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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박사 "문화예술계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세월호 계속`기억`"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20. 6. 15. 08:35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김헌식 박사, 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문화 현상을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를 짚어보고 대안을 생각해보는 <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박사와 함께 세월호 6주기를 맞아 계속되는 문화예술계의 기억, 작품활동에 관해 살펴보겠습니다.


▷평론가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우선 블랙리스트로 지난 정권에 탄압을 받았던 연극계는 여전히 세월호를 무대에서 기억하고 있죠? 어떤 작품들이 있습니까?

▶코로나 19 때문에 공연계 특히 작은 규모의 연극들이 더 어렵습니다. 그런 가운데 <2020 세월호: 극장들>이라는 이름으로 모두 10개 공연이 혜화동1번지, 연우소극장, 성북마을극장, 삼일로창고극장 등에서 무대 공연을 갖습니다. 여전히 이렇게 작품을 올리는 것은 아직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점이 더 크게 다가옵니다. 6월 28일까지 공연이 계속되는데요. 구체적으로 작품들을 보면 <참담한 빛>(4월29일~5월3일), <용민지애정술 본풀이>(4월30일~5월3일), <기록의 기술>(5월7~10일), <아지트, 틴스>(5월15~17일), <시간 밖으로>(6월4~7일), <장기자랑>(6월10~13일), <추락 I>(6월17~21일), <나 하나 나 둘 나 셋 나 넷>(6월13~28일) 등입니다. 일정은 코로나 확진 상황에 따라서 유동적일 수 있겠습니다.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세월호 작품을 올리는 연극인들에게 격려와 박수가 필요합니다.


▷연극 공연은 아무래도 `사회적 거리 두기` 차원에서 이뤄질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네. 좌석간 거리를 2m 이상 거리를 띄워야 합니다. 성북마을 극장에서 무대에 오르는 작품 <바운더리>(23일~ 26일)가 대표적입니다. 거리두기 좌석제를 실시합니다. 좁은 극장에 이렇게 거리 두기를 해야 해서 모두 8명 정도만이 관람을 할 수가 있게 됩니다. 이렇게 잘 준수하는 단체들의 노력을 높이 평가해주는 인센티브가 필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스텝과 배우들의 인건비를 감당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관객을 모시고 작품을 올리는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7일에 올린 작품 <내 아이에게>은 온라인 실시간 공개를 했습니다. 카메라 한 대로 찍은 작품이고 올린 영상 콘텐츠는 화질이 좋지는 않아도 진실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올해는 지원이 좀 나아지기는 했다지만, 열악한 상황속에서도 진실을 담아내고 기억하려는 노력들에 대한 공공적 지원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온라인에서는 랜선 콘서트가 열렸다죠?

▶코로나 19는 세월호 관련 야외 행사들에게도 타격을 준 상황인데요. 유튜브 라이브 공연 `봄꽃’이 열렸습니다. 제주 음악인들이 제주를 넘어서서 많은 국민들과 함께 세월호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콘서트를 연 것입니다. 특히 조동희는 참사 1주기 발표 추모곡 `작은 리본`과 2주기 창작곡 `너의 가방`을 선을 보였습니다. 많은 추모 공연이 취소된 상황 속에서 이렇게 온라인으로 이뤄질 수 있게 한 노력 높이 평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온라인에서 이런 콘서트가 계속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한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4·16 세월호참사 6주기 기억식’은 온라인 생중계되기도 했습니다. 4?16재단 등과 많은 개인, 시민들이 SNS에 사진 영상 올리기와 보기를 통해 기억을 공유했습니다. 한편 지난 11일 진도 팽목바람길의 공연 ‘팽목바람길 마음으로 함께 걸어요’도 유튜브를 통해 공개가 되었는데요. 모든 행사들이 동영상 플랫폼에서 공유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출판가에서도 세월호에 관한 책이 출간되고 있지요?

▶416 합창단이 직접 녹음한 애절하면서도 아름다운 10곡의 노래와 두 작가의 에세이집이 출간되었습니다. 책 `노래를 불러서 네가 온다면`입니다. 세월호 유가족·일반 시민단원이 모인 ‘416합창단’인데 그 분들의 이야기가 그리고 CD로 이뤄져 있습니다. 이제는 소외받고 약자인 분들을 위해서라면 어디든지 달려갑니다. 또한 책 인세 전액은 4.16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의 활동과 416합창단의 세월호 진상규명 활동에 기부됩니다.

어린이문학도 나섰는데요. 다른 책 ‘슬이는 돌아올 거래’는 어린이문학 작가들의 2020 작품집이죠. 2014년 67명의 글·그림 작가가 ‘한뼘그림책’을 만들고 전국에서 100여 차례 전시와 북콘서트를 하며 묶어 ‘세월호 이야기’를 발간하기도 했습니다. 이 책은 세월호를 모르는 아이들을 위한 책인데 이런 창작 작업은 앞으로도 여전히 계속될 것입니다.


▷다큐 영화도 새롭게 선을 보이고 있다는데요. 영화제나 극장가에서 만날 수 있는 다큐 영화 어떤 작품들인가요?

▶지상파 방송에서는 국내 최초로 해외 다큐멘터리 세월호 영화 <크로스로드>를 선을 보였습니다. 닐 조지 감독이 2017년 영화 `세월 이후`(After the Sewol)이후 새롭게 세월호를 조명한 작품입니다. 한국 사회 세월호 전후의 사회 변화상을 담은 이 작품은 2018 로스엔젤레스 필름 어워즈의 베스트 다큐멘터리상 수상작입니다.

영화제에서 세월호 관련 영화를 만날 수도 있습니다. 오는 18일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는 세월호 참사 추모상영회 `기록과 기억`을 엽니다. 상영작으로는 복진오 감독의 <로그북>, 주현숙 감독의 <당신의 사월>, 미아카데미 영화상에 초청되었던 이승준 감독의 <부재의 기억> 등 입니다. <로그북>은 세월호 희생자들을 구조한 민간 잠수사들의 이야기인데 다른 제작진이 아니라 그들의 시선으로 상황을 담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제에서도 거리두기를 실천해 201석에 80여명만 관람합니다.

극장가에도 다큐 영화가 세월호를 조명합니다. 신작 <유령선>은 15일 개봉, 49분정도의 중편 다큐멘터리 <유령선>은 2018년 개봉했던 <그날, 바다>의 파생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세월호 AIS(선박 자동 식별 장치) 데이터의 조작 의혹을 다시 다룹니다. 앞으로도 세월호 진실을 위한 영화 제작은 세월이 흘러도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계속 지지와 후원이 필요합니다.


▷세월호 6주기를 맞아 방탄소년단의 뮤직비디오가 주목을 받았다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죠?

▶방탄소년단이 세월호 참사의 진실에 대해 세계인들의 관심 환기를 일으켜 오고 있는데요. 방탄소년단의 `봄날` 뮤직비디오가 전 세계의 누리꾼들의 주목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이유는 이 작품에 세월호 참사를 의미하는 장면들이 들어 있어 보이기 때문입니다.이 뮤직비디오는 2017년 2월에 만들어졌는데 이때는 박근혜 정권기라서 직접적으로 묘사를 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뮤직비디오 `봄날`에는 세월호 희생자 추모를 뜻하는 듯한 노란 리본을 건 놀이기구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여기에 푸른 바다, 나무에 걸린 신발이 있구요, 팽목항 등을 연상할 수 있습니다. 아무도 없는 기차 안은 세월호 선체를 열차안으로 바꾼 게 아닌가 해석이 이뤄지는 것입니다. 느리게 재생을 하게 되면 멤버들이 물에 잠겨 있는 듯한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해외 팬들은 이 영상을 통해 세월호 진실을 알게되고 스스로 진실을 알리기 위해 한국에 와서 조사하고 유가족과 인터뷰를 한 뒤 자막을 달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있다고 합니다. 많은 팬들이 관련 영상을 보고 추모 댓글을 달고 있는 상황입니다. 3억뷰를 돌파한 이 뮤직비디오를 통해 세월호 진실을 알리기 위해 케이팝도 충분히 세계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합니다.


▷이번 총선 전에 영화계는 과거 세월호 관련 영화와 관련해 "부산국제영화제 외압”논란을 일으킨 후보에게 사퇴를 요구했는데, 이번에 당선이 되어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면서요?

▶네. 그렇습니다. 영화계 시민단체는 "서병수 후보가 부산시장 재직 당시 부산국제영화제 자율성을 부정하고 독립성을 훼손했고 영화제를 죽이는 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또한 “세월호 문제를 다룬 `다이빙벨`의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을 두고 외압 논란을 일으킨 끝에 결국 지난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며 "조용히 자신을 성찰해야 할 자가 다시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나선 것이 부끄럽지 않으냐"고 비판했습니다.

그런데 후보측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훼손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라고 하면서 사퇴하지 않았고요, 이번에 당선을 하게 되었습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일부 정치세력의 공고함을 드러내주는 것은 아닌지 씁쓸합니다. 향후에 세월호 진실에 관해 정치관에서 방해가 없기를 기원합니다. 당시 부산 시장이었던 서병수 후보는 부산국제영화제(BIFF) 당연직 조직위원장으로 세월호 참사를 다룬 영화 ‘다이빙벨’의 선정을 막았고 그래도 BIFF 집행위원회가 상영을 하자 2015년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을 고발했습니다. 영화인 단체가 항의해 2016년 BIFF를 보이콧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정치인의 행보는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네, <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문화평론가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cpbc 윤재선 기자(leoyun@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20-04-17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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