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시네마 리뷰 40

낙관적인 희망은 위험해, 그럼 어떤 희망?

낙관적인 희망은 위험해, 그럼 어떤 희망?낙관적인 희망의 역설''''파란입이 달린 얼굴(2018) 빅터 프랭클의 주요 저서 가운데 하나인 《죽음의 수용소에서》(Man's Search for Meaning: An Introduction to Logotherapy)에서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특징을 말했다. 두 가지 유형에서 어느 쪽이 살아남았을까. 미래를 낙관적으로 바라보며 내일 전쟁이 끝나고 풀려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쪽과 곧 수용소에서 풀려날 것이라는 생각은 안하지만 매일매일 수용소의 생활에 맞서 열심히 살아가는 쪽 가운데 어느 쪽일까. 낙관적인 희망을 품고 활기차게 생활하는 사람들은 능동적이었고 생활은 빛났다. 그러나 그것은 오래가지 못했다. 낙관적인 희망은 절망으로 변했고 극심한 우울증에 빠지게..

말을 못하면 사랑을 못하나요?

말을 못하면 사랑을 못하나요? 쉐이프 오브 워터.-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농인 청소부 엘라이자(샐리 호킨스)는 욕실에 물을 받아 놓고 그 안에서 자위를 즐긴다. 이런 장면은 영화의 초반부에 등장하기에 좀 약간 당황스러움을 보는 이들에게 안길 수 있다. 첫번 째 장면에서는 잘못 봤나 싶다. 두번 이상 반복되면 그때서야 관객들은 자신이 짐작한 내용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하게 된다. 물론 반복적으로 여러번 나온다. 반복이라함은 패턴을 말하는 것이고 이는 그녀의 삶 일상을 드러내주는 것이다. 혼자 욕실에서 자위를 하는 장면은 19금에 해당라는 장면이기 때문에 단지 선정적인 장면으로만 생각할 수 있지만 장애를 가진 여성의 사랑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 그녀의 이웃은 회사에서 쫓겨난..

´킹스스피치´ 왕의 연설은 어떠해야 하는가

´킹스스피치´ 왕의 연설은 어떠해야 하는가 (King´s Speech)와 지도자의 삶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연설에 어린 아이부터 청년, 노인 그리고 가난한 빈민에서 부터 부유한 상류층에 이르기까지 모두 한 마디 한 마디 흘러 나올 때마다 놓칠세라 귀를 기울이고 있다. 독일과의 전쟁에 임박하여 국왕이 말하는 연설인지라 단어하나가 사람들의 미래와 삶을 좌우할수도 있다. 마침내 연설은 끝나고 군중은 열렬한 박수와 환호를 보낸다. 그 누구도 연설을 한 사람이 언어장애인이었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영화 (King's Speech)의 마지막 장면이다. 연설을 한 영국 국왕 조지 6세(콜린 퍼스)와 언어치료사 라이오넬 로그(제프리 러시)는 서로를 바라보며 눈물을 글썽인다. 언어장애인이었던 조지 6세가 마침내 대중연설..

영화 <도가니>속 교장 행정실장은 현실에 없다?

영화 속 교장 행정실장은 현실에 없다영화가 아동 범죄 예방역할하려면 범죄자 얼굴 바꿔야 한국의 아이들은 영화 의 차태식(원빈)과 영화 의 교장, 행정실장 중에 누구를 더 따라갈까. 아마도 차태식을 따라갈 것이다. 잘 생기고 멋진 차태식이니 말이다. 다행하게도 전당포 귀신이라는 아저씨는 악당이 아니라 오히려 끝까지 어린 송이를 지켜주는 영웅이 되었다. 하지만 만약 차태식이 정말 범죄자이었다면 어떠했을까. 그렇다면 송이 엄마의 예상대로 정말 이웃집 아저씨는 위험한 사람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현실에서 원빈 같은 인물이 범죄자라면 아이들은 많이 속아 넘어갈 것이다. 얼마든지 원빈 같은 마스크의 캐릭터는 아동 대상의 범죄를 저지르고 다닐 수 있다. 실제로 원빈과 같은 걸출한 미남자는 아니지만 많은 경우, 범죄..

'1 대 99' 1%는 적이고 99%는 동지인가

'1 대 99' 1%는 적이고 99%는 동지인가영화 '언터처블- 1%의 우정'과 복지란 무엇인가의 고찰 흔히 진짜 부자는 1%라고 칭해진다. 비판의 대상이 되는 그들은 한편으로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그들의 생활을 알고 싶고, 그들과 함께 어울려보고도 싶다. 그렇게 되지 않을 때 괜한 시기와 분노가 치밀기도 한다. 막상 그러한 1%의 부자를 자신의 친구로 삼게 된다면 보통은 기뻐할 것이다. 그 이유는 아무래도 그들이 돈을 많이 가지고 있고 풍족한 삶을 누리고 있으니 그러한 점이 본인에게도 어느 정도 전이되지 않을까 싶은 심리가 생긴다. 영화 에서 활동보조인 모집에 응모했던 사람들이 품은 생각이기도 하다. 일부는 노골적으로 돈을 많이 받고 풍족한 삶을 같이 공유할 수 있을 거 같아 지원했다고 밝힌다. 하지..

버스 타는 게 누군가에겐 꿈일 수도 있다

[김헌식의 문화비빔밥] 멀미는 장애다, 영화 ‘걷기왕’이 보여준 멀미증후군에 대한 새로운 인식[미디어오늘 김헌식 대중문화비평가] 다른 때도 아니고 지금, 일일 생활권의 한국에서 왕복 네 시간 통학길을 신발을 의지 삼아 걸어다니는 학생이 있다면 보통 이해를 못할 것이다. 더구나 버스가 잘 다니는 곳인데도 걸어다닌다면, 더 오해할 법하다. 차비를 못낼 만큼 집안 환경이 어려울 수도 있다.하지만 담임 선생님의 확인 결과, 그 이유가 가정 형편은 아니었다. 아니 스스로 걷기가 좋다면 이해못할 일도 아니다. 어떤 다른 목적이 있을 수도 있다. 요즘에는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일부러 걷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왕복 네 시간은 좀 심한 듯하다. 맨날 지각을 하는 데도 그 일을 고집한다면, 다른 이유가 있지 않..

덕혜옹주의 조현병이란 무엇일까.

-영화 '덕혜옹주' 속 조현병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이며 나이 육십에 얻은 고종의 유일한 딸이었던 덕혜옹주의 존재가 알려진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는다. 몇 년 전 소설을 통해 세상에 제법 알려지고, 최근 이를 바탕으로 한 영화가 제작되면서 대중적으로 인식되었다. 그런데 덕혜옹주는 조현병을 지니고 있었고 영화에서도 이러한 점이 묘사되고 있다. 조현병 (調絃病, Schizophrenia) 은 만성 사고 장애로 환각, 망상, 환영을 동반한다. 전 세계 인구 중 조현병 증상으로 영향을 받는 사람은 0.3~0.7%이고 일생 동안 조현병에 걸릴 확률은 1%에 이른다. 조울증이 감성의 양극단에 치우치는데 반해 조현병은 이성의 양극단을 오간다. 사고의 비약, 관계망상의 형태가 있는데 망상장애는 대부분 근거 없는 믿음과..

영화에서 장애인의 복수극은 안되는 걸까.

영화에서 장애인의 복수극은 안되는 걸까. -장애인 영화와 장르 영화의 결합, 영화 리뷰 최근 몇 년간 대중문화트렌드 가운데 하나는 사적 복수코드가 지속되었다. 사적인 복수는 어려운 말은 아니다. 드라마와 영화에 복수극이 유행했는데 사적 복수극에서는 주로 그 복수가 개인적인 원한을 푸는 데 모아졌다. 그런데 개인적인 원한을 푸는 방식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왜 문제일까. 이런 개인 차원의 복수는 경찰이나 검찰, 법원과 같은 공식적이고 제도적인 기관을 통해서 공적인 절차를 거쳐서 해결하는 방식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공적인 절차가 아니어도 충분히 복수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문제는 그 수단이 합법적인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폭력이나 살인을 통해서 해결하기에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문화..

신과 함께-죄와 벌...이 사람이 없었다면 성공못했다.

-이 사람이 없었다면 성공못했다. 마지막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을 때 그 안타까움이란 말을 해 무엇할까. 개봉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에서 주인공이 최종 환생을 하는가 하지 않는가는 농아인(聾啞人)에 달려 있었다. 농아가 아니었다면 이야기 자체가 성립이 안된다. 자칫 그렇게 농아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농아인은 감동을 주기 위한 장치에 머물러 버린 듯 하다. 농아인은 청각장애로 언어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말한다. 농아인을 주인공이 못되게 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극적인 이야기구조에서는 그렇게 드러나는 현상이 전부여서는 곤란할 것이다. 주인공 소방관 차홍(차태현)은 많은 이들을 위험에서 살려내어 귀인으로 환생의 문턱에서 그만 천륜을 어긴 죄를 문초당하게 된다. 앞의 모든 ..

어머니가 자립 시킬 수 있을까요

-영화 그리고 자립 생활 글 김헌식/ 박사, 평론가 영화 ‘인사이드 아임 댄싱’(Inside I'm Dancing, 2004)은 탈시설과 자립 생활을 다룬 작품이다. 로리는 근육장애인, 마이클은 뇌병변장애인인데 모두 전동휠체어로 이동한다. 두 사람은 시설 생활을 하기 때문에 언제나 밖의 생활을 꿈꾼다. 이들이 자립생활을 꿈꾸어도 그것을 성취하기는 쉽지 않다. 로리의 적극적인 행동과 의지로 탈시설을 하는데는 성공한다. 막상 자립 생활은 쉽지만은 않다. 이 영화는 자립 생활을 하려는 장애인들의 현실과 고뇌 그리고 그에 관한 사회와 담당 기관 구성원의 편견까지도 지적한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 우리나라에서도 장애인들의 자립 생활에 대한 인식 개선이 영화의 탄생으로 이어진 셈이다. 영화 ‘채비’(2017)은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