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국가 만들기 274

정년이에 열광하는 문화 심리와 SNL 패러디의 착오는

글/김헌식 (중원대 특임 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Written by Kim Hern-sik (Ph.D. in Cultural Information Contents, Distinguished Professor, Jungwon University, Critic) 드라마 ‘정년이’는 이런 드라마가 제작되는 것 자체가 놀랍고 매주 시청률을 갱신하는 점은 더욱 기적과 같다. 단순히 복고 수준이 아니라 과거의 예인 모습과 활동을 전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대체로 문화예술인을 다룬 드라마의 흥행은 그리 썩 좋지 않았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어서다. 이렇게 큰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우리 전통음악의 행복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중요한 것은 소재가 아니라 그것을 형상화라는 점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K 콘텐츠의 미래 요건은?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 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국 문화의 저력과 현재 그리고 미래를 가늠할 수 있게 했다. 한국문화가 세계적으로 수용되는 양상과 미래의 방향성을 요즘 한식의 열풍이 전세계적으로 불어닥친 상황에 견주어 볼 수 있었다. 이는 한국 문화의 전체적인 맥락과 본질이라고 할 수 있어서다. 비유하자면 대중문화 콘텐츠가 일으킨 한류는 떡볶이에 해당한다. 문학 한류는 사골 국밥에 해당한다. 떡볶이는 즉석 떡볶이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데, 스트리트 푸드에 포함된다. 재빨리 쉽게 먹을 수 있는 점에서 간편함과 편리성, 매콤한 스파이시의 풍미가 일품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고추장은 오랜 숙성이 필요한 식재료이기 때문에 간단히 평가할 수는 없다. 한식 자체..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인기 비결의 배경과 이면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인기 비결의 배경과 이면 The background and behind the secret of the popularity of ‘Black and White Chef: Cooking Class War’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사회문화평론가) Written by Kim Hern-sik (Ph.D. in Cultural Information Contents, Distinguished Professor, Jungwon University, Critic) 예능 프로그램의 핵심 코드 가운데 하나는 ‘권위의 파괴’이다. 권위적인 사회일수록 더욱 이런 코드가 선호된다. 예컨대 권력자나 직장상사의 허점이나 무능력을 폭로하기도 하는데 이는 주로 풍자 코미디에..

명절 극장가 썰렁? 과연 나쁜 걸까 좋은 걸까?

-명절 극장가 썰렁? 나쁜 걸까 좋은 걸까? 역시 2024년 추석 명절 연휴에 대작의 대결은 없다. 영화 ‘베테랑 2’의 기세는 대단하다. 류승완 감독 작품인 데다가 배우 황정민의 의기투합은 정해인의 합류로 더욱 힘을 받았다. 아무리 배우들의 티켓 파워가 없더라도, 연작 시리즈가 갖는 프리미엄이 관객을 움직인다. 이는 ‘범죄도시’에서 잘 보였다. 물론, ‘서울의 봄’이나 ‘파묘’처럼 오리지널 영화이어도 흥행을 할 수 있다. 흥행은 비수기에 경쟁작이 없었기 때문이며 범죄도시 시리즈와 같은 프랜차이즈 영화와 맞붙지 않았기 때문에 흥행을 크게 할 수 있었다. 대작들의 향연은 없으므로 극장가가 썰렁하다는 표현을 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다. 어느 때보다 작은 영화들이 극장가에 자리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1..

왜 그들은 컬처 핏(Culture Fit)에 꽂혔을까?

왜 그들은 컬처 핏(Culture Fit)에 꽂혔을까?-Why are they focus on Culture Fit?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사회문화평론가) 한국 조선산업의 성장동력은 현장 중심의 조직문화였다. 대표적으로 조선업 가족 문화가 있었다. 여기에서 가족은 혈연적 가족을 의미하는 것을 넘어선다. 조선소 노동자 공동체 혹은 직원 공동체 문화를 뜻했다. 조선소 작업복은 자부심의 상징이었고, 작업복을 중심으로 하나의 공동체가 형성되었다. 피가 섞이지 않았어도 생산 현장에서 가족처럼 똘똘 뭉쳐 응집했기 때문에 위기를 돌파하고 좋은 성과를 낳았다. 술자리를 주심으로 회식 문화는 물론 목욕도 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우정을 넘은 끈끈한 의리의 문화까지 있었다. 그런데 2008년 서..

텍스트 힙, 섹시한 독서는 가능?

Text hip, is sexy reading possible?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사회문화평론가) Written by/Kim Heon-sik (Jungwon University Special Professor, Doctor of Information Contents, Social and Cultural Critic) 1995년 뉴욕 교도소를 방문한 얼 쇼리스(Earl Shorris, 1936~2012)의 목적은 감옥에 드나드는 젊은이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것이었다. 가난과 빈곤이 범죄 행위에 빠져든다고 생각했던 그는 8년 동안 복역하고 있는 20대 여성 수감자에게 충격적인 말을 듣는다.  그 여성에게 이런 삶을 살게 된 이유에 관해 물었는데, 돌아온 대답은 생각 밖이..

오아시스의 다이내믹 프라이싱 교훈과 K팝

오아시스의 다이내믹 프라이싱 교훈과 K팝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2023년 5월, 방탄소년단 팬들은 하이브의 티켓 정책에 격렬하게 저항하는 목소리를 SNS에 내쏟고 있었다. ‘하이브티켓값뻥튀기반대’ 등의 해시태그를 통해 반대 운동을 벌였다. 팬들은 하이브가 시범으로 했던 티켓 정책 때문에 팬들은 티켓값으로 30만 원 정도가 아닌 100만 원에서 250만 원까지 지출했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티켓 가격이 올라간 것은 바로 ‘다이내믹 프라이싱’(dynamic pricing) 정책 때문이다. 일반 상품 시장에서는 유동가격제, 탄력가격제라고 하며 공연계에서는 티켓가격 변동제라고 부른다.  고정된 정가보다는 유동적인 시가로 판매하는 것이다. 문제가 된 것은 하이브의 포부였다...

딥페이크 제작 공유의 심리는 무엇인가.

What is the psychology of creating and sharing deepfake -심리적 기제에 대한 대응책 모색 필요 -Need to find countermeasures against psychological mechanisms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 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Written by/Kim Heon-sik (specially appointed professor at Jungwon University, doctorate in information content studies, critic) 딥페이크 음란물이 일상으로 파고들어 매우 심각한 양상이다. 일반인들의 피해가 늘어나는 것만이 아니라 아동 청소년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와 고통을 크게 하고 있다. 트..

이민진 작가는 왜 슈가를 응원했을까? Why did writer Lee Min-jin support Suga?

Why did writer Lee Min-jin support Suga? 슈가 그리고 파친코 2 글 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 교수, 정보콘텐학 박사, 평론가) Written by Kim Hern-sik (specially appointed professor at Jungwon University, doctorate in information content studies, critic) 싸이에 이어 이민진 작가가 방탄소년단의 슈가에게 응원의 목소리를 내어 주목을 받았다. 슈가의 사진 한 장과 하트가 이를 말해주었다. 그것도 보라색 하트. 보라해를 의미했다. 영원히 함께 끝까지 사랑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민진 작가의 이 같은 게시물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슈가는 어쨌든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켰기 때..

엄친아 정해인도 은둔형 외톨이 될 수 있다.

-엄친아와 서울대 스티커 그리고 히키코모리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 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사회문화평론가) 로맨스 드라마라도 한국사회의 단면을 생각할 수 있는 장면이 엿보일 때가 있다. 로맨스 드라마로만 생각했던 드라마 ‘엄마 친구 아들’은 예전에 유행했던 엄친아와 사회적 부작용을 떠올릴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는 서울대 가족 스티커의 이면 그리고 은둔형 외톨이 문제도 떠올릴 수 있게 했다. 드라마에서 처음부터 동창생들은 아들과 딸 자랑에 여념이 없다. 남자 주인공 최승호(정해인 분)의 엄마는 아들이 한국대학교 수석 입학이라고 자랑하는데, 이는 서울대학교 수석 입학을 의미한다. 심지어 다재다능해서 건축학을 전공하고 수영 선수 국가 대표 선수이기도 했다. 그가 차린 건축 사무소는 혜릉동 개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