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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박사 "코로나19 문화계 피해 확산 속 양극화 뚜렷"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20. 6. 15. 08:26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김헌식 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문화 현상을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를 짚어보고 대안을 생각해보는 <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박사와 함께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문화계 양극화 현상에 관해 살펴보겠습니다.


▷평론가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문화예술계 중에서도 특히 공연계 예매 건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는데, 어느 정도인가요?

▶지난 달과 이번 달 통계를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을 지난달 1월 넷째 주 44만건이었고, 주간 예매 건수는 다섯째 주 43만건이었습니다. 2월 첫째 주에는 10만 여건이 줄어 32만건을 기록했고, 이어서 둘째 주에는 31만건이 되었습니다. 특히 어린이 전문극장이나 단체관람 공연장은공연을 할 수 없습니다. 공연 기회가 없어진 공연예술인들이 생계에도 고통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관객들의 불안감이 문제입니다. 이를 해소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민간에서 운영하는 극장들에 대한 관리가 필요해왔습니다. 2월 부터 약 2억2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민간 소규모 공연장 430곳에 소독·방역용품, 휴대형 열화상 카메라 등을 지원합니다.


▷문화예술계를 지원하기 위한 정책은 모색되고 있는 건가요?

▶ 피해 업체들을 전담하는 창구도 생겼는데 경영애로와 법률 등의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예술경영지원센터 `코로나19 전담창구` 입니다.예술인에게 긴급생활자금을 융자지원책이 마련이 되는데 3월부터 총 3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을 정부가 말하고 있습니다. 예술활동을 증명하면 공연이 취소로 보수를 받지 못한 예술인들에게 기존 융자 대비 금리가 2.2%에서 1.2%로 낮춰지고 지원한도도 500만원에서 1000만원에서 늘려주는 방식입니다. 4월부터 피해를 받은 공연단체에 대한 총 21억원 규모의 피해 보전방안을 말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지원 정책들이 대부분 저리라고 해도 결국은 대출이고 빚을 얻는 문제가 있습니다.

특히 300석 이하 소공연장이 크게 운영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이들 공연 단체에서 가장 힘들어하는 비용이 대관료라는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메뉴얼에 대한 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질병이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매번 벌어질 때마다 대책이 수립되었는데 일반 공연, 콘텐츠, 기획행사 등 몇 가지 유형을 매뉴얼을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단기적인 대책이 아닌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한 것입니. 상시 대응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매뉴얼 작성만이 아니라 상시 예산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끄떡없는 작품들도 있다고 하던데, 양극화 현상이라고 봐야 하나요. 그래도 사람들이 많이 모일 텐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티켓 파워` 1위, 김준수의 `드라큘라`는 지난 11일 전석 매진. 옥주현의 `레베카`도 그렇습니다. 모든 회차는 매진됐다. 드라마 ‘동백꽃 필무렵’의 `용식이` 강하늘 주연의 연극 `환상동화`도 전 회차 매진됐다.영국 팝카수 미카(MIKA)는 2007년 데뷔 그동안 6차례나 한국을 찾았습니다. 이번 3월 5일 공연을 합니다.

한편 악동뮤지션, 백지영, 김태우, 먼데이키즈, 젝스키스, 이승환, V.O.S 등은 취소·연기했고 입장권 예매 날짜를 미뤘습니다. 공연을 하지 않으면 예술가들에게 대가가 지불되지 않기 때문에 티켓 동원에 자신이 없을 경우 아예 문화 행사 공연을 안해 버리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에 대한 핀셋 정책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행사 일정들이 취소되고 미뤄지면서 케이 팝의 타격이 상당하다죠? 특히 신인들의 경우에는 더 타격이 많다면서요?

▶코로나 19의 확산 에 큰 싱가포르, 일본, 태국, 마카오 등에서 활동하는 K팝 그룹들은 더 경각심이 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태연과 NCT드림의 싱가포르, 마카오 공연, 위너, 모모랜드, 갓세븐, 효민 등도 해외 콘서트·팬미팅 일정을 연기 취소했습니다.케이 팝 기획사들은 대관비 등 프로모션 비용의 손해를 감수해야 합니다. 각종 장비와 인건비, 홍보비용까지 하면 손해 비용 더 큽니다. 연기한다고해서 능사는 아닙니다. 주요 공연장은 상당 기간까지 이미 일정이 차 있습니다. 다시 일정을 잡을 수 있을지 알 수가 없습니다.

팬들을 위한 팬 미팅이나 쇼케이스의 경우는 아티스트가 팬과 나누는 교감의 장인데 팬들이 떨어져 나갈까봐 노심초사입니다. 이미 유명세가 있는 가수들보다 신인들이 타격이 큽니다. 초기 팬덤의 경우에는 관계를 쌓고 깊게 해야하는 상황인데 이렇게 취소가 되고 연기가 늘어나게 되면 타격이 더 큽니다. 간신히 잡은 기회인데 언제다시 그 기회를 얻을 지 알 수가 없습니다. 대형 기획사의 경우는그 손해를 감수할 수 있고 나아갈 수 있지만 작은 기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공적 대책이 필요합니다.


▷메르스 때보다는 마스크 착용율이 높은 듯 한데요. 마스크 착용에 `세대 차이`가 있다고 해요, 그 이유는 문화적 차이인가요, 어떻게 봐야할까요?

▶마스크 착용 문화라고나 할까요? 인식은 분명 바뀌고 있습니다. ‘코로나 19’에 대한 우려로 국민 10명 중 8명은 마스크를 해 본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이전보다 더 많아진 결과입니다. 2015년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유행 당시 마스크를 썼다는 응답(15%)보다 5배 이상 늘어...7일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의 조사였습니다. 성별을 보면, 여성(87%)이 남성(71%)보다 마스크 착용률이 높았습니다. 어르신들이 상대적으로 쓰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이 호흡기 질환에 더 취약하다는 조사결과가 있었는데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9년 1차 인구포럼, 대기환경과저출산·고령화’ 에서 한부모 가구나 고졸 이하 부모, 독거노인, 저소득 노인 등 취약계층은 취약한 모습이 드러났습니다. 노인 중 마스크를 써본 적이없는 경우도 22.3%에 이르렀습니다. 마스크가 거추장스럽다고 하는 경우도 있고 마스크 비용 등이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취업포털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발병 후 방역 용품 구매에 총 지출 12만3000원을 사용했습니다. 취약 계층이나 세대에게 이 비용은 만만치 않겠죠. 우선 원하는 이들에게 보건 복지 차원에서 지급할 필요가 있고 정부도 이를 조치하려 한다. 다만 호흡 곤란이 있는 경우 오히려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일률적인 적용은 조심해야겠습니다.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마스크를 쓰는 것을 두고 동서양이 문화적 충돌을 빚고 있다고 하죠? 왜 그런 걸까요?

▶ 미국 뉴욕에서 마스크를 한 아시아 여성이 흑인 남성에게 공격당하는 영상이 인터넷에 오르기도 하구요. 마스크 쓰고 온 여성고객때문에 경찰을 부른 은행도 있었다고 합니다. 미 보건 당국도 마스크 착용을 권장지는 않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CDC는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는 것을 권하지 않는다"며 "마스크 착용보다는 열과 기침증세를 세밀히 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마스크가 예방효과가 크지 않다기 때문에 오히려 초기 증상을 잘 잡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주로 동양은 마스크를 반드시 쓸 것을 권장하고 서양은 환자가 아니면 마스크를 쓰지 말라고 하는 것입니다. 마스크를 두고 또 하나의 문화 갈등 내지 문명 충돌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코와 입 가리는 마스크 유형은 한국과 일본, 대만, 중국 등에서 많이 착용합니다.서양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장려하지 않는 것은 얼굴을 가리는 것을 매너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문화 때문입니다. 오히려 극도로 경계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 마스크는 범죄자들이 쓰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미국의 기침예절 문화도 생각합니다. 기침예절은 기침할 때 손바닥이 아닌 휴지나 손수건으로 입과 코를 가리는 것입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에서는 이는 덜 확산되어 마스크가 더 선호되고 있다는것입니다. 미국에서는 개인 공간에 마스크를 쓰고들어가며 총을 맞을 수 있습니다. 각 주에 따라서는 머리에 쓸 수 있는 후드가 달린 옷을 금지시키는 법안을 마련하는 곳도 있을 정도입니다.

또 미국에서는 마스크를 쓸 정도로 아프면 학교나 직장을 가지 않고 집에 머물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용구조 때문인지 한국은 아파도 회사나 학교는 나와야 하는 것으로 장려되거나 그것이 성실성의 지표가 됩니다.지금 모양의 마스크는 19세기 이후다. 코와 입을 가리는 마스크는 수술용으로 개발됐습니다. 1897년 프랑스 파리에서 외과의사 폴 버거가 처음 사용, 중국에서 발명되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길거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다가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 마스크를 벗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은 그 반대가 돼야 합니다.


▷인사 문화도 변화하고 있죠? 코로나 19때문에 피부를 접촉하는 인사 방법이 도전받고 있다는 것이죠.

▶미국과 유럽 사람은 낯선 사람을 만났을 때 인사로 악수를 하거나 포옹(hug)을 합니다. 때로는 볼 키스(cheek kiss) 또는 키스를 하기도 합니다. 악수는 손이라는 피부 접촉이 있고 근거리에서 사람의 따뜻한 체온을 느낄 수 있는 상대방과 교감을 하게 합니다. 적이 아니라 같은 사람의 느낌을 주죠. 악수는 공격 무기를 없음을 내보이기 위해 상대방의 손을 잡은 행위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손을 잡은 채 팔을 흔들면 소매에 무기가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악수는 공격할 의사가 없는 의사표현을 넘어 타인과 평화롭게 소통하기를 바라는 인사로 자리 잡았습니다.
아랍 여러 나라 사람은 서로 코를 맞대 두 차례 문지르는 코 키스(nose kiss)를 하고, 뉴질랜드 마오리족은 두 사람이 악수하면서 이마와 코를 맞대는 ‘홍이’(hongi)를 합니다. 각국의 보건당국, 건강 관련 시민단체에서는 ‘접촉 인사 방법’을 하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미국의사협회도 의료 종사자들에게 악수를 자제하라고 했습니다.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는 ‘하이파이브’나 ‘주먹 부딪치기’(feastbump) 또는 ‘팔꿈치 비비기’(elbow rub)를 대신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중국과 대만에서는 악수(握手) 대신에 공수(拱手)를 말하는데 공수는 두 손을 앞으로 모아, 한 손은 주먹, 다른손으로 주먹을 감싸는데, 손등을 포개기입니다. 우리의 전통적 인사법, 묵례(默禮)와 목례(目禮)그리고 ‘90도 직각 인사’의 장점도 부각됩니다. 사람간의 거리, 대화, 수다문화 식문화도 영향을 받을 밖에 없어 보입니다.


▷직접 만나는 게 꺼려지니 SNS나 인터넷을 통해 각종 행사나 모임, 문화 예술계의 홍보 마케팅은 많이 늘어나고 있죠?

▶가요계는 온라인을 통해 라이브, 스트리밍 등에서 각종 행사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컴백 아이돌들은 ‘팬 없는 팬 쇼케이스’를 하게 됩니다. 앨범 발매는 하되 팬 쇼케이스를 라이브 중계로 대신합니다. 아이돌은 대부분이 1년 단위로 국내외 활동계획을 정해져 있습니다. 미리 짜놓는데, 앨범 발매 일정을 변경하면 향후 활동에도 큰 타격입니다. 도미노 효과가 생깁니다. 슈퍼주니어는 400여명의 팬들과 컴백쇼를 녹화할 예정이었지만 녹화를 비공개로 바꿔야 했습니다. 여자친구, 에버글로우, 이달의 소녀 등은 팬들에게 쇼케이스를 여는 대신 온라인을 통해 라이브 중계 하였습니다. 음악방송은 지상파에서 ‘무관객 녹화’를 하고 있습니다. 진행하고 있으며, 방탄소년단은 소속사 설명회를 취소하고 유튜브 채널을 통해 관련 영상을 올렸습니다. 팬들과 아티스트를 지켜야 하는 것이 우선이고 강을 먼저 생각하는 가운데 홍보 마케팅과 인터넷에 맞는 콘텐츠 제작에고심을 하고 있습니다.


▷네, <문화로 읽는 세상>, 오늘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문화계 양극화 현상에 관해 김헌식 문화평론가와 함께 살펴봤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cpbc 윤재선 기자(leoyun@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20-02-2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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