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시네마 리뷰

어머니가 자립 시킬 수 있을까요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7. 11. 20. 20:55

-영화 <채비> 그리고 자립 생활

                                                                                                               글 김헌식/ 박사, 평론가

 

영화 인사이드 아임 댄싱’(Inside I'm Dancing, 2004)은 탈시설과 자립 생활을 다룬 작품이다. 로리는 근육장애인, 마이클은 뇌병변장애인인데 모두 전동휠체어로 이동한다. 두 사람은 시설 생활을 하기 때문에 언제나 밖의 생활을 꿈꾼다. 이들이 자립생활을 꿈꾸어도 그것을 성취하기는 쉽지 않다. 로리의 적극적인 행동과 의지로 탈시설을 하는데는 성공한다. 막상 자립 생활은 쉽지만은 않다. 이 영화는 자립 생활을 하려는 장애인들의 현실과 고뇌 그리고 그에 관한 사회와 담당 기관 구성원의 편견까지도 지적한다.


영화 채비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시간이 많이 흘렀다. 우리나라에서도 장애인들의 자립 생활에 대한 인식 개선이 영화의 탄생으로 이어진 셈이다. 영화 채비’(2017)은 한국영화에서는 잘 다루지 않았던 장애인들의 자립 생활에 다루고 있는데 한국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눈길을 끌었다. 영화 인사이드 아임 댄싱’(Inside I'm Dancing, 2004)과 같이 자립 생활을 다루고 있지만 여러모로 다르다. 주인공 인규(김성균)은 발달 장애인이고 시설이 아니라 어머니 집에 산다. 장애인을 가정 특히 어머니가 돌보고 있는 현실을 담아내고 있는 설정이다. 더구나 근육장애인 로리 뇌병변 장애인 마이클보다 인규는 나이가 더 많다. 더구나 로리는 근육장애인이라서 판단과 행동의지가 인규나 마이클에 견줄 수는 없을 것이다. 자립생활을 결심하는 주체도 스스로가 아니라 어머니다. 어머니가 뇌종양 판정 때문에 곧 인규 곁을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모정이라는 한국 영화의 단골 코드가 등장하는 셈이다. 아들의 생활을 위해 어머니가 스스로 아들이 자립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선다. 물론 정부 기관은 보조적일 뿐이다. 무엇보다 빵집에서 스스로 일을 하는 존재임을 드러낸 것은 정말 중요한 설정이었다. 이런 단계의 영화가 나온 것도 그동안의 많은 노력 때문일 것이다.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일반 영화에서 보여준다는 것은 그간 많은 장애 인식개선과 장애 복지 활동의 기여라고 생각 할 수 있다.


채비 영화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그러나 현실과 맞춰 보았을 때 지적할 수 있는 점은 있다. 어머니가 적극적으로 과연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싶고 그것이 단기간에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은 어려운 점이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비유와 은유를 통해서 인규에게 설득하는 과정이 극적인 장치로 등장하기도 한다. 물론 이 대목에서 현실성을 얼마나 담보할 수 있을지 고개가 갸우뚱 거리게 된다. 수십년 동안 아머니에 의존했던 인규가 몇 달 만에 자립생활을 한다는 것은 비약으로 비칠 수 있었다. 달걀 후라이 처럼 잘 붙여지면 좋을 텐데 말이다. 아마도 좋은 긍정의 결말로 맺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자립을 인규가 못하면 매우 비극적이므로 대중성을 잃는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더구나 인규의 자아 정체성에서 주체적인 면이 좀 아쉬운 점도 있다.


인사이드 아임 댄싱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대중적으로 장애인의 자립 생활에 대한 환기를 시켰다. 모성애와 분리된 장애인의 자립 생활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모성성에 바탕을 장애인 자립생활은 드라마틱한 감동에 더 초점을 맞추기 쉽다. 국가 제도적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자립생활에 관한 장애물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 지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한다. 희망의 긍정 결말을 통해 대중적인 흥행을 할 작품이 있고 현실 그대로를 보여줄 영화가 구분될 필요가 때때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