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미친거 아냐? 노무현 대연정이 이명박과 같다?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09. 8. 20. 08:35

한국 지역주의를 새롭게 분석한 <만들어진 현실>을 펴낸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정치학 박사)는 "이 대통령의 제안은 2005년 노무현 대통령이 제안한 대연정이 그때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지금 이명박 정부를 통해 '사실상'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박 대표는 이런 평가를 내놓은 뒤 "노무현-이명박 진영 사이에 엄청난 차이와 적대적 거리감에도 불구하고 지역주의를 이해하는 방법과 지역주의 해결책에 있어서 노무현-이명박 정부의 차이가 없게 되었다는 사실은 흥미롭다"고 말했다.
-노무현의 대연정, MB정부에서 실현된다?", <오마이뉴스> 2009.8.19


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제안과 이명박 대통령의 제안이 동일하다고 본다. 그것이 왜 동일한지는 도통 알 수가 없다.  비슷한 것은 소선거구제’(지역구에서 1인을 선출)를 ‘중대선거구제’(지역구에서 2-3인을 선출)로 바꾸는 것밖에 없어보인다. 만약 이렇게 되면 민주당 후보가 영남에서 당선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2004년 12월 노무현 대통령은 대소연정을 제안하고 비례대표의 확대를 제안했다. 또한 총리직을 야당에 제안하고 대폭적인 권력의 이양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권력을 통째로 내놓는 방안도 검토하겠다." 2005년 8월 25일 KBS 국민과의 대화에서 대연정을 제안하며 노무현 대통령이 한 말은 역시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과 차별화 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권력을 내놓는다는 발언을 털끝만큼도 하지 않았다. 더구나 지역구도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어떤 제안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했다.

자 노무현 대통령은 수십년을 일관되게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던 정치인이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그러한 정치 철학이나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어느날 난데없이 지역구도를 위해 선거구제 개편을 제안했다. 그런데이것을 대연정이니  노무현 대통령의 제안과 같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위의 박 박사처럼 이명박과 노무현을 등치시키는 것은 매우 본질과 진실을 호도하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말하고 싶은 것일 것이다. 지역주의는 심리적인 것이기 때문에 제도적인 장치의 변화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이다. 그래서 노무현과 이명박은 같다고 보는 것이겠다. 하지만 노무현은 적어도 제도 만능주의자는 아니었다. 노무현이 보이려한 것은 진정성과 절박성 그리고 일관된 행보를 통해 국민들에게 호소한 것이다. 하지만 이명박 대총령의 제안은 전시행정이나 정치 술수에 불과하다. 왜 일까.

제안이 난데없는 듣보잡일 뿐만 아니라 과연 이 제안이 한나라당에서 받아들여질까. 당연히 마이동풍일 수밖에 없다. 이미 예상한 것이다. 결국 이명박 대통령으로서는 손해 볼 것이 없다. 노무현을 시기해서 대연정 비슷한 것을 끌어다가 물을 타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고 보수언론 등이 이프레임을 확대시키고 있다. 노무현이나 이명박이나 다를바 없다는 것. 이러한 프레임으로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차지한 중도적 세력의 파이를 자신에게 끌어오려는 것이다. 자신의 외연을 확장하면서 독자적인 굳히기 전략에 들어가면서 박근혜를 압박하려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물리적 심리적 추동력이다. 이명박 정권은 지역구도 타파에 대한 진정성, 열정, 현실적 대안, 돌파력등이 없다. 따라서 그 제도가 효과가 있기 이전에 국민적 신뢰와 지지를 얻기 힘들다. 무엇보다 노무현 정부의 제안과 비교할 만한 계제가 되지 못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앞으로 20년은 떠들어야 민의가 움직일 것이다. 뭐든 날로 먹으려 하면 안된다. 지역 구도 문제는 토목 공사장이 아니다. 대충 어쭙잡은 힘으로 얼기설기 어영부영 날로 먹을수 있는 시공간이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