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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의 한계를 생성형 AI가 극복할까?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24. 8. 21. 16:25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 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나스닥에 국내 웹툰 업체가 주식 상장을 하면서 한국의 웹툰의 성장세를 생각할 수 있었다. 마이너 장르라고 생각해 왔던 이들에게는 놀랄 소식이었다. 이런 K 웹툰의 활약은 단지 우리의 웹툰을 해외에 수출하는 데 그치지는 않는다. 미국에서는 현지화 전략을 통해서 권위 있는 만화상을 연거푸 수상하기도 하고 일본처럼 매출액을 끌어 올리기도 하고, 웹툰 기반의 애니메이션까지 제작되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기분 좋은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 나스닥에 상장한 국내 기업의 주식에 글로벌 투자자의 관심을 크게 끌지는 못한다. 한편으로 국내에서는 유료 이용자 수가 감소했다는 통계도 있었다. 특히, 자신이 돈을 내고 보는 유료 구독자가 줄었다. 이렇게 감소하거나 줄어드는 이유는 간단할 수 있다. 바로 다양한 웹툰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학원물이나 복수극, 판타지나 로맨스 유형의 웹툰이 다수를 차지한다. 그 배경은 바로 인기작들이 여기에 속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작품이 창출되어도 인기작의 후광에 가려지는 현상도 빈번하다. 돈 내고 볼만한 콘텐츠가 없으니 볼만한 작품만 선택하는 일이 잦은 때문일 수 있다.

 

이렇게 볼만한 작품이 없어진다면, 이는 다른 2차 창작물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드라마와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 가운데 넷플릭스를 포함한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의 오리지널 콘텐츠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OTT의 가입자나 이용자 수가 줄어들고 있기에 웹툰의 결핍은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생성형 AI를 웹툰 창작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생성형 AI의 적용이 원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사이다. 그런데 각자 관점에서 따라서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 창작자는 웹툰에 들어가는 지나친 노동을 줄일 수 있는 점을 생각한다. 웹툰 플랫폼업자는 가성비를 생각할 수 있다. 적은 비용으로 원하는 콘텐츠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분명 생성형 AI는 단순 작업을 줄여주고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 다른 문학 작품의 창작 과정처럼 생성형 AI는 기본적인 자료 수집과 분석을 할 수 있다. 웹툰은 시각적 효과가 중요하기 때문에 색 채우기나 선, 배경 그리기, 캐릭터 스타일의 생성과 유지에서 충분히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그런데 독자나 이용자의 관점에서는 작가의 아우라가 느껴질 수 있는 작품이어야 한다. 단순히 작가의 스타일을 학습하여 흉내 내는 웹툰 콘텐츠에 대해서 얼마나 친근감을 느끼거나 사랑할 수 있는 팬이 될지 아직 알 수가 없다. 작가들도 지나친 생성형 AI의 사용을 경계하는 배경이다. 내 작품이라고 할 수가 있는지 의문이 생길 수도 있다.

 

무엇보다 웹툰의 기획이나 전개 과정의 구성, 서사 내용의 개성과 차별성은 결국 사람의 창조적 역량에 달려 있다. 생성형 AI는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다. 특정 누군가 독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각 개인이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결과물의 차이가 좌우된다. 최악의 경우에는 비슷한 작품들이 대거 쏟아질 수도 있다. 지금도 특정 장르의 유사한 웹툰이 겹치는 현상이 있는데 생성형 AI 시대에는 말할 것이 없어 보인다.

 

따라서 웹툰과 생성형 AI의 관계는 원래의 화두로 돌아온다. , 다양성이 확보되어야 하는 문제다. 이러한 다양성은 조회 수로 평가되어서는 곤란하다. 포털처럼 무료 웹툰이면 더욱 그러하다. 2차 창작물의 경우에는 조회 수가 대중적 성공을 보장할 수도 없다. 생성형 AI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다양성의 결핍이 해결될 수 없다. 물론 생성형 AI는 도구이기 때문에 창조적인 기획이나 구성과 연출에 필요한 불필요한 과정을 줄여줄 수 있게 써야 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시도와 숙달이 필요하다. 이는 생성형 AI 활용 그 자체가 최종 목적이 아닌 다양한 팬들을 만들어 가는 근본 목적을 위해 이바지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생성형 AI 잘 활용하는 창조적인 작가들을 발굴 육성하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기회를 많이 아마추어라도 처우와 대우를 잘 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