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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스타의 몸값은 정말 비싼 것일까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5. 12. 14. 16:06

[헤럴드 포럼-김헌식]한류스타의 몸값은 정말 비싼 것일까

헤럴드경제 | 입력2015.12.1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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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도발의 여신이었다. 이미 100일이나 지났음에도 윤은혜는 표절 논란에 대해서 전혀 사과하지 않았다. 최근에야 행사장에서 간략하게 사과의 말을 남겼다. 윤은혜는 지난 8월 말 중국 동방위성TV ‘여신의 패션 2’에서 우승했는데, 우승 의상이 국내 디자이너의 작품을 표절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국내 여론이 십자포화를 쏘듯 윤은혜를 비판했지만 윤은혜는 외면했다. 개인의 인성이 문제일까. 개인적인 인성을 보기 전에 윤은혜가 만든 옷에 주목할 필요가 있었다. 윤은혜가 우승한 옷은 경매가가 65억원이었다.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금액이었는데 중국인들에게는 그렇게 높지 않았다. 윤은혜는 이런 중국시장을 외면할 수 없었다. 만약 표절을 인정하게 되면, 활동을 하는데 지장 받게 된다.

2014년에도 엇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백두산 생수광고와 관련하여 장백산 표기논란이 일자 초기에는 전지현과 김수현이 광고모델 계약해지를 하려는 듯싶었다. 소송 및 위약금 등의 손해를 감수하는 그들의 모습에 국내에서는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장백산 생수광고에 예정대로 출연했다. 무엇보다 중국시장을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에 진출한 한류 스타들의 몸값 액수가 화제에 오르고는 한다. 실제로 우리의 눈에는 고액의 출연료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이민호와 김수현의 회당 출연료는 각각 약 8억5000만원, 약 7억300만원, 소녀시대(8명) 5억6200만원이었다. 배우 추자현의 경우 회당 1억 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중국 드라마가 우리나라 회당 시간이 절반 분량이기에 2억 원 이상에 해당한다. 무엇보다 최근 한류스타 한 명이 중국에서 20억 원에 이르는 영화출연료를 받았다는 소식이 국내에 전해져 화제를 모았다. 톱 배우의 경우 국내 영화 출연료가 보통 7~8억에 천만 관객 런닝 개런티까지 합하면 15~16억 원이라는 점을 볼 때 상당이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중화권 배우들에 비하면 한국의 배우들은 싼 편이라고 할 수 있다. 대개 톱배우라고 하면 중국에서 50~60억의 개런티를 받는다. 중화권 시장에 대해서 그동안 우리가 어두웠다는 것을 말한다. 이런 몸값에 대한 무지는 문화콘텐츠도 마찬가지다. 애니메이션 “빼꼼”이 82억 원에 팔렸지만, 중국의 애니메이션 시장은 9조원이기에 보통 1000억 원 이상을 벌어준다. 이민호를 10억에 모셔가도 100억 원 이상의 수익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에 매력적이다. ‘올인’, ‘주몽’, ’불새‘, ’거침없이 하이킥‘, ’추노‘의 제작사인 초록뱀 미디어는 120억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중국 공연기획사에 넘어갔다.

중국기업의 러브콜과 한류 팬의 형성은 고무적이지만 고질적인 문제가 여전히 내재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한국을 사랑하기 때문이 아니라 더 많은 이익을 한국콘텐츠가 벌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이 보기에 한국 물건은 가격이 저렴한데 제법 쓸만 해 돈벌이가 된다. 그 대상으로 사람이나 콘텐츠나 따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콘텐츠가 저평가되고 있는 현실은 좋아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당장의 작은 이익에 취하지 말고, 우리 스스로 콘텐츠에 대한 가치평가를 제대로 확립하며 적절한 협상이나 계약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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