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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국만 비트코인 광풍인가?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7. 12. 13. 01:08

왜 한국만 비트코인 광풍인가

-가상화폐 광풍의 문화 심리

김헌식(박사, 연구자)

 

이민호, 김래원 주연의 영화 '강남 1970'는 강남 개발사 이면을 다룬 영화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강남 개발로 특권층과 정치권력의 이익을 반영한 탓으로 엄청난 부의 쏠림과 극대화 현상이 일어났다. 이때 이런 강남 개발에 동참한 이들은 부를 축적했고, 이를 대물림하는 토대로 삼았다. 사실상 말이 개발이었지 투기붐을 조성하여 시세차익을 편취한 것이었다. 당연히 아파트와 땅 투기로 많은 부를 축적한 이들은 소수였고 다른 이들, 거의 전부는 그것을 감내해야하는 서민에 머물렀다. 그리고 나중에야 그러한 방식을 흉내내었다. 그러나 개미들은 어차피 발리기 딱 알맞았다.


 1970 강남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몇년 전부터 유행하는 흙수저론은 바로 강남 투기와 맞물려 있다. 최근 불고 있는 비트코인으로 대변되는 가상화폐 광풍은 이러한 강남투기의 역사에서 시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외신에서는 한국의 가상화폐 광풍을 우려하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세계 경제에서 2%의 비중도 차지 않는데 가상화폐는 23%나 거래하고 있으니 말이다. 경제적인 물적 토대에 기반하지 않는 화폐현상은 버블일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궁금한 것은 한국인들은 왜 이렇게 광풍에 참여하는가일 것이다. 청와대를 비롯해서 금융감독기관도 규제를 엄격하게 실기한다는 점을 밝혔음에도 여전하다. 금융권도 신규 거래를 제한하려 나서고 있는데도 말이다.

 

한국만 광적이니 이쯤에서 국민성을 이야기할 법하다. 한국인들만의 특유한 열정인가. 쏠림 현상이 심한 사회적인 분위기를 문화적인 요인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스마트모바일이 고밀집 네트워크를 만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서구인들의 관점에서는 집단주의 문화가 작용하였을 것이라고 말하겠다. 인구가 적고 대도시를 중심으로 밀집되어 있으니 소문이나 루머에 쉽게 휩쓸릴 것이겠다. 그래서 한쪽에서는 버블이라고 하는데도 그 수익성을 우선하여 몰리는 것이겠다.

 

가상화폐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버블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오산일 것이다. 그들은 다 버블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면 버블임을 아는데도 왜 빠져 나오지 않을까. 산 가격보다 떨어졌기 때문에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본전심리 즉, 매몰비용 고착 심리 때문일까. 아님 돈만 벌고 나오겠다고 여기는 것이 전부일까.

 

물론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라도 접근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 '설국열차'가 더 생각난다. 비트코인 열풍은 마지막 꼬리칸을 타기 위한 발버둥이다. 적어도 서민 개인들에게는 말이다. 다른 특권층들이 하지 못하는 새로운 업종에서 흙수저를 탈출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라고 생각할 수 있게 대중화된 대상이 가상 화폐이다. 강남투기처럼 남들이 하지 못할 때, 소외 배제되었던 것을 비트코인에서 한 풀이를 하고 있다. 문제는 전국민의 투기화 대열의 형성이었고 지난 10년 동안 오히려 그것이 증폭되었다는 점이다. 빚을 얻어서 투기하는 행태가 만연하게 만들었다. 나아가 투기라해도 돈을 벌면 모든 것이 정당화되는 사고는 노인부터 어린 아이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고착되었는데, 그것은 정치권력이 그동안 투기를 투자로 미화시켜주고 방조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투기가 문화가 된 것이다.


 설국열차 꼬리칸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투기는 필연적으로 버블을 일으키고 많은 이들의 피땀 대가를 착취하게 된다. 돈을 번다는 것은 그런 의미이다. 다들 그 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광풍의 대열에 참여하고 자랑스럽게 말하고 있는 상황이다. 적어도 남의 피땀을 편취하여 부자가 되지는 않아도 자신이 그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방어는 해야 한다. 가상화폐는 일부에서 필요할 수 있는 화폐이다. 그것은 실수요를 전제로 해야 하며 기술적인 이해가 바탕을 둬야 한다.


블록체인기술은 여전히 유효하며 비트코인도 2100만까지는 채굴이 이루어질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실제 쓰임을 전제로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으면 유럽의 튜립처럼 많은 사람들의 피눈물과 생명을 대가로 요구할 수 있다. 문화가 아닌데 문화라고 생각하는 것은 정치권력의 농간이었고 그것을 활용수단으로 부를 축적하는 기관과 세력이다. 결국 희생은 흙수저 개인들이 담당해야 하는 현실을 나만이 피해갈 수는 없다. 나부터 그 희생자가 된다는 생각이 우선해야 하지만 나만은 예외일 것이라는 집단주의 속 익명적 개인의 심리는 버려야 하지 않을까. 과거에는 정부가 방조했지만 앞으로 정부는 그럴리가 없고, 없어야 한다. 가상화폐만이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과거의 유습아닌 유습이 문화로 위장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투기로 번 돈은 회수하는 행태가 문화로 당연히 받아들여질 사회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