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MB연설문, 자기반성은 없고, 남에게 요구만..?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09. 8. 24. 08:53
-지금 화두는 행동하는 양심을 억압하는 이명박 정권의 참회와 반성이다.


 

23일 뉴스를 보니 눈물까지 흘린 이대통령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김대중 대통령의 유지나 남겨진 의미, 화두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것일까. 24일 라디오 연설의 내용을 보니 역시나 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얼핏 맞는 이야기들의 나열이 많지만, 정말 중요한 전제들이 다 빠져 있다. 다 인용하기에는 버거운데, 간단하게 인용하면 다음과 같은 두 가지가 핵심이다.

"이 역사적 장면으로부터 화합과 통합이 바로 우리의 시대정신임을 다시 확인하고자 합니다.
이제는 갈등의 시대를 끝내야 합니다. 통합의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미움의 시대를 끝내야 합니다. 사랑의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분열하면 작아지고 통합하면 커집니다.
우리는 지금, 역사상 유례없는
위기이자 기회를 함께 맞이하고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좋은 기회입니다.
이번 계기에 지역과 계층, 그리고 이념을 넘어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우리는 반드시 선진일류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통합의 길로 가려면
세상을 대하는 우리의 시선이 따뜻해져야 합니다.
그 가능성을 우리 국민은 이번에 보여주었습니다."

연설은 시대 정신이 화합과 통합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다른 조건들이 필요하다. 연설문은 무조건 하나가 되자고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세상을 따뜻하게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이번에 세상을 따뜻하게 보는 태도를 국민이 보여주었다고 한다. 김대중 대통령 조문과 장례식에 대한 시선이 따뜻했다는 것이다. 이를 어떻게 따뜻한 시선이라고 표현하는지 정신분석을 해야할 대상이다.

더구나 세상을 대하는 시선을 무조건 따뜻하게 가지라고 계몽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과연 따뜻한 시선을 가질만한 대상인가가 중요하다. 김대중 대통령은 그러한 시선을 받을만한 위대한 인물이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그렇지 않다. 과연 이명박 대통령을 따뜻하게 볼 사람이 누가 있을까. 따뜻하게보지 않는사람이 문제일까. 더구나 이번에만 국민들이 따뜻한 시선을 보여주었다고 하는데 노무현 대통령 때는 따뜻하다 못해 너무나 뜨거웠다는 점을 왜 빠트리는가.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이야기하는 것은 무조건 화합과 통합을 말하는 위정자나 이명박 정권의 위험성 때문이다. 이희호 여사는 23일 서울광장 연설을 통해 행동하는 양심이 김대중 대통령의 유지라고 했다. 이 시대의 화두, 시대정신은 '행동하는 양심'이다. 이 말을 왜 김대중 대통령이 중요하게 언급했는지 이명박 대통령은 잊었는가. 

김대중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 이렇게 말했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은 자살을 강요당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또한 이명박 정권은 독재정권과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시대적인 화두를 만들어낸 것은 이명박 정권이다. 즉 행동하는 양심을 감옥에 가두고 탄압하는 것이 이명박 정권이기 때문에 김대중 대통령은 행동하는 양심이 되어 독재와 투쟁하자는 말을 남긴 것이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들이 노무현, 김대중 대통령을 집어삼켰다. 결국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입지를 공고하게 한 즉, 악의 편이 되었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 화해와 통합을 이루는 것이 아니다. 잘못한 것을 분명하게 구분하고 중요한 원칙 아래 방향성을 잘 설정하면서 화해와 통합을 이루는 것이다. 화해와 통합의 주체는 악이 될수 없다. 행동하는 양심이 화해와 통합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그것은 국민이고 시민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의 연설문에서는 자기가 제일 잘 났다.

무엇보다 김대중 대통령이 서거한 것은 이명박 정권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이후 민주주의의 위기를 느낀 김대통령이 그것을 지키기 위해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다고 몸이 쇠약해져 폐렴에도 쉽게 몸이 무너진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일기를 보라. 그곳에는 이명박 정권의 잘못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이 화해와 통합을 해치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런데 연설문에는 자신에 대한 반성은 하나도 없다. 남탓이고, 자신은 선봉에 서겠다고 한다. 자신에 대한 반성이 없고, 국민에 대한 요구만 있는, 다른 이들만 탓하고 자신의 잘못은 하나도 되돌아보지 않는  이명박 정권의 정치개혁이 이루어질리가 없다. 진정성있는 남북교류를 요구할 수 있는 근본적인 행태가 갖추어져 있지 않으니 모처럼 잡은 남북관계가 잘 될 리가 없다. 그러니 이마저 김대중 대통령이 남기고 간 선물-북한 태도 변화 조차 내팽게 치게 될까 두려운 상황이다.
 
이명박 정권은 근본적인 자기 반성과 참회로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이 제 1순위다. 그것은 겉껍데기 정치개혁주장이나 말뿐인 화합과 통합의 흰소리보다 우선해야 한다.

정말 '행동하는 양심'들을 쏟아져 나오게 작정을 한 것일까. 지금 화두는 행동하는 양심을 억압하는 이명박 정권의 참회와 반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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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22차 라디오 연설문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
어제, 우리는 한국 현대사의 큰 정치지도자 한 분을 떠나보냈습니다. 온 국민이 경건한 마음으로 함께 애도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편히 잠들도록 기원했습니다.
올 해는 우리 사회에 큰 발자취를 남긴 분들이 여러 분 우리 곁을 떠나갔습니다.
그 분들의 삶과 죽음은 우리로 하여금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가 살아온 길에 대해서도, 또한 살아가야할 길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지난 봄 김수환 추기경께서는 평생 사랑과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고 가셨습니다. 가시는 순간에도 우리 사회를 하나로 만드셨습니다.
수많은 국민들이 조문 행렬을 이루면서 기다리고,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함께 나눴습니다. 이를 통해 김수환 추기경께서는 우리 마음 속에 더 큰 분으로 남으셨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병상과 빈소도 화해의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께서 찾아가 화해하는 모습과 입장이 크게 달랐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만나는 모습은 우리 국민들에게 큰 위안이 되었을 것입니다.

고인의 삶과 죽음에서 교훈을 얻는 것은 살아 있는 사람들의 몫입니다. 저는 역사의 한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직감합니다.
이 역사적 장면으로부터 화합과 통합이 바로 우리의 시대정신임을 다시 확인하고자 합니다.
이제는 갈등의 시대를 끝내야 합니다. 통합의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미움의 시대를 끝내야 합니다. 사랑의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제,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시대를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새로운 민주주의는 대립과 투쟁을 친구로 삼기 보다는 관용과 타협을 친구로 삼아야 합니다.
우리가 나아갈 길은 서로를 인정하고 대화와 합리적 절차를 존중하는 성숙한 민주주의입니다.
지난 주 한국정치학회가 주최한 세계학술대회에서는 한국 정치가 이제는 극한적인 대결과 낡은 이념 갈등을 끝내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져 나왔다고 합니다.
국민들 사이에는 이미 이념 갈등이 약화되고 통합의 흐름이 시작되고 있는데, 유독 정치만이 이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도 많이 나왔다고 들었습니다. 옳은 진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앞으로 국정 운영에서 '통합'을 가장 중심적인 의제로 삼을 것을 천명한 바 있습니다.
그렇게 할 것입니다.
정치적 양극화와 경제적 양극화를 넘어서기 위해, 대통령인 저부터 앞장 설 것입니다. 통합을 위해 꼭 필요한 정치개혁도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반드시 할 것입니다.
옳은 길인 줄 알면서도 작은 이기심 때문에 정치 개혁을 외면한다면, 역사와 국민에게 죄를 짓는 것입니다.
특정 정파에 유리하다 불리하다를 넘어서, 고질적인 병폐를 극복하기 위해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것이 저의 확고한 신념입니다.
여야가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 주실 것을 다시 한 번 당부드립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분열하면 작아지고 통합하면 커집니다. 우리는 지금, 역사상 유례없는 위기이자 기회를 함께 맞이하고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좋은 기회입니다. 이번 계기에 지역과 계층, 그리고 이념을 넘어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우리는 반드시 선진일류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통합의 길로 가려면 세상을 대하는 우리의 시선이 따뜻해져야 합니다. 그 가능성을 우리 국민은 이번에 보여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의견이 다를 수가 있고, 또 누구에게나 공과 과가 있습니다. 역사의 공과는 역사가들이 엄밀하게 평가하겠지만, 공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정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임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고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의 일부로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 국민의 뜻도 바로 그러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그 ‘기적의 역사’를 이끌어 온 전직 대통령들을 예우하고 존중하는 것은 대한민국 역사의 권위를 세우는 일이고 곧 우리 스스로를 존중하는 길입니다.
대한민국의 역사를 긍정의 역사, 승리의 역사로 이어가는 길이기도 합니다.
고 김 대중 전 대통령의 국장을 위해 애쓰신 모든 분들에게도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이희호 여사와 남은 유족들에게도 다시 한 번 위로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