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들에게 박사학위를 요구하는 교육정책에 대하여
처음에는 아이돌 멤버가 면접도 보지 않고 박사과정에 입학했다는 뉴스가 보도되었다. 그 아이돌 멤버인 씨엔블루의 멤버이자 뮤지컬 배우인 정용화였다. 이제는 아이돌인지 의문을 표하기도 했지만, 어쨌든 면접조차 보지 않은 그의 행동에 대해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여전히 유효했다. 왜 경희대는 그렇게 입학을 시켜야 했을까. 아이돌을 입학시키면서 학교의 명예를 높일 수 있고 아이돌 스스로도 학위를 통해서 이미지 쇄신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므로 이런 연예인 입학이 성립된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그동안 지적되어 사례와는 다른 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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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그동안에는 주로 학부입학에 한정되었다. 다른 입학생들과의 형평성이었다. 대학원 입학은 평균 보편적이 아니므로 대학원은 좀 더 자율권이 주어지는 면이 있는데, 문제가 되었어도 대개 주로 학위 논문의 표절문제였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입학면접을 하지 않은 것이었다. 면접은 구술고사이다. 구술고사는 정규적인 입학절차이다. 이를 공식적으로 하지 않았다면 하자가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정말 박사과정에 입학할 수 있는 조건들을 갖추었는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물론 바쁜 일정에 약식으로 처리할 수도 있지만 절차는 절차이다. 다른 지원자가 탈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학력 인플레이가 심해진 것을 생각할 수 있다. 근본적으로 생각했을 때 학위 제도에 관해서도 생각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왜 정용화는 박사학위 과정에 입학하려 했을까. 아마도 나중에 학교에 자리잡을 것을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연예인 가운데에서도 아이돌 출신들은 미래가 불안하기 때문에 미래의 진로를 위해 학교에 자리를 잡으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예술가들에게도 박사 학위를 요구한다. 2-3년 과정의 전문 대학 교육기관이라고 박사학위를 요구한다. 교육부가 그것을 학교 지원 정책과 결부 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술가들에게 박사학위를 요구하는 것인지 의문인 것이다. 이미 그들은 자신의 실력과 활동으로 충분히 성과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태도는 학술적인 학교들만 양산하고 실무적인 학교들은 위축시킨다. 불행하게도 표절 논문이나 절차상 하자를 일으키는 경우도 생각난다. 그러므로 정용화를 비판하기 이전에 예술가들에게 박사학위를 요구하고 예술을 기계화 수단화 시키는 교육 작태들을 해소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글/김헌식(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