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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박사 "영화예술, 극장업 지원 대책...어떻게 해야할까"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20. 6. 15. 08:34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김헌식 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문화 현상을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를 짚어보고 대안을 생각해보는 <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박사와 함께합니다.


▷평론가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영화 관람객이 역대 최저치로 떨어지고 심지어 극장 영업을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죠?

▶코로나19 확산으로 극장의 관람객 수가 급감하고 있고요,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가 일부 극장 영업 중단 등의 결정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1∼16일 극장을 찾은 전체 관객은 117만 1749명입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813만 5308명 7분의 1 정도라는 것입니다. 하루 2만 명 내외로 역대 최저치인데요 한국 영화산업 전체 매출 가운데 영화관 매출이 약 8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영화계의 타격은 매우 심각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CGV는 다가오는 28일부터 직영 116개 가운데 35개 극장의 영업을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정상 영업을 해도 스크린 컷오프(Screen cut off)제도를 실시합니다. 이는 일부 상영관만 운영하는 것을 말합니다. 상영 회차도 3곳을 제외한 모든 극장에서 3회차(9시간)로 축소합니다.올해 신규로 개장하려 한 극장 6곳은 내년 상반기로 미뤘고요, 리뉴얼 예정의 극장 2곳은 투자 계획이 전면 보류입니다. 일전에 롯데시네마도 2월 말부터 대구지역 전 지점과 경북지역 일부지점을 임시 휴관했습니다. 메가박스도 일부 지점을 휴관 했습니다.


▷극장은 재개봉작으로 연명하는 상황이다보니 정부에서 대책을 마련하고는 있다는데, 영화계에서는 정부 대책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영화제작사들은 일단 영화관련 기업은 코로나19의 타격을 받은 중소기업들에 주어지는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의 확대 업종에서도 사실상 별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영화 각 단체들은 대기업 계열사는 방송영상 독립영화제작사는 지원하는데 중소기업의 영화사 및 영화 관련 업종은 지원에서 배제된 것에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한 극장도 불만입니다. 영화관, 공연관련업 등이 포함됐지만 중소기업이 대상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서울극장 등 개별 사업자가 하는 일부 극장은 지원을 받는데 이외에 멀티플렉스 즉 전체 극장수 83%, 스크린수 94%에 달하는 CGV, 롯데, 메가박스 등 3사는 지원 대상에서 배제됐다는 것입니다. 또한 중소기업 제작사가 지원 신청을 해도 지난해 동월 대비 매출액이 10% 이상 감소한 것을 증명해야 한다는 점이 지적됩니다. 이것이 왜 문제냐하고 하면 영화 제작 특성상 개봉을 안하면 매출이 발생하지 않기에 피해액을 입증하기가 어렵습니다.대기업 극장은 차지하고라도 중소기업인 영화 제작사가 지원대상에서 빠진 것을 크게 지적합니다.

독립영화관의 경우에는 현행 대책이 8개관 이상의 규모가 있는 곳을 지원하는 것에 모아지고 있다고 봅니다. 비영리?비상업적 독립영화인들은 지원을 하나도 못받을 수 있다고 비판합니다. 극장에서 개봉 못하는 독립?단편 영화들은 사각지대인데 이들은 공동체 상영이 중요한 수익 구조이고 그것이 대부분 취소되었습니다. 독립영화 등에 대해서는 상영지원금을 선지급하는 등 폭넓은 지원 방법이 요구되는 이유입니다. 또, 극장업이 고사 직전이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나눠 지원하는 게 아니라 문화산업 특성에 따른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최악의 상황이 계속되다 보니 극장들은 한시적으로 영화발전기금 면제를 요청했다고 하던데, 상황이 어떻길래 그런 건가요?

▶현재 극장에서는 영화 관람료에 포함된 영화발전기금(3%)을 매월 납부하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월에 코로나 19 피해를 입은 영화관들을 위해 영화발전기금 납부를 올 연말까지 유예해주기로 했죠. 실제로 지난 11일 영진위는 기금 납부기한 유예를 발표했습니다. 올해 2월부터 11월까지 영화발전기금 납부를 연체료 없이 납부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에 극장들은 영화발전기금 납부기한 유예는 언발에 오줌 누기식의 조삼모사라고 했습니다. 연체료 없이 납부하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예 일시적으로 면제해달라고 합니다.

상영관과 제작사들은 운영비 확보조차 어려운 데 영화발전기금 면제가 아닌 징수 유예는 효과가 없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는 국가에게 지원금을 달라는 것이 아니라 가져가는 것을 잠시 중단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사실 예산이 많지 않고요. 영진위는 극장 지원은 예산이 없기에 만들려면 기존 영진위 사업을 줄여야 한다고 하면서 문체부, 기재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합니다. 영발금 일시 면제는 영진위가 아니라 법을 개정해야 합니다.또한 코로나 이후에 관객이 돌아올 시점에 마케팅비나 관람료를 지원하는 것 등을 모색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쨌든 정부와 협의를 통한 예산 확보는 기획재정부의 승인도 필합니다.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죠.


▷다른 업계와의 형평성 논란도 불거진 상황이라죠. 앞서 정부는 여행, 관광숙박, 관광운송,공연업 등 4개 업종을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지정하고 지원을 강화하기로 발표했는데, 이 과정에서 영화산업을 제외돼 한국 영화계의 반발을 샀다고요?

▶4개 업종은 6개월간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지정해서, 고용안정을 지원키로 했습니다. 영화계는 여행업이나 공연업계보다 못하다는 것인데요, 코로나19 타격으로 극장업계 어려움에 정부의 특별고용지원 업종에 극장도 지정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극장 매출이 전체 영화산업매출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으니 정부 고용지원이 필요하다고 합니다.멀티플렉스 극장 대부분도 자가 건물이 아닌 임대 건물 영업이라고 주장합니다. 임대료·인건비·청소 용역비 등 고정적 비용이 극장 운영에 어려움을 더하게 한다고 합니다. 이에 정부가 세제 혜택이나 경영자금지원 등도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영화업계는 극장 뿐만 아니라 배급사와 제작사, 투자자, 홍보대행사 등이 있고 영세한 규모의 제작사나 홍보대행사는 힘들어 고용지원책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다만, 문체부는 영화단체들이 요구한 특별고용 지원 문제는 고용노동부의 대책도 있기게 가능하다고 봤습니다.참고로 고용노동부는 코로나19의 피해를 입은 기업이 고용 유지를 할 수 있도록 한시적(4월~6월)으로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수준을 최대 90%까지 상향 조정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또 고용유지지원금 예산을 5000억원 수준으로 대폭 확대하고요, 고용보험법 시행령을 4월 중 개정할 예정입니다. 고용유지지원금 요건 완화와 지원수준 상향 등에도 여전히 휴업수당의 25% 자부담에 어려움을 느끼는 소상공인을 위한 것입니다 즉, 우선지원대상기업의 사업주는 고용유지를 위한 휴업·휴직수당 부담분이 현재 25%에서 10%까지 낮아지게 됩니다.


▷배급사들은 온라인 시장으로 더 눈을 돌리고 있다는데요. 영화계에선 영화 `사냥의 시간`이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 단독 개봉을 선택한 사례를 매우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고해요. 왜 그런가요 ?

▶한 투자배급사는 영화사는 `사냥의 시간`을 이미 해외 세일즈를 했는데도 극장이 아니라 넷플릭스에 독점권을 넘겼습니다. 개봉을 한 주 전 일정이 미뤄져 마케팅 비용을 이미 바닥나 없고 코로나19 장기화로 개봉 일정을 다시 잡기 어려워지자 차선책을 한 것입니다. 해외 판매사인 콘텐츠판다는 명백히 이중 계약이라며 리틀빅픽처스에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계속될 것입니다. 이 작품은 이미 30여 개국에 작품을 선판매했고 계약금도 치렀습니다.

무엇보다 앞으로가 문제인데 중급 영화들의 극장 포기 사태가 줄지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극장들은 최근 신작 개봉이 없는 상황은 이를 예고하고 있어 보입니다. 요컨대, 극장들은 다른 영화들도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넷플릭스행으로 갈까봐 우려하고 있는 것입니다.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 한국영화산업이 무너지고 미국 OTT회사인 넷플릭스만 배부르게 하는 상황이 될수 있다는 위기감입니다.다른 관점도 있죠. 넷플릭스로 가면 제작비를 회수하는 정도고, 흥행성 있는 기대작들은 극장이 더 수익이 아직 많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례도 있죠. 보통 극장 개봉을 한 뒤 IPTV 등 2차 시장으로 넘어갑니다. 그런데 저예산 영화 `공수도`(채여준 감독)는 극장 `역개봉`에 성공하는 모습입니다. 인터넷 TV(IP TV)에 선 개봉해 인기를 고 4월 9일 극장에서 개봉합니다. IPTV 흥행이 극장 개봉으로 되는 사례는 `공수도`가 처음인데 이런 흐름이 영화계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지도 관심입니다.


▷한편 주요 영화제들의 개막도 미뤄지고 있다는데,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국내외 막론입니다. 프랑스 칸영화제를 비롯 전주국제영화제, 울주세계산악영화제 등 국내외 주요 영화제 개막 일정이 미뤄지고 있습니다. 이 또한 위기입니다. 특히, 신인감독의 독립영화는 첫 데뷔 무대라고 할 수 있는 영화제 상영인데 영화제 상영을 통해 추후 배급 여부를 좌우합니다. 경쟁 부문 ‘프리미어(최초 공개) 규정’을 갖춘 영화제는 개막 일정이 밀리면 초청작들의 이후 상영 일정 전체가 흐트러질 수 있기 때문에 극장 개봉일정에 타격을 줄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독립영화 감독들은 더 힘들 수 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선지급권이 필요하고 극장 개봉일정과 조율을 어떻게 할지 절박하지만 잘 부각되지 않은 화두입니다.


▷네, <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문화평론가였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cpbc 윤재선 기자(leoyun@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20-03-27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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