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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 왜 사회적 이슈에 미지근일까. 그 미래는?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25. 1. 3. 17:27

임영웅, 왜 사회적 이슈에 미지근일까. 그 미래는?

-유명인의 사회적 표현과 참여 그리고 팬덤 문화

 

글/김헌식(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중원대학교 교수, 평론가)

 

임영웅은 본래 사회나 정치적 이슈에 대해서 발언을 한 적이 없다. SNS에 그런 게시물을 올린 적도 없다. 이 때문에 누구도 임영웅에게서 사회적, 정치적 이슈에 대한 반응을 기대하지 않았다. 나아가 아무도 임영웅을 소셜테이너나 소셜아티스트 개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본인도 그것을 바란 적도 없다. 거꾸로 임영웅은 그런 발언이나 표현하지 않고도 명성과 부를 얻어왔다. 자기의 팬을 잘 관리만 해도 문제는 없었다. 비상계엄 이슈와 관련해 직접 반응이 없었던 이유는 여기에 있다. 물론 1227일 단독 콘서트 '임영웅 리사이틀'에서 "걱정과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라며 "저는 노래하는 사람으로서 노래로 즐거움과 위로, 기쁨을 드리는 사람이다.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겠다"고 했다. 다만 이는 팬들에 대해서 사과했던 것이고, 노래만 전념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하게 했다. 탈정치의 의중을 밝힌 것이다.

 

어쨌든 DM에 관해서 평소 같지 않게 임영웅이 보인 반응이 사실인지조차 확인해 주지 않았다. 이는 거꾸로 사실임을 인정한 셈이 되었다. 일부에서는 임영웅이 민주 시민의 소양이 없다는 지적을 했는데, 이는 팬덤 위주로 판단하는 그에게 고려할 점이 못 된다. 그것보다도 자기의 팬들은 비상계엄에 관해서 오히려 우호적일 수 있다는 판단이 전제되어 있을 수 있다. 물론 전적으로 팬들이 그런 성향이라고 분석했다면 오산일 것이다. 연령대가 높은 팬들이 대부분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정치적 성향을 갖고 있다고 여기는 것은 현실 착오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국민 애도 기간에 콘서트를 진행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팬을 위해 공연을 계속 지속할 수 있어야 한다는 관점이 그에게 있는 셈이다. 다만, 여객기 참사에 관해서는 공연 진행 가운데 잠시 애도의 표현을 했는데, 이도 팬 중심의 사고에서 비롯한 것이다. 아울러 비상계엄 때보다는 정치적 성격이 달라서 언급 정도는 할 수 있다고 본 셈이다. 이를 두고 그가 상업적인 고려만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지나친 면이 있을 수 있다. 특정 사안에 대해서 의사를 표명하도록 강요할 수는 없다. 특히 가수 이승환처럼 활동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울러 전종서 등 여러 스타가 자신의 SNS 게시물 때문에 곤욕을 치른 것에 대해서 각자 판단을 할 수 있다. 국가애도기간에 맞지 않을 듯한 내용이라며 이견(異見)을 개진할 수 있지만, 일방적인 비난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진정한 추모는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모욕적인 비난의 표현은 범죄행위가 될 수 있다. 아울러 반대로 스타나 셀럽의 발언을 요구하는 분위기에 대해 JK김동욱처럼 자신의 반대 의견도 자유롭게 표명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논의를 위해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대중스타나 셀럽은 팬의 인기를 등에 업고 사는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그 팬들의 성향이나 취향이 스타나 셀럽의 행태를 좌우한다. 아무리 중요한 국가적 사회적 이슈나 화두의 와중에도 팬심과 상관이 없으면 지나쳐 버리는 풍토가 어느새 굳어졌다. 해외에서는 한국을 집단주의 문화가 강하다고 하는데, 이는 팬덤 문화에 무력하다.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무조건 따르던 시대는 지났다. 일종의 팬덤 문화 부족 국가 시대가 된 듯싶다. 팬 중심의 활동은 스마트 모바일 환경과 문화가 확립되면서 더욱 강화되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적 의식이나 민주 시민 소양을 운운하는 것은 동심 어린 태도일 수 있다.

 

하지만, 팬덤 중심을 행위나 활동이 반드시 원하는 대로 소망의 결과를 낳을지 알 수 없다. 김호중의 사례처럼 자기의 팬을 위해서만 활동하고 팬들도 모든 것을 옹호하거나 합리화하는 경우 그 자체의 파국을 맞을 수 있었다. 더구나 외연을 더 이상 확장하기에 한계를 지닐 수 있다. 예컨대, 음주운전은 물론이고 이를 은폐한 것은 법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국민 정서상으로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쉴드치는 팬덤이라면 우리 사회에서 옹호될 수 없다. 그런 팬이 먼저인가 아니면 스타, 셀럽이 먼저인가. 이런 질문을 넘어 적어도 유유상종이라는 말도 떠올릴 수 있다. 무엇보다 전국민이 그건 아니다라는 판단이 서는 사안일수록 스타와 팬덤이 고립을 자초하는 행위를 하게 되면 갈수록 입지는 더욱 좁아지게 된다. 일종의 브랜드 명성과 이미지, 가치에 훼손이 가해진다. 당장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그 순간이 쇠락의 급변점이 되기 쉽다.

 

한국 사회는 문화적으로 최소한 공정하고 민주적인 가치를 지켜주기를 바란다. 이는 국민 모두의 마음이기도 하다. 이런 마음을 보듬는 이가 전 세대의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고, 최고의 찬사를 얻을 것이다. 이에 주목하고 선택하거나 실천하는 것은 각자에게 달려 있지만, 그에 관한 결과도 본인이 감당하면 된다. 어쨌든 스타나 셀럽은 팬 중심으로 활동할 것이기 때문에 당장에 크게 문제는 없다. 가수 이승환의 팬들은 그의 행보를 싫어하지 않기 때문에 계속 이어갈 뿐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그의 팬이 아니었던 이들도 그의 팬덤에 대거 합류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반대로 임영웅은 최근의 사안들 때문에 외연 확장은 힘들고, 네거티브 티핑 포인트를 맞게 될 수 있다. 한국에서는 단순히 노래만 잘 부르고 열심히 한다고 해서 존경받거나 진정 기쁨과 행복을 주는 존재가 아니다. 탈정치화야말로 가장 정치적 이고 가장 이익을 생각하는 태도로 사회적 가치를 훼손시킬 수 있다. 지금 이때 특히 국민 대다수가 원하는 방향을 생각해 본다면 말이다. 본인이 그것을 알고 감당하면 될 뿐, 소양이나 의식이 없다고 언급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