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2’의 관전 포인트는?
-오징어 게임에 바라는 세계인들의 심리
글/김헌식(중원대 특임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우선 성기훈(이정재)의 변화와 활약이다. 비록 우여곡절 끝에 성기훈은 시즌 1의 우승자가 되었지만, 잘못된 오징어 게임판을 뒤집기 위해 다시 도전하는 중심 캐릭터라는 점은 관전 포인트가 된다. 자본이 만들어낸 게임판인데 구체적으로 누가 만들어 운영하는지 그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그의 분투를 기대하게 한다. 이에 대응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은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그가 성기훈을 방해하고 진실을 은폐하려는 반동적 행위도 빌런의 역할로서 그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다만, 프론트맨이 본래 오징어 게임의 우승자였다면, 그것이 성기훈의 또 다른 미래가 아닐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잘못된 게임판을 없애려는 자가 그것을 유지 강화하는 앞잡이가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우리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에 미치게 되니 공감 포인트가 된다.
물론 새로운 인물들의 등장은 한껏 호기심과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하다. 시즌 1보다 이름값이 있는 배우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 점은 ‘오징어 게임’의 위상을 생각할 수 있는데 이는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임시완, 강하늘, 박성훈, 양동근 등 대단히 다양한 배우들이 등장하면서 흥미와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자칫 줄거리가 산만하고 초점이 분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단 한 명의 승자만이 생존할 수 있기에 팬심이 이탈하는 것에 유의할 필요도 있다. 그래도 중요한 것은 그들의 다양한 직업과 삶을 통해 사회의 현실과 모순을 잘 드러내고 공감시키는 점이다. 이런 점은 어느 정도 충족될 수밖에 없는 구도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 생존 방식을 통해 인간의 본질을 묻은 전개는 계속되는 가운데 차이점이 있어야 하겠는데 그래서인지 아마 황동혁 감독은 매 게임 이뤄지는 OX 투표 시스템을 부각한 듯싶다. 다만, 오징어 게임의 성과를 잇는 방법은 다른 생존 포맷의 드라마보다 ‘오징어 게임’이 달랐던 점을 강화하는 것이다. 초반의 비정한 설정의 게임에 대해 공감을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끝까지 지켜보려는 이유는 성기훈이 지키려는 인간적 가치, 공동체 연대 정신이 승리하기를 바라기 때문이었다. 이는 시즌 1이 여운을 주었던 핵심적인 이유이기도 했는데, 이런 점이 시즌 2에서도 지속하거나 강화하는지 지켜볼 점이다. 우리 사회는 물론이고 전 세계 인류가 바라는 가치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어차피 비정한 경쟁에 몰린 상황은 픽션이 현실을 대체하기 힘들기에 그 현실을 넘어 무엇인가를 픽션에서 구현해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단순히 냉혹한 현실을 아느냐며 가르치려는 태도와 달라야 하는 점은 여전해야 한다.
다양한 게임과 놀이가 등장해서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은 이런 가치들의 극적 효과를 기하려는 것이다. 놀이와 게임은 엔터테인먼트 영역이지만, 분명 현실의 비정함과 잔인함을 응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새롭게 등장하는 놀이와 게임들이 유행하는 것은 또 다른 트렌드가 될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현상 자체에만 몰입하는 것에 그쳐서는 곤란하지만, 유희를 통해서 즐기는 것은 팬심의 따른 면모라 부정할 수는 없다. 그것이 관련해 유통가가 협업하는 동기와 이유이겠다.
여기에서 지적한 여러 관전 포인트는 ‘오징어 게임’이 시즌 3까지 제작했기 때문에 시즌 2는 미완의 과정일 것이다. 대중들이 바라는 소망은 시즌 3에 가야 확인할 수 있겠지만, 시즌 2에서는 그런 점을 어느 정도 충족시켜주어야 한다. 어쨌든 누가 상금을 차지할 것인가는 부차적이다. 세계인들은 수많은 이들의 생명을 담보로 생존 경쟁을 놀이감으로 삼으며 유희를 즐기는 세력, 그 중심의 진실을 파헤치고 더는 이런 시스템이 작동할 수 없도록 만들 수는 없는지 주인공의 활약을 보고 싶어 한다. 비록 현실의 게임판이 계속 작동하여도 우리는 소망하고 꿈을 꾸어야 한다. 이런 오징어 게임 시리즈와 콘텐츠를 매개로라도 말이다. 또한, 이런 역할을 잘 해낼수록 그것이 문화콘텐츠의 역할이기 때문이라는 점을 다른 K 콘텐츠가 영감을 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