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104

음모론의 문화심리

음모론이 판치는 거짓말의 사회 2010.04.04 08:53 [데일리안 김헌식 문화평론가]부가가치 수익률에 대한 우려에도 드라마 가 드디어 제작될 모양이다. 주인공으로 정우성과 차승원이 언급되고 있다. 주인공은 대거 교체되었고, 1편과 같은 제작 방식을 취할지 궁금해진다. 드라마 는 여러 작품이 혼종되었다. 기본 모티브는 영화 , 에서 비롯했고, 멜로는 와 연결되어 있다. 주요 캐릭터의 구도는 영화 과 드라마 에서 빚졌다. 카메라의 워킹과 영상 효과는 본시리즈를 생각하지 않고는 설명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혼종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그대로 베꼈다고 볼수는 없을 것이다. 드라마 < 아이리스..

문화 2011.02.09

정말 와인은 막걸리에 무너졌나?

정말 와인은 막걸리에 무너졌나? 2010.04.03 08:50 [김헌식 문화평론가]최근 한 대형 유통점은 8개 점포에서 와인장터를 열고 ´세계 400종 와인 최대 80% 싸게´ 팔고 있다. 5만병 가운데 2만 병은 만원에 판다. 10만 원 이상 구매고객 가운데 2000명에게는 이탈리아 생수 ´산펠레그리노'를 증정하는데, 그 생수의 가격이 무려 만원을 넘었다. 어디 이 대형 유통점만 그럴까. 심지어 원산지인 프랑스보다 한국에서 파는 와인의 가격이 더 싼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왜 이렇게 와인을 싸게 팔고 있는 것일까? 이러한 행사라면 무슨 큰 타이틀이 있어야 할 것이다. 더구나 창립 11주년 기념이니 생경하기도 하다. 재고물량이 많이 남은 것을 털어버리려는 인상이 짙다. 무엇인가 예측을 잘못하고 대량의 와..

문화 2011.02.09

큰 공간만이 대안일까?

큰 공간만이 대안일까? 입력 2010.03.08 13:58 | 수정 2010.03.08 16:51 [김헌식 문화평론가]정말 작은 식당이었다. 식탁은 세 개. 그것도 식탁 하나에 두 명씩만 앉을 수 있었다. 식당은 점심시간만 되면 미어터졌다. 사람들은 줄을 길게 서서라도 그 식당에서 밥을 먹으려 했다. 곧 유혹은 찾아왔다. 넓은 공간에 대한 유혹. 주변의 권유와 함께 드디어 벼르던 주인 아줌마가 식당을 확장 이전했다. 항상 줄서서 기다리던 사람들까지 모두 앉을 수 있게 한다면 정말 식당은 손님들로 그득할 것이었다. 그런데 식당은 썰렁했다. 줄서는 모습은 사라졌다. 어떻게 된 일일까. 공간이 넓어지면서 오히려 사람은 적어보이고, 사람이 적어보이니 음식 맛도 없어 보였다. 북적이는 모습과 줄서는 모습이 사라지..

문화 2011.02.09

이미지 소비시대의 품절남녀 심리

이미지 소비시대의 품절남녀 심리 2010.03.06 12:33 [김헌식 문화평론가]"너 자신에게 한 번 물어봐 너는 누군가의 가치를 판단할 때 그 자신이 아니라 그와 함께 있는 남자나 여자를 보고 판단한 적이 없어?"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자신의 소설에서 한 말이다. '품절남녀'라는 말이 유행이다. 대중문화계를 이들이 주름잡고 있고, 누가 품절남녀인지 꼽는 글이 종종 눈에 띈다. 여기에서 품절(品切)은 물건이 다 팔리고 없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동남', '동이 남', '물건 없음'으로 순화되기도 한다. 사람을 상품으로 규정하니 비판이 쏟아질 만도 하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사람을 상품으로 비유하는 사회문화심리를 일단 정리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더구나 품절남녀들은 실제적 존재가 아니라 애초에 이미지..

문화 2011.02.09

김연아 1등주의와 이규혁의 눈물

김연아 1등주의와 이규혁의 눈물 2010.02.24 10:08 | 수정 2010.02.24 10:13 [김헌식 문화평론가]스케이팅 신동 이규혁 선수는 경기가 끝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압박감을 못 견뎠던 것 같다."라고 했다. 여기에서 압박감은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1등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비롯한 것이다. 20여년 동안 이규혁 선수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번 우승하는 등 스피드스케이팅의 한국 간판스타였다. 하지만 유독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해 마음고생을 심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이 밝혔듯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기 때문에 실력 있는 선수가 아니라는 인식 때문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어도 시민들은 그에게 많은 성원과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이규혁 선수보다 모태범 선수를 ..

문화 2011.02.09

왜 호랑이 민화는 화려한가?

왜 호랑이 민화는 화려한가? 2010.02.15 11:57 [김헌식 문화평론가]경인년 새해 호랑이 관련 전시회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호랑이는 주로 민화에 등장한다. 민화는 백성의 그림이었다. 그 모습은 양반과 지식인들이 그린 그림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지식인들의 (심사정)의 호랑이는사실감만을 더하려 했다. 민화 속의 호랑이는 극히 화려하면서도 희화화되는 일이 많다. 호랑이는 왜 기층민중의 그림인 민화 속에 더 많이 존재했고, 다른 그림보다 더 화려하거나 캐릭터의 특징이 강렬했을까? 사람의 본능 중에는 다른 이들보다 자신이 더 낫거나 가치가 있는 존재로 여겨지는 것에 대한 추종심리가 있다. 만약 사회를 지배자와 피지배자로 나눈다면, 지배자는 피지배자에 대한 우월성..

문화 2011.02.09

왜 조폭은 사투리를 사용하는가

왜 조폭은 사투리를 사용하는가 2010.02.13 16:59 [김헌식 문화평론가]최근 전라남도 공보관실은 한국방송작가협회에 공문을 보내 드라마 나 을 예로 들며 전라도 사투리가 전라도 사람들을 비하하는 웃음거리 수단으로 자주 악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구나 '폭력배와 사기꾼 등 삐뚤어지고 그릇된 전라도 사람들에 대한 묘사는 전라도 사투리로 도벽이 되다시피 하고 있다' 고 지적했다. 때문에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사람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고 이는 지역 이미지 형성에도 부정적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 전라도 사투리를 통해 대중적으로 크게 알려진 배우 박철민이 CBS 를 통해 반박했다. 즉 드라마에 사용되는 전라도 사투리는 부정적이지 않고, 오히려 지역 홍보에..

문화 2011.02.09

<김헌식 칼럼>´소시´가 소녀들을 죽인다?

´소시´가 소녀들을 죽인다? 2010.02.12 11:41 [김헌식 문화평론가]빈부의 격차가 극도로 심한 나라는 부가 어느 정도 분배가 된 나라보다 유행이 빠르게 변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때 부자가 입는 옷 스타일을 가난한 이들이 모방할 여력이 일어나지 않는다. 로마와 그리스의 귀족과 부자들은 매우 화려하고 사치스럽게 살았지만, 이를 평민들이 흉내 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중세 영주들은 화려하게 살았지만, 백성들은 빈곤하고 처참한 생활을 감내해야했다. 17세기 스페인 궁정은 세계에서 가장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공간이었지만 스페인의 일반 국민들은 극도의 빈곤 속에서 생활했다. 유럽에서 상인계급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면서 이들은 영주들의 의복을 흉내 내기 시작했다. 프랑스 혁명 당시에 사람들이 자유를 누..

문화 2011.02.09

꿀벅지보다 철벅지가 오래산다?

꿀벅지보다 철벅지가 오래산다? 김헌식 최근 대중문화 트렌드에서 갑자기 허벅지가 금벅지가 되었다. 대개 무릎 위의 넓적다리를 허벅지라고 하고 전문 용어로 대퇴(大腿, thigh)부라고 한다. 보통 허벅지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매우 중요한 기능과 의미를 담고 있다. 잘 드러나지 않는 허벅지가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바지를 허벅지까지 걷어 올렸다'라는 문장은 뭔가 보통이 아닌 상황을 맞아 이에 대응하는 사람의 모습을 표현한다. 허벅지가 '허벅다리 안쪽의 살이 깊은 곳'이라는 의미로 쓰일 때는 더욱 그렇다. 이 때문에 '허벅지를 드러내다'라면 평소에 보기 드문 살을 드러내는 것이고, 성적인 의미까지도 포함하기도 한다. '허벅지의 살을 베어낸다'는 말은 허벅지가 그만큼 많은 살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를 ..

문화 2010.02.23

´의형제´와 ´추노´, 다르고도 같은 쫓음과 쫓김의 화두

´의형제´와 ´추노´, 쫓음과 쫓김의 화두 By 김헌식 -디아스포라의 사회와 분단 보통 드라마와 영화에서 추격의 대상은 누명이건 진범이건 범죄자였다. 하지만 최근의 상황은 훨씬 다채로워 지고 있다. 쫓는 자가 반드시 형사나 요원일 필요도 없고, 추격의 목적이 공공의 명분도 아니다. 영화 에서 보도방 운영주인 조필성(김윤석)은 처음에는 자신이 데리고 있던 아가씨들을 쫓는다. 도망간 성노예(?)를 쫓는 셈이다. 하지만 정작 여성들을 채 간 이는 변태적 고객이었다. 조필성은 심각한 문제적 인간인 지영민(하정우)를 잡으면 여성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필사적으로 그를 쫓는다. 추노의 해결 고리는 바로 지영민이 잡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영민을 잡았어도 비(婢)를 찾을 수는 없었다. 조필성이 결국 여성..

문화 2010.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