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국가 만들기 267

알파세대의 바퀴 벌레에는 무엇이 담겼을까?

-미래에 사랑과 생존을 갈구하는 심리 영화 ‘설국 열차’에서 마지막 꼬리 칸 사람들이 주식으로 먹던 음식은 많은 관객에게 충격을 주었다. 그 음식은 바로 바퀴벌레를 갈아 만든 일종의 양갱(묵)이었다. 꼬리 칸 사람들이 바퀴벌레를 먹어야 하는 설정을 통해 관객들은 봉준호 감독이 비참한 삶을 부각하려 했던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 장면에서 궁금했던 것은 정작 엉뚱한 것이었다. 열차 안에 그렇게 많은 바퀴벌레가 무엇을 먹고 자랄 수 있는가였다. 바퀴벌레가 먹는 먹이는 사람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집에 바퀴벌레가 꼭 붙어서 사는 이유다. 바퀴벌레는 사람과 붙어살지만, 사람의 음식에 기생해 살 뿐 도움을 주는 것은 없다. 음식이 부족할 텐데 설마 죽은 사람을 주는 것은 아니겠지. 보통 바퀴벌레의 등장은 그..

사람을 키우는 비용 VS AI의 비용?

-환경 오염을 넘는 AI 세대 필요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 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가상 인간은 실제 인간은 아닐뿐더러 로봇도 아닌데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버추얼 이미지 영상콘텐츠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가상 인간은 두 가지 기술에 기반을 두고 만들어진다. 하나는 이전에 없던 형태에서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모두 새롭게 만들어내는 풀 3차원(3D) 기술 기반이며 다른 하나는 원래 존재한 이미지상에 AI를 매개로 눈, 코, 입을 바꾸는 2차원(2D) 딥페이크 기술이다. 가상 인간을 통해 모델로 활동하는 것만이 아니라 아이돌 그룹 활동까지 하게 하는데 모두 비용이 들어간다. AI 딥페이크 기술을 통해 만드는 가상 인간은 이르면 하루 만에도 제시할 수 있다. 제작비용은 500만~1천만 원..

프롬프트 엔지니어는 정보 검색사의 운명일까?

-‘문과라 죄송’은 안녕? 프롬프트 엔지니어 새 직업의 표상이 될까.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 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2022년 2월 초 AI스타트업 앤스로픽은 프롬프트 엔지니어 구인 공고를 내며 연봉 33만5000달러(약 4억3600만) 이 기업은 구글이 5000억원을 투자했던 것으로 유명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보스톤 어린이 병원과 법무법인 미쉬콘 드 레야에서도 프롬프트 엔지니어를 고용했다. 이런 사례들이 알려지면서 프롬프트 엔지니어 눈길을 끌기 충분했다. 그렇다면 정말 그러할 지 가늠해 볼 필요가 있다.  2023년 챗 GPT 등으로 초거대 언어모델(LLM)의 부각 함께 주목받고 있는 직종이 프롬프트 엔지니어(Prompt Engineer)다. 프롬프트 엔지니어에서 프롬프트란 뭘까?..

레벨업을 원하는 세대, 미래는?

-공정세대의 기원 그리고 현실을 넘어  “왜 그들은 공정함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일까요?”  이런 질문을 꽤 많이 받았다. 언론 보도는 물론 논문이나 책으로 다뤄지기도 한다. 여기에서 그들은 젊은 세대를 가리킨다. 흔히 MZ 세대를 일컫는다. 더 구체적으로는 90년대생들로 더 좁혀서 말하기도 한다. 90년대생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하면서 이들의 언행에 당황스러워했던 기성세대들이 이 젊은 세대를 가리켜 공정세대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공정함에 대해서 어느 세대보다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공정함에 대해 왜 그들이 민감한지에 대해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여러 대답을 내놓고는 했다. 기성세대와 달리 자아실현에 더 관심이 많고 주체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수도..

챗GPT가 천재적인 결과물을 내놓는다면?

-천재적이냐 창조적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 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KBS ‘9층 시사국’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챗GPT가 불러올 사회적 영향에 관해 다룬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 프로그램에서 필자가 주목한 장면은 실제로 챗GPT를 활용하도록 허용한 수업 장면이었다. 처음과 달리 부작용에 관해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과감하게 학생들에게 활용하게 한 강의자의 결단도 대단했지만, 그 주목의 중심은 그 교육적 결과였다. 먼저 강의자는 학생들에게 특정 주제를 주고 논술 문제를 냈다. 그리고 다음 과정에서는 챗GPT를 활용해서 논술 답안을 쓰도록 했다. 챗GPT를 활용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어떻게 결과가 달라지는지 살펴보기 위한 간단한 실험이었다. 답안지를 전후 비교했을 때 정말 도..

알파 세대: 결혼·출산 판단 재편?

-한 세대의 문화가 바뀌고 있다.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사람은 자신이 취할 기회와 여건이 많을수록 그것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모를 수가 있다. 뒤늦게 그것을 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깨달음을 얻고는 한다. 문화는 유행이나 트렌드와 달리 장기적인 시간 흐름 속에 존재한다. 이는 10년 단위 세대 분석이나 연간 트렌드 분석 서적들이 커버할 수 없는 지점들이다. 부모세대가 겪어 낸 삶이 결국 다음 세대에게 문화적 가치의 변용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생각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은 새로운 세대의 주류로 부상하고 있는 알파 세대에게 이어지고 있다. 우리가 흔히 X세대, M세대, Z세대라고 구분을 하지만 그 구분을 10년 단위로 하는 것이 문화적으로 적절한지는 ..

알파세대, 장자 겸 막내多

-형제자매 프리미엄의 대안을 묻다.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 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예전에 막내 가운데 천재들이 많고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는 경우가 흔했다. 여러 형제 사이에서 왜 막내가 이렇게 독특해질까 봐 궁금할 수 있었다. 이런 점에 대해서 분석을 시도한 학자가 있었는데, 바로 정신분석학자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였다. 아들러(Adler)는 개인 심리학 관점에서 출생 순위에 따라서 성격과 재능이 발현되는 점을 지적한 바가 있다. 그는 막내에 대해서 다른 형제자매에 자극을 받고 경쟁에서 이겨내야 하는 환경에 처한다고 보았다. 물론,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을 수 있기에 쉽게 그 상황을 빼앗기지 않는다. 아무래도 막내이기에 좀 더 편애(偏愛)할 수 있다. 약한 존재이기 때..

뭣이 스마트폰 중독인디?

-학습과 노동, 생계를 좌우하는 스마트폰에 대해 재인식해야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 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우리는 보통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을 잘 쓴다. 아무리 좋아도 지나치면 나쁘다. 이런 뜻이다. 그런데 지나치게 공부하면 나쁘게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찬사를 보낸다. 책을 밤새 읽으면 자랑거리가 된다. 과(過)독서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하지만, 텔레비전을 밤새보면, 좋게 말하는 경우가 없다. 그런데 봉준호 같은 명감독도 주말의 명화만 기다렸고 밤새 봤기 때문에 아카데미 수상을 할 수 있었다. 밤새 텔레비전 영화를 보는 어린 봉준호를 보면서 부모님이나 선생님은 걱정했을 법하다. 이런 우려와 걱정의 대상은 매체의 발달 역사와 함께 변한다. 영화, 비디오, 게임 그리고 이제 스마트..

지금 청춘들은 ‘보더리스’(Borderless) 세대일까?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 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MBN ‘한일가왕전’에는 1970-80년대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던 한국 가수들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특히, 계은숙의 히트곡들은 기성세대조차 처음 들어본 노래들이었다. 20세기를 풍미한 한류 가수로 부를 수 있어 보였다. 하지만, 엄밀하게 말해 한류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일본인에게 맞춘 노래들이기 때문이다. 가수 김연자도 마찬가지로 일본에서 부른 노래들은 대부분 한국에서 알지 못한다. 단지 그들은 일본에서 인기 있는 가수인데 한국인 가수라는 정도일 수 있다. 2000년대 초반에 보아가 일본에 진출했을 때도 일본인에 맞춘 철저히 현지화된 노래들이었다. 따라서 한국에서 보아가 어떤 일본 노래를 불렀는지 모른다. 알아도 크게 시선..

올림픽 영화 ‘불의 전차’, ‘우생순’ 그리고 안세영일까?!

글/김헌식(중원대학교 사회문화 대학 특임 교수, 정보콘텐츠학박사, 평론가) 국내외 영화 가운데 올림픽을 다른 영화들은 각각 특징이 있는데, 해외 작품과 우리 영화의 결이 다른 문화적 차이를 보인다. 일단 영미 영화들은 인종차별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영국과 미국이 합작해 만든 1981년 영화 ‘불의 전차(Chariots of Fire)’는 100년 전인 1924년 프랑스 파리 올림픽에서 있었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 그리스의 전자음악 작곡가 반제리스(Vangelis, 1943~2022)가 작곡한 주제음악이 너무나 유명한 작품인데, 그 안에는 인종차별에 관한 주제 의식도 분명하다. 1919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 입학한 해럴드는 유대인 출신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아왔는데, 올림픽에서 1위를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