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93

예술가는 예술을 하지 않고 일을 한다.

-조성준의 예술가의 일 최근 정부에서는 예술가에게도 고용보험을 적용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이를 토대로 전국민에게 고용보험제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역시 예술가들은 전위 그룹인가. 무엇보다 이런 고용보험정책은 노동자에게만 해당되는 것으로 생각했던 시대가 이제 바뀌었음을 공표한 셈이다. 고용보험을 언급하지 않아도 어떤 사람들에게는 낯설게 들릴 수도 있지만 예술가도 노동을 한다. 물론 노동자들이 하는 일과는 좀 다를 수 있을 것이지만 본질은 같은 맥락에 있다. 일단 우리가 예술가에게 바라는 일이 있다면 아마도 데이비드 보위(1947-2016)일지 모른다. 그는 항상 우리에게 익숙한 모든 것들에 도발적인 행보를 보이고 권위를 깨는 작업들을 계속 했기 때문이다. 그는 쉴새 없이 변신했고 디스코, 재즈,..

책 리뷰 2022.07.06

역사는 현장, 영화도 현장

-‘영화, 그곳에 가고 싶다.’ 리뷰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칸 영화제에 이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요 상을 휩쓸자, 엉뚱하게도 다른 분야에서 더욱 반색을 했다. 관광업계는 물론이고 정치권에서 봉준호 효과를 생각했던 것이다. 서울시, 고양시 등 각각 지자체가 나서서 ‘기생충’의 촬영 장소를 투어 프로그램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심지어 정치인들은 봉준호 감독의 생가 기념관과 박물관을 건립하겠다고도 했다. 방탄소년단의 뮤직비디오 촬영공간은 아미를 포함한 팬들의 성지 순례지가 된 지 오래다. 엔터투어먼트라는 개념도 다시금 부상했다. 케이 팝이 한류 현상을 일으키며 세계 팬들을 한국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일은 근래 핫하지만, 영화의 촬영 공간에 대한 관심은 케이 팝 뮤직비디오보다 앞선다고 할 수 있다. 비..

책 리뷰 2022.07.06

케이 팝을 왜 알아야 해?

-‘지금 여기의 아이돌-아티스트’ 한국에서는 낯설지만, 방탄소년단 팬클럽 아미가 인정한 대중음악 평론가, 김영대. 주로 유튜브로 방탄소년단에 관해 일찍부터 리뷰를 해 왔기 때문에 아미 사이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다만 뒤늦게 한국에 알려졌을 뿐이다. 이유는 그가 한국이 아니라 주로 미국에서 평론활동을 했기 때문이다. 사실 방탄소년단에 대해서 무조건 긍정적으로 인정하는 평론가이기에 한편으로 방탄소년단을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 아닌가 의구심이 들었다. 이번에 나온 신간 ‘지금 여기의 아이돌-아티스트’를 보니 생각이 좀 달라졌다. 이 책에서 여러 아이돌과 아티스트를 매우 디테일하게 긍정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장점이 두 가지 있는데 우선 한국이 아니라 해외에서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비..

책 리뷰 2022.07.06

K POP 댄스(dance)의 생존투쟁기

-더 댄스-한국 댄스 뮤직 100년사 찰리 채플린은 인생은 가까이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 보면 희극이라고 했다. 댄스음악은 가까이 보면 희극이지만, 멀리 보면 비극이다. 즉 가까이 보면 우습지만, 멀리 보면 우습지 않다. 멀리 전체를 살펴보면 나름의 역사와 배경이 있고 매우 치열한 경쟁과 복잡다단한 계보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강원래·박성건의 ·『더 댄스-한국 댄스 뮤직 100년사』는 그동안 가볍게 익숙하지만, 정리조차 되지 않은 댄스음악을 전체적인 시각으로 조망하고 있다, 이제야 이런 책이 나온 것은 어쩌면 그간의 현실을 되새겨 본다면 이해못할 일도 아니다. 이 글을 쓰는 오늘 댄스 음악 그룹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뮤직어워즈 4관왕에 올랐고, 블랙핑크의 안무 영상이 7억뷰를 돌파했다...

책 리뷰 2022.07.06

방탄소년단 콘서트 연출을 왜 강조하지 않았을까.

-케이팝 시대를 항해하는 콘서트 연출기 리뷰. 책을 읽어갈수록 책 제목이 놀랍게 느껴졌다. 이런 느낌이 있는 경우, 대개 제목에 비해 반전의 내용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책은 책 제목과 다른 내용들이 들어 있어서 놀랍기보다는 당황스러웠다. 책에 관해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집어들었을 때는 가벼운 연출 노트라고 생각했다. 더구나 코믹스 그림체의 만화 형식 삽화까지 대거 삽입되어 있기 때문에 무식하게도 그렇게 생각해버렸다. 물론 연출 노트 형식의 책인 것은 맞지만, 그냥 가벼운 연출 노트는 아니었다. 앞부분을 보면, 자기의 살아온 인생 이야기와 콘서트 연출 경험담을 써내려간 책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도 한 것이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중고등학교 대학에 이르는 학창 시절을 내리 적고 있기..

책 리뷰 2022.07.06

아직도 유행가에 편견이 있으십니까.

-김형수에세이 유행가들 리뷰. 사실 책을 접하고 의외라는 생각을 했다. 저자의 이름 때문이었다. 저자는 민족 문학계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해왔고, 특히 5.18과 떼어낼 수 없는 세계관을 갖고 있는 작가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가볍게 여겨질 수 있는 ‘유행가’라는 단어를 책에 턱 써놓고 있으니 좀 당황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당황하는 것도 편견이겠다. 세월이 흘러 이제 트로트도 지식인들의 입에서 자주 회자되거나 관련 책들이 집필되고 있을 만큼 문화적으로나 음악적인 인식이 바뀌었다. 사실 바뀌었다기보다는 본령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 책의 필자도 트로트에 관한 소설까지 썼으니 이 책이 나올 만 했다. 민중문학에 애정이 있다면 민중이 사랑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관심을 갖는 게 당연하기도 하다. 처음에 가볍게 쓰는 듯..

책 리뷰 2022.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