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논평

‘나만의 자서전’ 쓰기 포인트… “내가 최적의 저자” 자신 갖고 시작을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1. 2. 13. 19:46

‘나만의 자서전’ 쓰기 포인트… “내가 최적의 저자” 자신 갖고 시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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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책을 쓸 수 있다. 글도 아닌 책을 누구나 쓸 수 있다고? 굴곡 없는 삶은 없다고 했으니 저마다 자기 궤적을 담아내면 되는 자서전이야말로 누구나 쓸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서점 신간코너에 들러보면 보통 사람들이 자기가 살아온 얘기를 쓴 책들이 즐비하다. '공장 청소부' '서울역 노숙자'라는 부제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결코 유명인들이 아니다. 자서전 쓰기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자서전 쓰는 방법을 소개한 책들도 잇달아 나오고 있다. 또, 평생교육원이나 노인복지관에서도 자서전 쓰기 강좌를 수시로 개최하고 있다.

문화평론가 김헌식씨는 "자기 얘기를 표현하고 남기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능인데 그동안은 표출할 매체가 없어 억눌려 왔다"면서 "인터넷의 발달로 블로그 등 발표 공간이 생기면서 보통사람들의 자전적 글쓰기가 활발해졌다"고 말한다. 김씨는 또 출판사들이 일반인들의 자서전에 담긴 생생하고도 다양한 콘텐츠의 시장성을 간파해 출판에 나서면서 저변이 더욱 넓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서전 쓰기가 대중화됐다고는 하지만 작업이 그리 녹녹한 것은 결코 아니다. 처음에는 한 쪽 쓰기도 어렵다.

'나를 기록하라'의 저자 한혜수씨는 "누가 써도 나만큼 내 이야기를 솔직하고 실감나게 쓰지는 못한다"면서 정직함과 현장감이 생명인 자서전은 자신이 제일 잘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시작하라"고 권한다. 하루에 원고지 3장 정도만 쓸 생각으로 시작해보고, 글쓰기가 정말 어렵게 느껴진다면 사진이나 그림, 각종 자료로 인생을 정리해보라고 일러준다.

1999년부터 자서전 쓰기 강의를 해온 작가 이남희씨는 친구와 함께 각자의 지나간 삶을 이야기한 다음 그것을 글로 쓴 뒤 서로 바꿔보고 모자란 부분을 보충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찻집에서 수다 떨듯 이야기하는 동안 자서전이 완성될 수 있다는 것.

출생부터 현재까지 기억나는 사건을 연대기별로 정리해 뼈대를 만든 다음 살을 붙이는 방법도 유용하다.

전문가들은 어떤 과정을 통하든 자신의 삶을 정리하고 재구성하는 자서전 쓰기는 일종의 정신적인 치료 효과가 있으며, 남은 삶의 질을 높여주는 촉진제가 되어 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씨는 "자서전 집필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그 진실한 의미를 캐내는 과정"이라면서 "자신이 살아온 삶을 이해하고 긍정할 수 있게 되고, 심리적인 안정감을 되찾을 수 있는 만큼 인생의 위기를 맞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꼭 자서전을 써보라"고 권했다.

특히 노인들에게는 치료 효과가 뛰어나다. 한서대 노인복지학과 한정란 교수는 "자서전을 쓰는 동안 유능했던 젊은 시절을 돌이켜보게 해 자기 효능감과 자존감을 높여줄 뿐 아니라 과거에 대한 불만과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시켜 준다"고 말했다.

김혜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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