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내조의 여왕 덕에 가부장제의 부활?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09. 5. 20. 12:54
보수적인 정권이 들어서면 방송과 신문이 보수화된다고 한다.
보수의 양상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대개 보수는 남성과 여성의 성역할을 강조한다,. 
여성들은 가사일과 육아에 더 집중하라는 논리가 강화된다.
여성가족부가 없어질 뻔하고, 다행하게 존재해도 육아와 출산에 집중하는 
것은 별다른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한 차원에서 여성의 내조를 강조한다.

드라마가 내조의 여왕이 등장한 것은 바로 이러한 사회문화적 배경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드라마 내조의 여왕은 직장 남성의 내조를 잘해야 한다는
논리를 노골적으로 내세우지는 않는다.
다만, 전업주부들의 애환을 가끔씩 건드려주기 때문에 눈길을 끌었다.
밑도 끝도 없이 여성창업과 여성 리더십을 강조하는 드라마보다는
현실적이겠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 때문에 내조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회자되게 만들었다.
자칫 여성은 내조하는 존재라는 인식이 강화될까 우려스럽기도 하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는 이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삼성경제연구소(SERI·세리)의 경영자 대상 사이트 세리CEO는 20일 CEO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488명)의 98%가 "오늘 이 자리에 오기까지 내조의 힘이 있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남자가 성공하는데 여성의 내조가 필연적이라고 하면
페미니즘의 시각에서는 경악할 만한 일이다.
더구나 좋은 집안에 들어간 여성들은 이 내조만 해야하는 것 아닌가.
혼테크라는 말이 유행인 것을 보면 많이 배우고 교양있는 여성일수록
이러한 내조의 경향을 잘 받아들여야 하는 셈이 된다.

이러한 인식, 문화 풍토와 싸워온
페미니즘은 급속하게 퇴조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혼테크라는 말이 창궐하는 가운데
한국 현실에서 현실적인 모색을 해야 한다는
점을  내조라가
새삼 생각할 계기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