은 슬프다. 앞으로 인공지능으로 동물의 말도 통역할 수 있는 첨단테크놀로지를 통해 동물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날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