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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영화 ‘불의 전차’, ‘우생순’ 그리고 안세영일까?!

글/김헌식(중원대학교 사회문화 대학 특임 교수, 정보콘텐츠학박사, 평론가) 국내외 영화 가운데 올림픽을 다른 영화들은 각각 특징이 있는데, 해외 작품과 우리 영화의 결이 다른 문화적 차이를 보인다. 일단 영미 영화들은 인종차별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영국과 미국이 합작해 만든 1981년 영화 ‘불의 전차(Chariots of Fire)’는 100년 전인 1924년 프랑스 파리 올림픽에서 있었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 그리스의 전자음악 작곡가 반제리스(Vangelis, 1943~2022)가 작곡한 주제음악이 너무나 유명한 작품인데, 그 안에는 인종차별에 관한 주제 의식도 분명하다. 1919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 입학한 해럴드는 유대인 출신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아왔는데, 올림픽에서 1위를 차..

임영웅 콘서트 영화의 의미와 한국 콘텐츠 정책의 미래.

글/김헌식(중원대학교 사회문화 대학 특임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흔히 부모님을 위한 콘서트 티켓을 효도 선물이라고 한다. 어버이날이나 연말 선물이 될 수도 있고 날짜만 적절하다면, 생신 선물도 가능할 수 있다. 그런데 이제는 어느새 그냥 자녀들이 부모님에게 전하는 선물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 그 희소성 때문이다. 문화예술공연에 대한 욕구는 코로나 19 팬데믹을 지나면서 강해진 점 때문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인터넷 매표 문화가 일반화되면서 콘서트 표 구하기는 오히려 쉽지 않게 되어서다. 모바일 매표가 편리하지만, 오히려 더욱 티켓 구하기는 힘들게 되는데 이는 인기 가수의 콘서트일 때 심화한다. 이른바 피를 튀는 경쟁을 해야 하는 피케팅이 이를 이러한 현상을 말해준다. 단순히 일반 경쟁에 아니라 ..

스트레이키즈는 왜 중남미에서 인기가 높은가

-스트레이키즈 5연속 빌보드 200 1위의 의미와 미래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 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2024년 들어서 일각에서는 K팝의 위기라는 말도 나왔다. 적어도 빌보드 정상을 차지하는 아이돌 그룹이 적어진 듯싶으니 이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위기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세계적인 팬덤을 날로 늘려가는 스트레이키즈(Stray Kids)를 보면 이런 생각과 거리를 둘 수 있다. 이번에 스트레이키즈가 5연속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을 보면 당연할 것이다. 더구나 K팝이 상대적으로 약했던 멕시코와 브라질 같은 히스패닉 문화 특히 중남미 지역까지 팬덤 권역으로 확보하는 것은 더욱 고무적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활약과 기록이 가능할 수 있었을까. 그들이 6년 만에 독보적인 행보를..

액션 배우 같다는 김예지, 신드롬 왜?

-문화적 가치가 변화한 것일까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프랑스 파리 올림픽에 참가하고 있는 김예지 선수는 일약 세계적인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해외 유저들도 김예지 선수의 동영상을 열광하거나 공유하고 있다.  여기에 일론 머스크마저 크게 찬사를 보내고 CNN, BBC 같은 유수의 세계 언론 매체도 극찬 퍼레이드 대열에 동참했다. 그런데 이른바 김예지 신드롬에는 이전과는 다른 문화적 변화가 느껴진다.  우선 김예지 선수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아닌 점이 눈에 띈다. 주목도와 화제성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금메달리스트를 생각할 수 있지만, 김예지 선수는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는 사격 10M 종목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물론 중요한 것은 한국 신기록을 작성했던 점이다. 예전에..

‘텍스트 힙’(Text Hip)은 과시욕의 산물인가.

글/김헌식(정보콘텐츠학 박사, 중원대학교 특임교수, 평론가) 2023년 영국의 종이책 판매가 역대 최고 수준인 6억 6900만 권이었다. 이 기록을 만든 주역은 기성세대가 아닌 놀랍게도 Z세대였다. Z세대는 흔히 20대로 볼 수 있는 젊은 층인데 그들이 종이책을 찾은 덕분에 놀라운 책 판매량이 가능했다. 영국에서는 ‘텍스트 힙’(Text Hip)이라는 말도 유행하고 있다. ‘활자’ 등을 뜻하는 ‘텍스트’와 ‘멋지다’라는 힙이 결합한 말이다. 즉, 책읽기 등에 관한 콘텐츠가 선호되는 현상을 말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6월에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은 역대 최고의 방문객 수를 기록했는데, 그 가운데 20~30대가 73%를 차지해 이런 사실이 언론을 장식했다. 더구나 30대는 28%였으나 20대는 무려 4..

왜 지금 워맨스 전성시대일까?

-장나라 이정은의 문화 코드. 글/김헌식(정보콘텐츠학 박사, 중원대학교 특임교수, 평론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를 본다면 그 배경을 워맨스(Womance)의 개념으로 볼 수도 있다. ‘워맨스’는 여성(Woman)과 로맨스(Romance)를 합친 말인데 창작 콘텐츠에서 여성 사이의 진한 우정과 유대감, 나아가 애정 어린 관계를 가리킨다. 이런 설정은 단순히 여성이 주인공인 스토리와 차이점을 갖는다. 최근 대표적인 작품으로 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와 ‘굿파트너’가 있다. 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는 독특하게 여성 캐릭터의 케미를 보여준다. 취준생 이미진(정은지)은 어느 날 갑자기 노년의 여성으로 바뀌는데 알고 보니 오래전 실종된 이모 임순(이정은)이었다. 낮에는 노년의 임순, 밤에는 젊..

영화로 본 사이버 렉카의 종말

-영화 ‘드라이브’(2024)에 비친 유튜버의 종말 글/김헌식(중원대학교 사회문화대학 특임 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유튜버들이 콘텐츠로 삼을 수 있는 소재의 한계가 어디일까, 이를 생각할 수 있는 최근 영화가 ‘드라이브’(2024)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에서는 납치 상황까지 생중계 방송을 한다. 유나 티비를 운영하는 한유나는 처음에는 부진했지만, 80만 정도의 구독자를 확보하는 인기 유튜버의 자리에 오르는데, 정체불명의 크루세이더는 납치 상황을 라이브 방송을 하도록 한다. 이를 통해서 한유나에게 6억 5천만 원의 모금액을 채우도록 하며,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생명을 빼앗겠다고 위협한다. 유나 티비의 접속자들은 처음에는 사실인지 조작인지 알 수 없어 망설이거나 조롱하던 모금액에 소극적이거나 ..

인공지능은 은둔형 외톨이에게 구세주일까?

글/김헌식(중원대학교 사회문화대학 특임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이해준 감독의 영화 ‘김씨 표류기’에서 김정연(정려원)은 자기만의 좁은 방에서 나오지 않는다. 그것도 3년째. 무슨 일이 있었는지 결코 밖으로 나오지 않고 관계의 단절을 철저하게 지켜왔다. 이른바 히키코모리 즉 은둔형 외톨이다. 오로지 하는 일이라면 한강을 보는 일. 그러던 가운데 아무도 보지 않는 밤섬에 갇혀 있는 한 남자를 보게 된다. 막대한 빚을 지고 자살하려 한강에 뛰어든 김승근(정재영)은 밤섬에 표착하게 되는데 이제 마음이 달라졌는지 구조를 애타게 원한다. 하지만 아무도 그를 보는 이는 없다. 그 때문에 김정연은 마침내 집 밖으로 나오게 되고, 그를 구하는 데 크게 이바지를 한다. 영화는 매우 낭만적이고 희망에 찬 결말로 ..

오버투어리즘과 체험 경제의 역설

글/김헌식(중원대학교 사회문화대학 특임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거리가 90㎞ 떨어진 하회마을과 양동마을이 201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 제34차 회의를 통해 세계 문화유산으로 뽑힌 가장 큰 이유는 사람이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600년 넘게 살아온 마을이어서 가치를 크게 인정받았다. 드라마 ‘함부로 대해줘’의 성산마을처럼 갓 쓰고 도포 자락 휘날리며 비녀로 쪽 찐 머리를 장식하고 살지는 않지만, 조선 시대 전통문화와 자연을 간직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있어서 세계 문화유산으로 손색이 없다. 거꾸로 세트장처럼 한옥만 있다면 가치는 매우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문화유산의 가치뿐만 아니라 관광 여행의 가치에서도 마찬가지일 수밖에 없다. 북촌과 남산 한옥마을을 비교했을 때 외국인..

변우석 그리고 우리 시대 공항의 욕망.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한동안 공항에서 여행 기분 내기 놀이가 유행한 적 있다. 비록 해외여행을 가지 못해도 그 기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공항전망대에서 비행기를 내려다보며 사진을 찍을 수 있고, 한때 관광 비행 상품도 있었다. 또한, 공항에는 면세 쇼핑을 즐길 수 있고 나름 유명한 맛집도 있다. SNS에 자랑할 수 있는 사진은 충분히 얻을 수 있었다. 비록 여행을 가지 못해도 마치 여행을 가는 것처럼 자랑할 수도 있었다. 중요한 것은 SNS에 자신을 드러내는 용도로 공항이 사용된다는 점이다. 공항은 욕망의 출국장이다. 이를 바로 보여주는 것이 셀럽들에 몰려드는 인파다. 그 인파는 보통 팬이라고 하지만 사실 모두 진짜 팬인지는 알 수가 없다. 정말 그 셀럽을 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