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국가 만들기 274

K팝 위기인가, 거품이 걷히는 건가.

-브랜드 가치의 훼손이 왜 왔는지 봐야 글/김헌식(중원대,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K팝의 위기론은 언제나 있었다. 그런 위기 속에서 성장에 온 것도 사실이다. 다만 지금의 K팝의 위기는 적어도 개별 그룹이나 아티스트, 콘텐츠에서 비롯한다고 할지는 모르지만, 그것은 문화 콘텐츠 소비관점에서 보자면 근본 배경은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일반 상품의 경제성이나 실용성과는 달리 문화 콘텐츠는 브랜드 가치를 포함하는 문화적 향유 가치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 흔한 말로 힙해야 한다. 이 힙이라는 것이 단지 멋지고 간지가 나는 면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시대정신을 이끌어가는 미래지향적 가치가 최소한 있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K팝은 위기에 봉착했다. 우선 K팝의 위기론이 거론되는 맥락에서 두 가지 현상..

안무저작권은 한국에만? 이유가 있다

-음악단체들 "해외선 수익배분 안 한다"지만 댄스음악인 K팝 특성상 ‘안무 저작권’ 강화해야글 김헌식(중원대학교 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미래학회 연구학술이사)년 1월 22일 구글 최고 책임자 니케시 아로라(Nikesh Arora)는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유튜브 광고만으로 8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벌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수익을 가능하게 한 것은 바로 강남 스타일의 댄스, 말춤이었다. 하지만 정작 말춤의 안무가 이주선 씨는 기본 안무비와 싸이가 챙겨준 보너스 외에는 추가 수익이 없었다. 유튜브 조회 1회당 1원씩만 받아도 수백억이 됐을 텐데 말이다. 더군다나 영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등등 많은 콘텐츠에서 이 춤을 무료로 사용했다. 유튜브의 조회 수 카운팅 시스템을 완전히 바꾼 ‘강남 ..

선거 책 출간의 장단점, K팝 팬덤과 비슷?..

글/ 김헌식(중원대학교, 평론가) 조기 대선 바람이 불면서 출판가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바로 대선 주자들이 자신의 책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김문수, 김동연, 한동훈, 홍준표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책을 읽지 않는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의 책 출간은 인쇄업, 제지업, 서점, 출판사 등에 경제적 도움을 줄 수 있다. 더구나 나들이 다니기 좋은 계절은 출판의 비수기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런 정치인의 책 출간은 순기능도 있고, 그 이면에 전제되어야 할 조건도 있는 게 현실이다. 정치인에게 대체로 책을 낸다는 것은 대선 주자로 완주하겠다는 뜻일 수 있다. 다만, 이번에 오세훈 서울 시장이 중도에 사퇴하면서 이례적인 사례를 만들어내긴 했다. 요즘에는 SNS와 유..

저주 인형을 누가 만들어 팔고 사용하는 것일까?

저주 인형을 누가 만들어 팔고 사용하는 것일까?-저주 인형의 심리와 사이버 렉카 그리고 악플 글/ 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 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최근 저주 인형이 많이 팔린다는 분석이 있다. 저주 인형에 이름을 적고 바늘로 찌르는 방식으로 사용한다. 예컨대, 직장 상사 이름을 적고 바늘로 찌르는 것이다. 이 저주 인형을 설명하는 관련 심리학적 개념에는 프로이트의 방어기제 가운데 전위(轉位, displacement, Verschiebung)라는 용어가 해당할 수 있다. 사전적으로 욕구불만인 상황에서 다른 대상에게서 그것을 충족하는 의미이다. 그 예로 직장에서는 잘 참는 사람이 집에만 가면 가족에게 화풀이하는 가장을 생각할 수 있다. 강자에게는 약하고 약자에게는 강한 사람이 이에 해당한다. ..

김수현을 둘러싼 한국적인 문화적 정서법. 왜..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 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권리를 위한 투쟁(Der Kampf ums Recht)’으로 유명한 루돌프 폰 예링(Rudolf von Jhering)이 1884년 3월 12일 빈 법률가협회에서 행한 강연의 초고 제목은 ‘법 감정의 형성에 관하여’다. 그는 기존 법체계나 판결에 따른 처벌에 관해 다른 견해나 생각이 있을 때 항거하고 바로 잡아야 한다고 봤다. ‘법 감정’(Rechtsgefuhl)은 법에 대해 갖는 국민의 마음 작용을 말한다. 감정과 정서는 어떻게 다른 것일까. ‘정서’(emotion)와 ‘감정’(feeling)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감정은 집중적이며 즉각적인 반응이고 정서는 전체적이고 지속되는 마음의 움직임이다. 두 개념의 결정적인 차이는 감정은 생각..

사이버 렉카 대응방법 너무 비싸다.

-플랫폼 책임 의무와 국가적 대리변호 제도도 필요..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 2024년 2월 발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유명인들의 자살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응답자의 93.2%가 "사이버 레커들의 근거 없는 의혹 제기"라고 답했다. 이는 비단 일부 유명인들에게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 때문인지 사이버 레커가 사회문제라는 점에 응답자의 92.0%가 동의했다. 사실 유명인만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얼마든지 그 희생자가 될 수 있는 디지털 미디어 환경이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의식은 공유가 되었지만, 현실적으로 대응하기는 쉽지 않아 왔다. 하지만, 최근 대응이 급(急)진전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 시초는 아이브의 장원영이었다...

악플이 정말 뉴스 기사보다 더 문제인가..

-악플과 온라인 커뮤니티, 옐로우 저널리즘 공생 구조 2019년 10월 포털 다음이 연예 기사의 댓글창을 전면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가수 겸 배우 설리(본명 최진리·25)의 비참한 죽음이 직접 영향을 미쳤다. 평소 악플에 시달렸다는 지적이 빗발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극은 설리에게만 한정되지 않았다. 2019년 11월 24일 가수 구하라도 참혹한 죽음에 이르렀다. 설리 사례와 마찬가지로 네이버와 네이트 같은 포털 플랫폼에 악플 관련 비판이 쇄도했다. 비판을 견디지 못한 네이버는 2020년 2월 19일 댓글창을 전면 폐지한다. 뒤이어 끝내 네이트도 2020년 7월 6일 댓글창을 없앤다. 이렇게 댓글창을 없애면서 연예 기사 자체의 이용이 줄어든 것으로 여러 연구 보고서에서 나타났다. 그렇다면 문제는 해결이 ..

한강 작가의 효과를 확장 지속한다굽쇼?

-한강 신드롬에서 다시 최고은을 생각한다.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 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미래학회 연구학술 이사) 2011년 1월 29일 작가 최고은이 안양시 석수동 월셋방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창피하지만 며칠째 아무것도 못 먹어서 남는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저희 집 문 좀 두들겨주세요” 최고은 작가가 남긴 메모는 어려운 상황을 적나라하게 반영하고 있었다. 사실상 최고은 작가는 가스와 전기가 끊긴 추운 방안에서 굶어 죽은 것이다. 췌장염은 고통을 더욱 가중했다. 이때 최고은 작가의 죽음 때문에 젊은 창작자의 현실이 다시금 부각이 되었다. 작가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이런 공감대의 형성으로 예술인복지재단이 설립되었다. 하지만, 이 제도는 젊은 예술가들을 지원하는 것이..

하얼빈 현빈 경성크리처 박서준 보호해야 할 자산인 이유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미래학회 연구학술이사, 평론가) 2023년 12월 ‘경성 크리처’가 일본에 공개되면서 일본 시청자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경성 크리처’의 주연 배우 박서준을 보려고 팬들이 시청을 했는데 생각하지 못한 설정에 당황했던 것이다. ‘이태원 클라스’를 통해 일본 열도의 핫스타로 부상했던 박서준이 왜 이런 드라마에 출연했는지 의문이 들었을 법했다. 이 드라마에서는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경성에서 발생한 부녀자 실종 사건의 괴생명체가 있었고, 그 괴생명체를 만든 것이 일본군이었다. 일본군이 이런 괴생명체를 만들었을 리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사람들을 대상으로 생체실험을 했던 적이 없다는 점을 들었다. 물론 괴물을 만들어내는 것은 알 수 없지만, 인터넷 검색..

OTT 시대라지만 이순재 연기 대상과 공영 방송 드라마 개소리의 의미.

2024년 KBS 연기 대상에서 영예의 대상 수상자가 배우 이순재여서 새삼 크게 화제가 되었다. 대개 노년 배우가 드라마 대상을 받는 경우가 흔하지 않은 터이다. 무엇보다 이순재 배우의 수상이 가능했던 것은 좋은 드라마 ‘개소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거센 OTT 드라마의 공세 속에서 지상파 드라마가 길을 잃었고, 그 가운데 공영방송 KBS 드라마의 정체성도 흔들리는 가운데 그 방향성을 드라마 ‘개소리’가 보여주었다. 하지만, 드라마 ‘개소리’ 가치와 의미에 대해서 잘 모르는 이가 많다. 2TV 수목 드라마 ‘개소리’는 모처럼 따뜻함과 웃음이 묻어나면서도 현실을 간과하지 않는 드라마여서 눈길을 끌었다. 크게 소재와 구성 그리고 사회적 반영과 가치 실현에서 바람직했다. 우선 소재와 구성면을 보면, 드라마 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