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작한 MBC 의학드라마 ‘뉴하트’의 경우도 기존 의학드라마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는 평이다. 특히 초반부터 사실관계와 관련해 많은 지적을 받았다. ‘의과대학에서 후배가 선배에게 반말하는 경우는 거의 생각할 수 없다’든지 ‘병원에서 의사는 보호자에게 소리를 지를 수 없게 돼 있다’는 등의 지적이 시청자 게시판에 빗발쳤다.
물론 드라마가 현실을 그대로 재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반 시청자들의 눈에까지 ‘거슬리는’ 장면들이 빈번이 등장한다면 이야기에의 몰입을 방해할 수밖에 없다. 문화평론가 김헌식씨는 “아직은 ‘전문직 드라마’가 아니라 전문직을 소재로 한 드라마라고 하는 편이 맞을 것”이라며 “미국 드라마 등으로 눈높이가 높아진 시청자들에게 만족감을 주려면 상당한 리얼리티를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드라마의 탄탄함이 답=내년에도 ‘전문직 드라마’를 표방한 작품들이 여러 편 시동을 걸 조짐이다. SBS ‘온에어’는 드라마PD와 작가, 연기자 등을 소재로 다루며 MBC ‘비포&애프터 성형외과’는 성형외과 의사들을,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식객’은 요리를 둘러싼 세계를 그릴 예정이다. 과거 천편일률적인 ‘멜로 드라마’ 일색에서 벗어나 드라마의 소재가 다양해지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여줬던 수준에 그친다면 ‘발전’이라고 속단하기 힘들다. 드라마평론가 윤석진씨는 “‘청춘멜로’물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의도에서 실제 전문성을 담보하지 않은 채 ‘전문직 드라마’로 포장하는 경우가 많다”며 “전문직 드라마가 드라마판의 다양성을 담보하는 요소로 자리잡으려면 내용 자체에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사기자 ro@kyunghyang.com〉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