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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춰와 뉴진스에게는 노동조합이 필요해?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 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최근 JYP엔터테인먼트 미국 법인에 그룹 비춰(VCHA)의 멤버 케이지(KG)가 소송장을 냈다. 계약해지 소송이었다. 이런 소송전이 벌어진 것 자체는 매우 당황스러운 일이다. 일본에서 성공적인 활동을 했던 니쥬(NiziU)처럼 이제 한국의 K팝 시스템의 미국진출 사례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다. 애초에 비춰의 기획과 컨셉 그리고 과정은 순조로워 보였는데 말이다. 그렇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다른 결이 존재하고 있었다. 이는 우리 K팝의 정체성을 근본적으로 되돌아봐야 할 계기가 되어야 한다. 비춰는 2024년 1월 26일 데뷔한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5인조 걸그룹으로 데뷔 전부터 전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미국 현지화된 다..

오징어 게임에 바라는 세계인들의 심리

-‘오징어 게임 2’의 관전 포인트는?-오징어 게임에 바라는 세계인들의 심리글/김헌식(중원대 특임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우선 성기훈(이정재)의 변화와 활약이다. 비록 우여곡절 끝에 성기훈은 시즌 1의 우승자가 되었지만, 잘못된 오징어 게임판을 뒤집기 위해 다시 도전하는 중심 캐릭터라는 점은 관전 포인트가 된다. 자본이 만들어낸 게임판인데 구체적으로 누가 만들어 운영하는지 그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그의 분투를 기대하게 한다. 이에 대응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은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그가 성기훈을 방해하고 진실을 은폐하려는 반동적 행위도 빌런의 역할로서 그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다만, 프론트맨이 본래 오징어 게임의 우승자였다면, 그것이 성기훈의 또 다른 미래가 아닐지 ..

K-콘텐츠의 경제적 가치 그리고 과제와 대안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 평론가) K-콘텐츠의 위상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2024년 한강 작가가 대한민국 최초의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블랙핑크 소속 가수 로제의 노래 ‘아파트’(APT)는 전 세계적인 K-팝 열풍에 힘을 실어줬다. ‘K-콘텐츠’는 국내가 아니라 해외를 의식한 개념이다. 동아시아의 범주에 머무는 한류보다 더 확장된 개념으로 글로벌 시장의 특성이 반영된다. K-콘텐츠에서 ‘콘텐츠’는 디지털 콘텐츠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는 K-팝·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오리지널 시리즈·웹툰 등으로 대표된다. 또 스마트 모바일 환경과도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모바일 환경이 급진전되면서 더욱 K-콘텐츠의 해외 진출과 성과가 커진 것이 사실이다. K-콘텐츠의 달라진 세계적 위상으..

아침이슬과 임을 위한 행진곡, 다시 만난 세계 그리고 위 플래쉬...K팝과 문화 민주주의 맥락

글/ 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1971년 김민기가 작사 작곡한 ‘아침 이슬’은 민주화 시위 현장에서 많이 불렸다. 1987년 6.10 항쟁에선 전 세대가 같이 부른 곡이었다. 하지만 김민기 본인이 밝혔듯 이 노래를 만들 때는 시위 현장의 민중가요를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1973년 정부가 건전가요로 선정하기까지 했다. 서정적이고 실존적인 자아의 고민과 갈등 속에서 나름의 결의를 느낄 수 있을 뿐이었다. 물론 독재정권 시대의 사회적 아픔이 간접적으로 배어 있었다. 이를 간파했는지 1975년 금지곡으로 지정되었는데 ‘붉게 물들고’나 ‘묘지’라는 단어를 문제 삼았다. 창작자보다 더 의미 부여를 한 셈이었다. 1981년 창작된 ‘임을 위한 행진곡’은 아침 이슬과는 달리 ..

카테고리 없음 2024.12.18

셀럽의 사회적 표현 문제가 있을까?

글/김헌식(중원대 특임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소셜테이너라는 말도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셀럽들이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 발언하는 모습에 대해서 부정적이었다. 이런 부정적인 태도의 근거는 그들의 사회적 영향력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그들을 좋아하는 팬들에 대해서 매우 낮춰 보는 행태다. 일단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국민 누구나 표현의 자유가 있고, 그들도 대한민국 국민 가운데 한 명일 뿐이다. 그간 몇몇 셀럽들의 표현들이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2024년 비상계엄 시국에서 드러난 셀럽들의 표현이 이전과 달라진 모습이었다. 적극적이기도 하고 다양하기도 했다. 유형으로 묶어 볼 수 있는데 우선은 직접 참여 유형이다. SNS 등을 통해 직접 자신의 견해를 내보이기도 하고 관련 집회에 ..

왜 거리에 10대~20대가 케이 팝을 부르며 시위하나

-물화 시위에서 문화 시위로 진화하는 이유. 글./김헌식 (중원대학교 특임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2024년 12월, 비상계엄 관련 시위는 문화 시위의 진일보를 보였다. 외신에서는 댄스파티 같은 시위라고 했고, K팝 공연장 같은 분위기를 언급했다. 분명 이런 점을 눈여겨보아야 하는 것이 맞다. 다만, 이러한 분석이나 규정은 본질적이지 않고 개별적인 현상에 머무는 것이다. 일단 개념 정의가 필요하다. 이제 시위는 물화 시위가 아니라 문화 시위다. 문화 시위는 물리적 과시를 통해 자신들의 의사나 주장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 방법이나 수단을 통해 이상적으로 여기는 가치와 의제를 공감을 시킨다. 이전의 시위 현장에서는 그야말로 물화의 공간이었다. 물리적인 위세를 보이기 위해서 많은 군중을 ..

카테고리 없음 2024.12.13

2024년 드라마 결산 그리고 2025년 전망

2024년 드라마에는 여성 서사와 캐릭터가 더 많아지고 그들의 관계에서는 워맨스(Womance) 코드가 강해졌다. 대표적인 사례로 드라마 ‘굿파트너’와 드라마 ‘정년이’를 들 수 있다. 하나 덧붙이자면 ‘낮과 밤이 다른 그녀’를 넣을 수 있다. 서로 상생하는 차원이라는 점에서 쌍방 구원 서사와 맞물리는 점도 있을 듯싶었다.  웹 소설 등에 빈번한 쌍방 구원 서사는 드라마에서도 본격적으로 등장해 호응을 끌어냈다. 대표적인 사례는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히어로는 아닙니다만’를 꼽을 수 있고, 유연하게 보자면 ‘눈물의 여왕’도 포함할 수 있었다. 드라마 ‘졸업’ ‘함부로 대해줘’ ‘손해 보기 싫어서’ ‘새벽 2시의 신데렐라’ 같은 연상녀 연하남 드라마가 예전만큼의 반응을 끌어내지 못한 것은 이런 쌍방 구..

신규 IP는 위축되고 기존 히트 IP는 확장되고 왜?

신규 IP는 위축되고 기존 히트 IP는 확장되고 글/김헌식(중원대 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박사, 평론가) 투애니원이 다시 콘서트를 열고, 이 리메이크되는 2024년. ‘레트로’가 재조명받는 것은 반갑지만 한편으로 생각할 여지도 있다. 콘텐츠산업이 위축되면서 신규 IP 제작이 정체되고, 좀 더 안전한 기존 히트 IP의 확장이 늘어난 결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웨이브경기 침체와 함께 제작비 축소, 인건비 상승 등의 이유로 콘텐츠산업 역시 위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콘텐츠 시장에서는 아직 알려져있지 않아 주목받기가 더 힘든 신규 IP 제작이 축소되고 있다. 투자를 하는 것은 물론, 투자를 받기도 더 어려워진 것이다. 이에 따라 신규 IP 제작보다 더 안전한 방식인, 기존 히트 IP의 활용과 확장(시즌제, ..

왜 우리는 도파밍에서 독파민으로 갈까...

왜 우리는 도파밍에서 독파민으로 갈까... 글/ 김헌식(중원대 특임 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사회문화평론가) 요즘 숏폼 콘텐츠가 문화 비즈니스의 핵심 키워드로 등장하며 주목받고 있는데, 이는 한편으로 중독성에 기반하고 있으므로 양날의 칼이다. 도파밍이라는 개념이 이를 말해준다. 도파밍(Dofarming)이라는 단어가 나올 정도로 디지털 콘텐츠는 끊임없이 사람들을 시각을 통해 뇌를 자극하고 있는데, 그것이 독파밍이라는 신조어 트렌드를 연결될지는 얼마 전까지 아무도 짐작하지 못했다. 그만큼 이면의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즉, 도파밍에 대한 물림과 피로감이 그만큼 누적되어 왔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포착하여 한국 사회에 적용하며 해법을 모색하는 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일단 도파밍의 개념부터 짚어야 하는..

그래미 어워즈 'K팝 저평가'와 미래 액션 플랜은-Grammy Awards ‘K-pop undervaluation’ and future action plan

글 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Written by Kim Hern-sik (Ph.D. in Cultural Information Contents, Distinguished Professor, Jungwon University, Critic) '2024 그래미 어워즈'에서 K팝은 2년 연속 후보를 내지 못했다. 방탄소년단의 빈자리가 커 보였다. 군백기(군대 입대로 인한 공백)의 영향은 그래미 어워즈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군백기를 최소화해 온 멤버별 개별 활동은 여전히 한계였다. 물론 방탄소년단만 활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데 스트레이 키즈의 4연속 '빌보드 200' 1위 기록도 무색했다. 블랙핑크의 활동은 걸그룹이라는 프레임에 여전히 갇힌 셈이다. 그래미 어워즈의 경직성과 K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