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중국, 우리가 혁신지수 평가에서 세계 1위라고?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1. 2. 9. 19:38

<김헌식 칼럼>중국, 우리가 혁신지수 평가에서 세계 1위라고?

데일리안 | 입력 2010.11.19 08:33

 




[김헌식 문화평론가]얼마 전 발간된 < 2010중국국가경쟁력청서 > 는 한국인들에게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중국이 처음으로 발간한 세계 100국가대상 경쟁력보고서에서 한국이 4위에 등극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사실 이전에는 3위에도 오른 바 있기 때문에 2008년 기준의 4위는 사실 최고의 의미는 아닌데도 말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것만이 아니다. 더 놀라운 것은 혁신지수평가에서 한국은 세계1위였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한국은 10여 년 간 줄곧 혁신지수평가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 때문에 전체 순위가 올라간 것이다. 청서 가운데 국가경쟁력지표체계의 디자인 원칙에서, 혁신과학기술은 국가경쟁력의 핵심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평가 기준은 IMD(국제경영개발원·International Institute for Management Development)기준만 연연해했던 한국에는 놀랍기도 하면서 새로운 평가기준과 이에 대한 대비를 모색하게 한다. IMD 결과보다도 월등하게 높게 평가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청서에는 중국 < 신화통신 > 이나 홍콩 < 문회보 > 보도에 들어가지 않은 중요한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다. 여하간 핵심은 중국이 한국을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중국이 한국에서 부러워하는 점이 있다는 점이 중요하겠다. 

< 문회보 > 등에서 지적한 바 있지만 중국인들은 상대적으로 한국이 빈부격차가 덜하고 단일 민족이기 때문에 높은 경젱력을 갖는다고 말했다. 국내 한 전문가는 빈부격차가 덜하고 단일하기 때문에 단합이 잘되고 창조적인 작업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누구나 동등하고 우리도 모두 성공 할 수 있다는 의식이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작업들이 나올 수 있는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개천에서 용이 나는 한국사회가 중요한 경쟁력 요인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이 때문에 고시의 폐지는 매우 우려할만 하다. 또한 국민과 시민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사회기반이 사라지는 것은 크게 부정적인 요소가 된다. 

또한 단일민족이라는 점을 다시금 되새길 필요도 있다. 사실상 중국은 다수민족 때문에 고민이 많다는 점에서 오히려 미국보다는 한국을 더 우선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실상 인종적 민족적 갈등이 적은 것은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비용을 줄이고 집단적 창조를 이룰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다문화사회가 무조건 긍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는 함의점을 주기도 한다. 

민족주의에 대한 긍정성을 생각하게 만들기도 한다. 박노자는 한국의 민족주의에 대해서 상상의 공동체론 같은 관점으로 그 허구성을 질타하기에 바쁘다. 하지만 그러한 민족적 단일성 내지는 민족의식 때문에 중국은 오히려 한국을 부러워한다. 한국인들 가운데 민족의식 내지 단일한 민족성을 전적으로 믿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스스로 그러한 단일성을 하나의 이상과 꿈으로 생각했던 것이고, 그것을 확립해 낸 것이 근현대 지식인들과 민중들이었다. 

단순히 민족주의 허구성을 몰라서 무지하게 선택한 것이 아니라 그 본질을 알고 스스로 의식적으로 선택한 합리적인 결과물이다. 즉 비합리적인 감정의 소산이 아니라 감정을 통제하기 위한 합리적 의식적 소산이다. 물론 위험성은 경계해야 겠지만, 서양의 파시즘을 가능하게 했던 민족주의와는 탄생배경도 다르다. 

무엇보다 단순히 자원이나 인구의 규모, 제도의 완결성만이 아니라 연결과 접합 그리고 그사이에 움직이는 정신과 의식의 작용을 주도하는 정신적인 요소가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한국은 중국의 한 성(省)의 규모이거나 이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당당하게 대결하고 있다. 

중국의 축구는 항상 공한증에 시달리며 절절맨다. 물론 물적 토대도 중요하다. 한류로 인한 한국인에 대한 주목은 단순히 문화적 현상에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문화는 경제적 즉 물적 토대에 바탕을 둔다. 그러한 물적 토대 없이 문화적 그리니까 상부구조가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미국을 우러르는 사람들은 바로 이러한 물적 토대 때문이다. 만약 미국의 물적 토대가 없다면 미국의 문화에 경도 되지는 않을 것이다. 

< 2010중국경쟁력청서 > 를 발간한 사회과학원이 무엇보다 독자적인 평가 지표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 우리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한국을 높게 평가하는 것은 중국을 발전시키려는 것이다. 중국 특유의 우회적으로 최종 승리하려는 전략적 사고도 들어가 있다. 더구나 중국 사회과학원에는 한국전담연구소도 설치되어 있고 매년 보고서가 발행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는 중국에 대한 국책연구원 차원의 활동은 그렇게 활발하지 못하다. 더구나 중국의 경쟁력 연구는 현실에 두다리를 굳건히 딛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한국의 미래연구가 앞으로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지 새로운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글/김헌식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