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국가 만들기 274

웹툰의 한계를 생성형 AI가 극복할까?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 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나스닥에 국내 웹툰 업체가 주식 상장을 하면서 한국의 웹툰의 성장세를 생각할 수 있었다. 마이너 장르라고 생각해 왔던 이들에게는 놀랄 소식이었다. 이런 K 웹툰의 활약은 단지 우리의 웹툰을 해외에 수출하는 데 그치지는 않는다. 미국에서는 현지화 전략을 통해서 권위 있는 만화상을 연거푸 수상하기도 하고 일본처럼 매출액을 끌어 올리기도 하고, 웹툰 기반의 애니메이션까지 제작되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기분 좋은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 나스닥에 상장한 국내 기업의 주식에 글로벌 투자자의 관심을 크게 끌지는 못한다. 한편으로 국내에서는 유료 이용자 수가 감소했다는 통계도 있었다. 특히, 자신이 돈을 내고 보는 유료 구독자가 줄었다. 이렇게..

‘팬’에서 ‘메이트’로 변화해야 할 K-POP 문화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 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얼마 전 종영된 KBS ‘메이크 메이트 원(MAKEMATE1)’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메이트’라는 개념이 눈길을 끌었다. 이 말은 소울 메이트를 생각할 수 있는데 친구, 동료라는 개념으로 생각할 수 있었다. 이는 아이돌이라는 용어가 이미 부적절하다는 시대정신을 잘 반영하고 있다. 이미 K-Pop도 친구 같은 내 또래 구성원들을 좋아하는 것이지 선망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아서다. 무엇보다 팬 문화에서도 메이트라는 단어를 쓰는 것이 문화적 혁신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직접 자신이 선호하는 참가자들을 뽑을 수 있는데, 선택해야 할 7인의 메이트라는 용어가 이를 말해주었다. 열혈 팬이 아니라 메이트 즉, 이제 친구와 동료라는 의미인 것이다. 또 눈에 띄는..

BTS 보라해 정신을 다시 생각한다

-BTS 보라해 개별 팬덤이냐 완전체 팬덤이냐.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언젠가 방탄소년단의 개별 활동에 관한 내용을 방송에서 언급한 적이 있었다. 진이 군입대를 하면서 다른 멤버들의 병역 이행 전망이 이슈였기 때문이다. 이때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업적과 이바지한 점을 나열할 때 ‘보라해’라는 말도 나오게 되었다. 보라해는 2016년 11월 13일 팬 미팅에서 뷔가 만들어낸 말이다. 응원봉에 보라색 비닐을 씌운 팬들의 성원에 감동했던 방탄소년단이었고, 이때 뷔가 ‘보라해’라고 했는데 ‘보라해’는 무지개의 마지막 색처럼 오랫동안 끝까지 사랑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는 ‘보라해’가 기획사가 전략적으로 만들어낸 말이 아니고 방탄소년단 멤버가 만들어냈기 때문에 방..

정우성의 수화에 대하여

-청각 장애 로맨스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를 재밌게 보려면.  정보과잉(information overflow)과 TMI  장안의 화제작이며 웰메이드 드라마인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호평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종영했다. 청각장애인 남자 주인공과 비장애인 여성 주인공의 로맨스를 중심에 두고 장애인의 현실과 그들의 삶, 그리고 생각과 감정을 잘 공감 시키려 했다. 드라마에서 청각장애인이 주인공으로 자신의 경험과 느낌을 전면에 등장시킨 적이 없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성공은 이 드라마의 제작을 충분히 가능하게 할 수 있었다. 장애인이 주인공이 되어도 대중적으로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것. 특히, 주인공이 매력적이면 가능할 수 있다는 점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잘..

영화 ‘잠’ 속의 몽유병, 이제 흔해지는 시대?

-영화 속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 수면부족과 이상행동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 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2023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되는 등 유수의 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은 영화 ‘잠’은 사건수면(Parasomnias)을 소재로 다룬 작품인데, 이를 흔히 몽유병이라고 한다. 영화 ‘잠’에서는 애초에 남편 현수(이선균)가 배우로서 연기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수면 장애를 겪는다. 점점 그 증세가 심해져서 자신의 볼을 심하게 긁어 피가 철철 넘치고 혼잣말을 중얼거리더니 혼자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갈수록 이상 행동은 더욱 심해져서 반려견을 해치거나 나아가 아이까지 해할 정도까지 심각해진다. 이에 배우자 수진(정유미)는 극도의 공포와 불안감에 시달린다. 그렇지만 현수는 그런 행위..

양자 컴퓨터 하트는 선한가요, 악한가요.

-인간의 의도와 의지에 달려 있다. 영화 ‘하트 오브 스톤’(Heart of Stone, 2023)은 첩보물에 양자 컴퓨팅을 접목해 눈길을 끌었다. 그 양자 컴퓨터의 이름은 바로 하트(Heart), 하트는 단순히 양자 컴퓨팅만을 하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사고하는 인공지능(AI)으로 등장한다. 모든 곳 어느 시스템이라도 들어가 자료를 얻을 수 있다. 해킹을 자유자재로 하는 것인데, 다만 좋은 용도로 탈취한 자료를 쓰기 때문에 선한 인공지능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점이 뛰어난 인공지능 시스템을 등장시킨 영화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과 다른 점이었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은 부정적인 측면에서 인공지능을 등장시켰기 때문이다. 그 인공지능은 바로 엔티티인데, 본래 덴링어와 미국 정부가 만..

‘오펜하이머’ 신드롬이 나름 반가운 이유

-미래에 우리에게 필요한 태도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 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보다 ‘오펜하이머’가 더 선호되어 바람직하게 생각했다. 분명 생각하지 못했다. 지루하고 긴 영화를 이렇게 많은 한국 관객이 볼 줄이야. 하지만, 작품의 분량만을 관건이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세계관이 화두일 테다. 그 화두가 누구에게 어떻게 공감을 더 얻고 있는가가 결과를 다르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오펜하이머’를 나름 주목한다.  우선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먼저 살펴보자. 사실상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콘크리트 디스토피아’를 담고 있다. 사회적 가치 면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과 ‘설국열차’를 퓨전 시키고 있다. 배경이 아파트로 바뀌었을 뿐이다. 결말은 해..

그린래시를 위한 변명

-연착륙이 필요한 이유 *그린래시(Greenlash)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일련의 조치들에 반발하고 저항하는 현상을 말한다.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 교수, 정보콘텐츠학박사, 평론가)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 속에서 일본의 디지털 서비스의 낙후성이 조롱받은 적이 있다. 예컨대 지원금 지급시 본인 대면 도장 확인이나 팩스를 통한 코로나 환자 보고 집계를 들 수 있다. 이에 빚어지는 행정 비용의 낭비를 언급할 수 있었고 뒤늦은 방역 대응에 대한 비판도 가능했다. 한국처럼 IT 기술을 발 빠르게 쫓는 나라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이를 달리 살펴볼 지점도 있었다. 도장 문화가 많이 살아 있다는 것은 뒤쳐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도장을 만드는 장인이 아직 먹고 살고 있는 것이다. 도장에 ..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의 교훈과 미래 리더

-미래리더들에 대한 자세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 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일일관광객들은 델타 지역에서 세계 문화와 잼버리 정신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다.   2023년 세계잼버리대회가 부실운영과 파행을 거듭하자 혹자는 자신이라면 참가자 4만 3천여 명에게 물총을 주고 풀 튜브를 곳곳에 설치하겠다고 언급했다. 요즘 유행하는 물총 싸움 컨셉을 제안한 것이고 일부에서는 호응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세계잼버리 대회의 성격과 정체성에 대한 근본적인 사유가 부족한 생각이었다. 8월 12일까지 물총 싸움이나 물놀이나 할 수만은 없다. 매우 다양한 프로그램이 기획 운영되는 세계적인 행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정 아이템으로 진행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는 없다.  애초에 새만금 간척지는 세계잼버리 대회..

영화 ‘엘리멘탈’처럼 외로움에 대처하는 사회를 위해

-동양 사상의 새로운 적용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 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비록 애니메이션이지만, 영화 ‘엘리멘탈(Elemental)’은 동양적인 사유를 통해서 다문화 시대의 진정한 소통과 화합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불과 물을 상징하는 엠버와 웨이드, 두 남녀 캐릭터는 서로 끌리지만 본질이 다르기에 상당히 가까워지는데, 애를 먹는다. 하지만 물과 불의 공존 공생의 비결을 체득하게 되면서 초극의 상생 경지를 이루게 된다. 이는 우리에게 익숙한 음양오행 사상을 연상시킨다. 서로 괴롭더라고 그것을 자기 내화를 시키면 서로 상생할 수 있고 더 큰 상호보완의 관계가 되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제의식은 외로움에 떠는 현대인들에게 상당한 시사점을 준다고 생각한다. 1938년 하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