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국가 만들기 267

임영웅 콘서트 영화의 의미와 한국 콘텐츠 정책의 미래.

글/김헌식(중원대학교 사회문화 대학 특임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흔히 부모님을 위한 콘서트 티켓을 효도 선물이라고 한다. 어버이날이나 연말 선물이 될 수도 있고 날짜만 적절하다면, 생신 선물도 가능할 수 있다. 그런데 이제는 어느새 그냥 자녀들이 부모님에게 전하는 선물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 그 희소성 때문이다. 문화예술공연에 대한 욕구는 코로나 19 팬데믹을 지나면서 강해진 점 때문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인터넷 매표 문화가 일반화되면서 콘서트 표 구하기는 오히려 쉽지 않게 되어서다. 모바일 매표가 편리하지만, 오히려 더욱 티켓 구하기는 힘들게 되는데 이는 인기 가수의 콘서트일 때 심화한다. 이른바 피를 튀는 경쟁을 해야 하는 피케팅이 이를 이러한 현상을 말해준다. 단순히 일반 경쟁에 아니라 ..

스트레이키즈는 왜 중남미에서 인기가 높은가

-스트레이키즈 5연속 빌보드 200 1위의 의미와 미래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 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2024년 들어서 일각에서는 K팝의 위기라는 말도 나왔다. 적어도 빌보드 정상을 차지하는 아이돌 그룹이 적어진 듯싶으니 이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위기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세계적인 팬덤을 날로 늘려가는 스트레이키즈(Stray Kids)를 보면 이런 생각과 거리를 둘 수 있다. 이번에 스트레이키즈가 5연속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을 보면 당연할 것이다. 더구나 K팝이 상대적으로 약했던 멕시코와 브라질 같은 히스패닉 문화 특히 중남미 지역까지 팬덤 권역으로 확보하는 것은 더욱 고무적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활약과 기록이 가능할 수 있었을까. 그들이 6년 만에 독보적인 행보를..

액션 배우 같다는 김예지, 신드롬 왜?

-문화적 가치가 변화한 것일까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프랑스 파리 올림픽에 참가하고 있는 김예지 선수는 일약 세계적인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해외 유저들도 김예지 선수의 동영상을 열광하거나 공유하고 있다.  여기에 일론 머스크마저 크게 찬사를 보내고 CNN, BBC 같은 유수의 세계 언론 매체도 극찬 퍼레이드 대열에 동참했다. 그런데 이른바 김예지 신드롬에는 이전과는 다른 문화적 변화가 느껴진다.  우선 김예지 선수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아닌 점이 눈에 띈다. 주목도와 화제성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금메달리스트를 생각할 수 있지만, 김예지 선수는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는 사격 10M 종목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물론 중요한 것은 한국 신기록을 작성했던 점이다. 예전에..

‘텍스트 힙’(Text Hip)은 과시욕의 산물인가.

글/김헌식(정보콘텐츠학 박사, 중원대학교 특임교수, 평론가) 2023년 영국의 종이책 판매가 역대 최고 수준인 6억 6900만 권이었다. 이 기록을 만든 주역은 기성세대가 아닌 놀랍게도 Z세대였다. Z세대는 흔히 20대로 볼 수 있는 젊은 층인데 그들이 종이책을 찾은 덕분에 놀라운 책 판매량이 가능했다. 영국에서는 ‘텍스트 힙’(Text Hip)이라는 말도 유행하고 있다. ‘활자’ 등을 뜻하는 ‘텍스트’와 ‘멋지다’라는 힙이 결합한 말이다. 즉, 책읽기 등에 관한 콘텐츠가 선호되는 현상을 말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6월에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은 역대 최고의 방문객 수를 기록했는데, 그 가운데 20~30대가 73%를 차지해 이런 사실이 언론을 장식했다. 더구나 30대는 28%였으나 20대는 무려 4..

왜 지금 워맨스 전성시대일까?

-장나라 이정은의 문화 코드. 글/김헌식(정보콘텐츠학 박사, 중원대학교 특임교수, 평론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를 본다면 그 배경을 워맨스(Womance)의 개념으로 볼 수도 있다. ‘워맨스’는 여성(Woman)과 로맨스(Romance)를 합친 말인데 창작 콘텐츠에서 여성 사이의 진한 우정과 유대감, 나아가 애정 어린 관계를 가리킨다. 이런 설정은 단순히 여성이 주인공인 스토리와 차이점을 갖는다. 최근 대표적인 작품으로 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와 ‘굿파트너’가 있다. 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는 독특하게 여성 캐릭터의 케미를 보여준다. 취준생 이미진(정은지)은 어느 날 갑자기 노년의 여성으로 바뀌는데 알고 보니 오래전 실종된 이모 임순(이정은)이었다. 낮에는 노년의 임순, 밤에는 젊..

영화로 본 사이버 렉카의 종말

-영화 ‘드라이브’(2024)에 비친 유튜버의 종말 글/김헌식(중원대학교 사회문화대학 특임 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유튜버들이 콘텐츠로 삼을 수 있는 소재의 한계가 어디일까, 이를 생각할 수 있는 최근 영화가 ‘드라이브’(2024)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에서는 납치 상황까지 생중계 방송을 한다. 유나 티비를 운영하는 한유나는 처음에는 부진했지만, 80만 정도의 구독자를 확보하는 인기 유튜버의 자리에 오르는데, 정체불명의 크루세이더는 납치 상황을 라이브 방송을 하도록 한다. 이를 통해서 한유나에게 6억 5천만 원의 모금액을 채우도록 하며,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생명을 빼앗겠다고 위협한다. 유나 티비의 접속자들은 처음에는 사실인지 조작인지 알 수 없어 망설이거나 조롱하던 모금액에 소극적이거나 ..

영화 ‘밤낚시’는 한국 영화계의 파랑새가 될까?

글/김헌식(정보콘텐츠학 박사, 중원대학교 특임교수, 사회문화평론가) 배우 손석구 주연의 ‘밤낚시‘는 여러모로 눈길을 끌었고, 한국 영화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어 보였다. 대규모 제작비의 블록 버스터 혹은 텐트폴 영화라도 번번이 흥행에서 참패하고, 다양한 영화가 부족한 상황에서 일부 소수의 영화가 스크린을 독과점하는 문제는 여전하다. 여기에 멀티플렉스가 상영관 97%를 소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티켓 가격은 짧은 기간 동안 40% 정도까지 올랐다. 여기에 객단가가 낮으므로 제작사나 관객이 피해를 보기도 한다. 더구나 젊은 관객을 중심으로 숏폼 콘텐츠와 같이 짧은 분량의 콘텐츠를 선호한다.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을 선호하는 경향도 커졌다. 따라서, 이런 맥락에서 관객들은 코로나 19 이전과 비교해서 6..

드라마가 왜 노인 범죄를 다뤄야 할까요?

-드라마가 노인 대상 범죄를 다루는 법.  글/김헌식(정보콘텐츠학 박사, 중원대학교 특임교수, 사회문화평론가)  드라마는 단지 엔터테먼트를 위한 콘텐츠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다. 재미만 있으면 되었다가 대리충족을 위한 콘텐츠라는 시선이 있다. 그렇다고 묵직한 메시지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사회적 주제의식을 전면서도 재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런 드라마들은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크래시’는 독특한 소재로 화제를 불러 모았다. 범죄 수사물이었지만, 교통 범죄를 중심으로 활약하는 남강 경찰서 TCI팀의 활약을 그리며 민생을 어렵게 하는 교통 범죄의 민낯을 드러내 주었다. 그 가운데 인상적인 에피소드는 노인 교통사고였다. 단순 보행 사고인 줄 알았는데, 수사해 보니 형사 합..

사생팬이라는 말은 이제 없어져야 합니다.

사생팬은 없다, 범죄자 뿐! 글/김헌식(정보콘텐츠학 박사, 중원대학교 특임교수, 사회문화평론가) 사생팬은 사생활을 침해하는 극성팬을 의미한다. ‘obsessive fan’이라는 말도 쓰는데 강박적으로 집착하는 팬을 의미한다. 이런 사람들을 팬이라고 하는 이유는 스타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간주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따라다니는 이들은 예전에는 인기의 척도로 여겨지기도 했다. 마치 소문난 맛집의 줄 서기를 연상하게 했다. 개인이나 소속사가 이를 이용한 면도 있다. 하지만. 사생팬은 없으며 오로지 범죄자만 있다. 적절한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들은 단순히 팬을 따라다니는 수준이 아니라 집과 같은 사적인 공간에 침입하기도 한다. 집안에 들어와 스타의 물건을 가져가기도 하고 물리적 접촉으로 폭행을 가하..

드라마 ‘졸업’에 비친 베이비 부머 강남 키즈의 한국인 심리?!

-100세 시대의 한국인의 인식 구조의 변화 글/김헌식(정보콘텐츠학 박사, 중원대학교 특임교수, 사회문화평론가) 드라마 ‘졸업’에서 남자 주인공 이준호(위하준)는 어느 날 갑자기 잘 다니던 대기업 직장을 그만두고 학원계 진출을 선언한다. 이 같은 선언에 친구는 물론 학부모도 의아하게 생각하며 완강하게 반대한다. 당연한 노릇이었다. 누가 봐도 누구라도 부러워하는 좋은 직장을 다니는데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준호가 직장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직장생활이 어렵지 않다고 말하는 이준호였다. 이준호의 힘든 직장생활을 묻는 아버지에게 되려 직장생활이 어려우셨냐고 반문을 한다. 이에 대해 우물쭈물 아버지는 대답을 피하고 자리를 뜨기도 한다. 좋은 직장에 적응도 잘해 문제가 없던 이준호는 왜 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