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슈스케´ 허각의 변심? 대중들의 변덕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1. 2. 9. 19:47

<김헌식 칼럼>´슈스케´ 허각의 변심? 대중들의 변덕

2010.12.23 08:57 | 

 




[김헌식 문화평론가]'저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것만 알아주세요…제발" 

'슈스케 2'의 대표 아이콘 허각의 말이다. 괴로운 심경 고백이다. 허각이 때 아닌 변심, 변절 논란에 휩싸인 모양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 리 없다고 했다. 허각이 변한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 섞인 말들이 인터넷에 등장하고 있고, 일부 사람들은 안티 카페를 만들기도 했다. 이러한 안티카페는 좋게 말하면 바른 길로 가라는 경계의 의미도 있을 것이다. 

한편 생각해보면 무엇인가 원인이 있기 때문이겠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최근 슈스케의 우승자로 등극한 이래 허각은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내고 있다. 각종 콘서트와 공연 그리고 방송 출연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청와대를 다녀오기도 했다. 

변했다는 비난은 비단 허각에게만 쏟아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돈이나 유명세만을 생각한다는 비판논지가 중심이다. 존 박이나 장재인에게도 같이 가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본인들이 변했는지 그것은 본인이 잘 알 것이다. 언제인가 사필규정이 된다. 하지만 그 과정의 논란은 생각지 못했던 역효과를 내기 쉽다. 

최근 교수신문은 대학교수들이 2010년을 '장두노미'(藏頭露尾)라는 말로 정리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장두노미는 감출 장에 머리 두, 드러낼 노와 꼬리 미로 이루어져 있다. 표면적으로는 "진실을 밝히지 않고 꼭꼭 숨겨두려 하지만 그 실마리는 이미 만천하에 드러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진실은 꼭 밝혀진다는 심층적 의미가 있다. 

예컨대 타블로 학력논란은 뜨거운 공방 속에서 그 진실이 드러난 대표적인 사례다. 그런데 "못 믿는 게 아니라 안 믿는 거잖아요"라며 울먹였던 타블로에게는 그 진실 증명이 원점 이하였고, 오히려 상처뿐인 영광만 있었다. 무엇보다 타블로는 개인이 아니라 가수였다. 가수에게 중요한 것은 가수의 활동이다. 음악으로 타블로가 얼마나 대중에게 활동할 수 있었는지 생각해본다면 상처는 깊었다. 이러한 점은 허각에게도 적용된다. 허각만이 아니다. 

슈스케 출신들에게 변심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 타당하지 않다. 변심공방은 소모적이다. 많은 활동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이 변했다는 비판을 가하는 것은 그들의 본질적인 책무를 간과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허각을 비롯한 슈스케 출신들은 독립밴드나 뮤지션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활동을 많이 하면 할수록 좋은 것이다. 다만, 그것이 대중성에 부합하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잉태하는 과정이 동반되는 것인가가 관건일 뿐이다. 

허각은 이미 대중가수다. 그들이 예선에서 부른 노래들은 모두 대중가요들이었다. 이는 이미 태생이 대중가요의 숙명을 타고 났다. 대중가수들은 자신의 세계관을 우선하기보다는 대중의 요구를 더 우선한다. 따라서 활발한 대중활동을 해야 한다. 이러한 음악적 활동만이 아니라 슈스케 출신들에게는 또 하나의 책무가 있다. 바로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모델을 실제로 구현해야 하는 것이다. 슈스케 우승 자체로 끈타는 것이 오히려 배반이 된다. 

시즌1에서 서인국, 조문근, 길학미 등이 과연 지금 얼마나 활동을 하고 있는가를 생각해본다면, 허각 등이 가야할 길은 분명하다. 사람들이 원하는 노래를 많이 만들거나 그러한 음악을 들려주어야 한다. 이러한 활발한 활동을 통해서 대중적 성공을 거두어야 한다. 지금의 활동은 슈스케2의 후광에 불과하고 그것은 곧 사그라진다. 그렇기 더욱 변심 논란은 그것이 실력으로 누구나 평가받는 공정한 사회의 룰의 확증과 실천의 여부로 이어져야 한다. 

그것은 실체와 관계없이 시민들이 바라는 꿈과 소망이며 슈스케에 부여된 책무과 사명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변심 논쟁은 시기상조고 불필요하며 소모적인 것이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말이 있지만 허각은 1등이 아직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변심은 더욱 지금 심각하게 논의할 계제가 더욱 되지 못한다. 

특히 허각은 변심 논란에 흔들리지말고 '까칠하고 도도한 남자'라는 뜻의 '까도남'이 될 필요가 있다. 네티즌의 말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의 길을 가면서 소중한 꿈과 대중을 향한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는 까도남 혹은 당당함과 여유로운 스타일로 설득력을 높이는 차도남이 되어야 한다. 

"슈퍼스타K 2'는 "60초 후에 공개하겠습니다."는 코멘트를 남겼다. 다매체 시대의 역효과가운데 하나는 시간을 두고 잉태를 할 수 있는 여유와 공간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장의 모습이 중요한게 아니라 이후의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 일희일비가 아니라 인내도 필요하다. 그것은 슈스케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책무이자 사명이다. 

글/김헌식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