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식 칼럼>평강공주-선화공주는 없고 골드미스만 있다
2010.12.18 09:47
[김헌식 문화평론가]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남성들 사이에서는 골드미스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여기에서 골드미스는 경제적인 능력이 있는 여성을 말하는데, 대개 전문직에 종사하는 미혼여성을 말한다. 물론 전문직 종사자로 고소득을 올리려면 일정한 위치를 차지해야 한다. 남성들이 꺼리는 이유는 몇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사회적 지위와 네트워크가 넓고도 깊을 수 있기 때문에 골드미스와 어울리기가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즉 쉽게 말하면 골드미스의 친구나, 선후배는 사회적으로 잘나가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드는 것은 까탈스럽다는 것이다. 즉 교육 수준이 높고 취향도 평범하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 골드미스들은 무난한 남자를 선호한다고 말하지만 무난한 수준이라는 것이 보통을 뛰어넘는다는 것이다.
선물은 웬만한 이벤트를 준비해도 감동하지도 않고, 장소와 공간은 모두 이미 다 섭렵했다. 공연예술작품도 마찬가지다. 사실 남성 입장에서는 여성을 위한 이벤트와 콘텐츠에 반응이 있어야 흥이 나는 법이다. 더구나 경제적 수준이나 취향의 수준에 따른 소비를 볼 때 지레 겁을 먹게 된다는 것이다. 주눅이 들고, 심지어 가정 경제를 제대로 이끌수 있겠느냐고 말한다.
< 시크릿가든 > 에는 까도남(까칠하고 도도한 남자)이 등장한다. 사실 현빈 정도가 되어야 까도남이 귀엽고 예쁘게 보이는 법이다. 정말 최민수나 조재현과 같은 캐릭터가 까도남과 같이 군다면 재수가 없을 터이다. 나아가 까도남 김주원(현빈)이 돈이 없는 무일푼 아니 비정규직이라면 쳐다도 보지 않았을 것이다. 김주원이 재벌 2세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재벌 1세대는 산전수전을 다겪은 역전의 용사들이 많다. 한국의 경우, 일제시기와 한국전쟁등을 겪으면서 고생도 많이 해서 무일푼으로 자수성가를 한 경우가 많다. 그 과정에서 부정한 일을 저지른 경우도 있지만 자신의 행동으로 축적을 일구어낸 것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재벌 2세, 3세의 경우에는 자신의 혼자 힘으로 이루어내는 경우가 별로 없다. 그것이 경영승계실패로 나타나는 경우도 빈번하다. 그들은 자신이 축적하지 않은 것을 바탕으로 비주얼한 생색을 내는 존재로 비치기도 한다.
한국의 특수한 문화 때문에 후계자로 자신의 직계자식을 임명하는 것이 실제이지만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정한 사회의 시각에서는 마땅하지 않은 일이다. 이 때문에 드라마에서 이를 반영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을 것이고 이러한 점은 문화적 인식차이 때문에 해외에서 선호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어쨌든 한국에서는 암묵적으로 재벌2세에 관한 드라마나 영화가 많고 그것이 호응을 받는 것은 가족주의적 승계를 용인하는 문화가 남아 있다는 것이고, 시청층을 고려할 때 아직도 젊은세대에까지 강력하게 용인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족주의적 승계가 과거의 문화이고 앞으로 없어질 것이라고 여기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 바로 이러한 대중문화콘텐츠에서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합리적이고 서구의 가치관에 바탕을 둔 교육을 받았다고 해도 결국 이러한 후계자들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것 역시 젊은 세대들의 특징이며 그것은 결국 자기편향적인 원리에 따른 결과이기 때문이라고 분석된다. 무엇보다 여성들의 경우 재벌이라는 단 어자체가 주는 거부감에도 불구하고 로맨스를 꿈꾸고 있는 것은 대중의 욕망을 다시금 재확인시킨다. 이러한 캐릭터에 대한 욕망은 더욱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골드미스 이야기를 하다가 이렇게 재벌2세 선호 현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군청 아나운서 모집에서 수백명이 지원을 하고 있고 예전에는 인기가 없던 케이블티브나 홈쇼핑 호스트모델 모집에도 엄청나게 많은 여성들이 몰려든다고 한다.
이를 지적하는 비판자들은 비쥬얼을 너무 중요시하는 문화가 강해지고 있다는 점을 말한다. 물론 내부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밝은 면보다는 어두운 면을 더 많이 토로하기도 한다. 결국 보여지는 그럴듯함이 기호의 1순위가 되며 그것은 재벌2세등의 부유층 이미지와 맞물린다. 아나운서와 재벌2세의 공통점은 다른 이들이 만들어놓은 축적물을 바탕으로 화려하게 드러난다는 것이다.
재벌 2세와의 로맨스를 그리는 것은 본능적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여성의 경제적 지위와 권리의 신장과 맞물리고 있는 또 하나의 현상이며 그것은 이미 현실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어 콘텐츠를 통한 대리충족적 중독의 연속이라는 비극적 결과를 내포하고 있다. 진화심리학적으로 잘 생긴 남성은 예쁜 여성보다 적다.
예쁜 여자에 대한 남자의 경쟁보다 예쁜 남자를 향한 여자들의 경쟁이 더 강한 것이다. 여기에 외모도 예쁘고 부와 지위를 함께 가지고 있는 남성은 더욱 드물다. 그것이 바로 재벌 2세라는 직업군이 드라마와 영화에 단골로 등장하고 근래에 더욱 심해진 이유가 된다. 여성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에 높아질수록 그에 상응하는 남성은 희귀해질 것이고 경쟁은 치열할 것이다.
그것은 바로 남성은 여성보다 더 나은 조건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심리적 배경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평강공주와 온달이나 선화공주와 서동의 설화는 이 시대에 존립하기 힘들고 앞으로 더 그럴 것이다. 그것들은 남성이 만들어낸 환타지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능력있는 남성에 영합하기보다는 능력있는 남성을 발굴하겠다는 평강과 선화가 더 능동적이고 혁신적이다.
글/김헌식 문화평론가
즉 쉽게 말하면 골드미스의 친구나, 선후배는 사회적으로 잘나가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드는 것은 까탈스럽다는 것이다. 즉 교육 수준이 높고 취향도 평범하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 골드미스들은 무난한 남자를 선호한다고 말하지만 무난한 수준이라는 것이 보통을 뛰어넘는다는 것이다.
선물은 웬만한 이벤트를 준비해도 감동하지도 않고, 장소와 공간은 모두 이미 다 섭렵했다. 공연예술작품도 마찬가지다. 사실 남성 입장에서는 여성을 위한 이벤트와 콘텐츠에 반응이 있어야 흥이 나는 법이다. 더구나 경제적 수준이나 취향의 수준에 따른 소비를 볼 때 지레 겁을 먹게 된다는 것이다. 주눅이 들고, 심지어 가정 경제를 제대로 이끌수 있겠느냐고 말한다.
< 시크릿가든 > 에는 까도남(까칠하고 도도한 남자)이 등장한다. 사실 현빈 정도가 되어야 까도남이 귀엽고 예쁘게 보이는 법이다. 정말 최민수나 조재현과 같은 캐릭터가 까도남과 같이 군다면 재수가 없을 터이다. 나아가 까도남 김주원(현빈)이 돈이 없는 무일푼 아니 비정규직이라면 쳐다도 보지 않았을 것이다. 김주원이 재벌 2세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재벌 1세대는 산전수전을 다겪은 역전의 용사들이 많다. 한국의 경우, 일제시기와 한국전쟁등을 겪으면서 고생도 많이 해서 무일푼으로 자수성가를 한 경우가 많다. 그 과정에서 부정한 일을 저지른 경우도 있지만 자신의 행동으로 축적을 일구어낸 것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재벌 2세, 3세의 경우에는 자신의 혼자 힘으로 이루어내는 경우가 별로 없다. 그것이 경영승계실패로 나타나는 경우도 빈번하다. 그들은 자신이 축적하지 않은 것을 바탕으로 비주얼한 생색을 내는 존재로 비치기도 한다.
한국의 특수한 문화 때문에 후계자로 자신의 직계자식을 임명하는 것이 실제이지만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정한 사회의 시각에서는 마땅하지 않은 일이다. 이 때문에 드라마에서 이를 반영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을 것이고 이러한 점은 문화적 인식차이 때문에 해외에서 선호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어쨌든 한국에서는 암묵적으로 재벌2세에 관한 드라마나 영화가 많고 그것이 호응을 받는 것은 가족주의적 승계를 용인하는 문화가 남아 있다는 것이고, 시청층을 고려할 때 아직도 젊은세대에까지 강력하게 용인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족주의적 승계가 과거의 문화이고 앞으로 없어질 것이라고 여기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 바로 이러한 대중문화콘텐츠에서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합리적이고 서구의 가치관에 바탕을 둔 교육을 받았다고 해도 결국 이러한 후계자들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것 역시 젊은 세대들의 특징이며 그것은 결국 자기편향적인 원리에 따른 결과이기 때문이라고 분석된다. 무엇보다 여성들의 경우 재벌이라는 단 어자체가 주는 거부감에도 불구하고 로맨스를 꿈꾸고 있는 것은 대중의 욕망을 다시금 재확인시킨다. 이러한 캐릭터에 대한 욕망은 더욱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골드미스 이야기를 하다가 이렇게 재벌2세 선호 현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군청 아나운서 모집에서 수백명이 지원을 하고 있고 예전에는 인기가 없던 케이블티브나 홈쇼핑 호스트모델 모집에도 엄청나게 많은 여성들이 몰려든다고 한다.
이를 지적하는 비판자들은 비쥬얼을 너무 중요시하는 문화가 강해지고 있다는 점을 말한다. 물론 내부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밝은 면보다는 어두운 면을 더 많이 토로하기도 한다. 결국 보여지는 그럴듯함이 기호의 1순위가 되며 그것은 재벌2세등의 부유층 이미지와 맞물린다. 아나운서와 재벌2세의 공통점은 다른 이들이 만들어놓은 축적물을 바탕으로 화려하게 드러난다는 것이다.
재벌 2세와의 로맨스를 그리는 것은 본능적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여성의 경제적 지위와 권리의 신장과 맞물리고 있는 또 하나의 현상이며 그것은 이미 현실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어 콘텐츠를 통한 대리충족적 중독의 연속이라는 비극적 결과를 내포하고 있다. 진화심리학적으로 잘 생긴 남성은 예쁜 여성보다 적다.
예쁜 여자에 대한 남자의 경쟁보다 예쁜 남자를 향한 여자들의 경쟁이 더 강한 것이다. 여기에 외모도 예쁘고 부와 지위를 함께 가지고 있는 남성은 더욱 드물다. 그것이 바로 재벌 2세라는 직업군이 드라마와 영화에 단골로 등장하고 근래에 더욱 심해진 이유가 된다. 여성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에 높아질수록 그에 상응하는 남성은 희귀해질 것이고 경쟁은 치열할 것이다.
그것은 바로 남성은 여성보다 더 나은 조건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심리적 배경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평강공주와 온달이나 선화공주와 서동의 설화는 이 시대에 존립하기 힘들고 앞으로 더 그럴 것이다. 그것들은 남성이 만들어낸 환타지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능력있는 남성에 영합하기보다는 능력있는 남성을 발굴하겠다는 평강과 선화가 더 능동적이고 혁신적이다.
글/김헌식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