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로 된 앨범이 영어권 미국에서 1위는 놀라운 일
-성공에 집착하기 보다는 의미와 가치를 더 중시
-의도적으로 해외시장 공략목표 세운 것 아니다 , 진정성이 무기
-사회관계망 서비스 (SNS) 활용, 팬클럽 ‘아미’ 도 큰 도움
-방탄소년단 미국시장 석권으로 한국 K-Pop 전망 밝다
(program title music)
이장균 : 안녕하세요? 김헌식의 열린 문화여행, 이 시간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말 그대로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 북미관계에 관한 여러 가지 소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그에 못지 않은 굉장한 소식이 지난 주 전해져서 연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 바쁜 와중에 문재인 대통령께서 축하메시지를 보낼 정도로 대단한데요, 주인공은 바로 20대 청년들 남성 7인조 그룹 ‘방탄소년단’입니다.
도대체 이 방탄소년단의 이른바 빌보드앨범 차트, 그러니까 빌보드 앨범 순위 1위에 올랐다는 소식이 왜 이렇게 떠들썩하고 대단한지 오늘 김헌식의 열린 문화여행은 방탄소년단을 찾아 떠나보겠습니다.
(music : 봄날 / 방탄소년단)
이장균 :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헌식 : 네, 안녕하세요?
이장균 : 지금 방탄소년단의 노래 가운데 굉장한 인기를 얻었던 노래 ‘봄날’을 잠시 들어보면서 시작을 하고 있습니다만 사실 30,40대 중년 이후 세대들에게는 아주 친숙한 느낌의 노래는 아닌 것 같아요.
아무래도 10대에서 20대, 흔히 얘기하는 아이돌 세대의 노래 취향이기 때문에 조금은 세대차를 느끼게 합니다만 북한주민 여러분에게도 조금은 낯선 음악이겠지만 북한에서도 젊은 층에게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이 방탄소년단이 이번에 세 번째 낸 앨범이죠, ‘Love yourself 전 Tear ‘ 라고 하는 앨범이 미국의 빌보드 앨범 차트, 그러니까 앨범 판매 순위, 200위까지 순서를 정하는데 거기 1위, 정상에 올랐다.. 이게 얼마나 대단하길래 이렇게 난리들인가요?
한국어로 된 앨범이 영어권 미국에서 1위는 놀라운 일
김헌식 : 네, 이전에 빌보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것은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핫100에서 7주 연속 2위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핫100은 주로 싱글 앨범 곡목위주 순위인데요, 이번에 앨범 차트 200은 앨범 전체를 말합니다. 여러 곡이 함께 들어가 있는 음반집, 앨범 전체의 판매고를 얘기하는 건데요,
지난해 9월 낸 앨범 ‘러브 유어셀프 승 허’가 같은 경우에는 최고 기록 7위 보다 순위가 여섯 계단 올랐습니다.
미국 팝스타 포스트 말론을 제쳤는데요, 포스트 말론은 이전까지 3주째 이 차트 정상을 지켜왔습니다. 무엇보다도 의미가 있는 것은 한국어로 된 앨범이 1위를 차지한 것이죠. ‘Fake Love’ 라는 노래가 대표곡인데요, 한국어가 그냥 나옵니다.
이번에 전 세계에서 한국어로 된 앨범을 구매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참 대단한 일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장균 : 참 놀라운 일입니다. 예를 들면 우리 한국에도 가요 인기 순위를 매기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저쪽 아프리카 어느 나라에서 그 나라 말로 노래한 곡이 우리 한국가요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참 상상하기 어려운 일 아니겠습니까?
김헌식 : 그렇습니다.
(music / program ID)
이장균 : 말하자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찾는 그룹, 많이 보고 싶어 하고 듣고 싶어 하는 그룹, 그런 것이 총체적으로 통계가 잡혀서 1위에 올랐다는 의미가 아니겠습니까? 엄청나게 대단한 것 같아요.
성공에 집착하기 보다는 의미와 가치를 더 중시
김헌식 : ‘빌보드 200’같은 경우는 CD 판매와 앨범 수록곡의 디지털 음원의 다운로드 ,즉 내려받기 라든지 스트리밍을 다 종합적으로 집계한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변방에서 주류로 진입했다는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한국 현대가요사에 최대 사건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요,
무엇보다도 영어가 아닌 외국어로 된 이 앨범이 정상을 차지한 것은 2006년 팝페라 그룹 ‘일디보’가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등으로 노래한 ‘앙코라’ 이후 12년 만입니다.
이장균 : 사실 방탄소년단 전후해서 사실 수많은 기라성 같은 그룹들이 많지 않았습니까?
김헌식 : 네, 그렇습니다. 수많은 인기 K(케이)팝 그룹들이 지난 10년간 아시아 시장을 넘어 전 세계로 진출했지만, 미국 시장 진입은 ‘하늘의 별따기’였습니다. SM엔터테인먼트의 동방신기와 소녀시대, JYP의 비와 원더걸스, YG의 빅뱅 모두 미국시장 진출에는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런데 방탄소년단은 그들과는 다른 시도를 했던 점이 큰 인기를 얻게 된 것으로 분석이 되고 있는데요 중요한 것은 다른 기획사와는 달리 의미와 가치에 목표를 둔 것이 달랐습니다.
소속사의 방시혁 대표는 성공 보다 의미에 목표를 뒀다며 대신 자유를 줬고 내면의 소리를 부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이익보다는 진정성을 내세우는 시도를 했다는 것이죠.
형태적으로는 기존 아이돌과 같지만, 속은 다른 전략을 구사한 셈인데요, 회사는 멤버들이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놀이터’를 제공하고 멤버들은 그 안에서 자신들의 언어로 새로운 놀이문화를 하나씩 추가해 나간 것입니다.
또 무엇보다도 ‘단골손님 체제’가 많이 돼 있었다고 합니다. 처음 보러 온 관객 중심으로 무대를 이끌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한번 온 관객은 꼭 다시 오게 할 수 있었습니다.
방탄소년단의 트위터 폴로어는 1400만명이 넘고 조회수 1억회가 넘는 뮤직비디오도 13개나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한국 가수 중 최다 기록인데요 이 분들이 한국인 뿐만이 아니고 아프리카부터 유럽, 미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종과 국가, 민족의 정체성을 갖고 있는 분들이라는 것이죠.
이장균 : 다른 큰 규모의 기획사들의 경우 너무 인기 위주의 획일적인 훈련을 시키고 흥행위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는데 조그만 기획사의 방시혁 대표의 말이 참 인상적이네요, 성공보다는 의미에 목표를 두고 노래를 해오게 했다는 말인데 인기에 연연하기 보다는 흔히 말하는 내공을 착실하게 쌓아왔군요.
김헌식 : 그렇죠.
이장균 : 여기서 잠시 이번에 큰 화제가 된 3집 앨범의 타이틀 곡, 그러니까 대표곡인 ‘Fake Love’를 잠시 듣고 또 얘기 나누죠.
(music : Fake Love / 방탄소년단)
이장균 : 여러 가지 찬사가 많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K-Pop, 한국의 대중가요, 대중음악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이런 말도 실감이 납니다. 아까도 얘기가 나왔지만 해외시장을 염두 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인기 요인이 되었다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의도적으로 해외시장 공략목표 세운 것 아니다 , 진정성이 무기
김헌식 : 사실 우리가 이런 생각들을 많이 하기 쉽습니다. 그러니까 미국 사람들은 이런 걸 좋아할 거야, 유럽 사람들은 이런 걸 좋아할 거야 .. 그래서 이런 저런 방향으로 해야 돼. 이런 식이죠.
그런데 예전에 일본에서 큰 열풍을 불러 일으킨 한류드라마 ‘겨울연가’ 이후에 비슷한 드라마들이 많이 제작 됐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이죠. 진정성이 없어 보이고..
소속사 방시혁 대표는 지난 해 기자회견에서 “해외시장을 의도적으로 공략한 바는 전혀 없었다”며 “처음에 방탄소년단이 만들어졌을 때부터 K팝 고유의 가치를 지키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남의 얘기 대신 자기 생각과 경험을 솔직하게 담아내는 가사로 또래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게 했다는 것이죠.
특히 지금 전 세계적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젊은 세대들이 많이 힘들어 하거든요. 그런 점들을 솔직하게 가사에 담은 것이 공감을 느끼게 한 것이죠.
이장균 : 젊은이들이 갖고 있는 감성 같은 것은 다 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거기에 진심을 담으면 나라나 언어, 피부색을 초월해 다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방탄소년단이 증명해낸 셈이군요.
요즘 이름없는 가수나 그룹이 부른 노래도 그 노래가 좋으면 삽시간에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시대인데요, 이른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한 것도 도움이 됐겠죠?
사회관계망 서비스 (SNS) 활용, 팬클럽 ‘아미’ 도 큰 도움
김헌식 : 네 ,방탄소년단이 SNS를 이용하는 방식도 남다른데요, 단순한 음악활동 이야기부터 숨겨진 자신의 성격까지 일거수일투족 모두 공개하며 팬들과 ‘수평적 연대’를 모색합니다.
BTS는 자신의 밑바닥까지 공개하며 팬들의 위로를 얻고, 또 그들의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자신들과 같은 세대로서의 공감대를 갖고 친근감을 더 느끼게 했다는 점에서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잘 활용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장균 : 가수나 그룹이 좋아서 모인 모임을 팬클럽이라고 하는데요, 방탄소년단에게는 강력한 팬클럽 '아미(ARMY)'가 또 큰 힘이 됐다고 하죠?
김헌식 : 네, 방탄소년단의 '방탄'은 총알을 막아낸다는 뜻으로 10•20대가 받는 사회적 편견과 억압을 막아내고 당당히 자신들의 음악과 가치를 펼치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방탄소년단 팬클럽 이름이 ‘아미’인 것은 '방탄복과 군대처럼 방탄소년단과 팬클럽은 항상 함께'라는 의미죠. 방탄복과 군대는 항상 함께 하므로 방탄소년단과 팬클럽도 영원히 함께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미 멤버들은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적극 소통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방탄소년단을 널리 알리고 홍보하는데 큰 역할을 해오고 있습니다.
이장균 : 이렇게 방탄소년단이 미국시장을 장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이는 곧 세계시장 최정상에 우뚝 섰다고 볼 수 있습니다만 잠시의 인기로 끝나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인데요, 방탄소년단의 앞날은 어떻게 전망할 수 있을까요?
방탄소년단 미국시장 석권으로 한국 K-Pop 전망 밝다
김헌식 : “빌보드 200 차트 1위 소식이 알려지는 순간부터 일반 미국인들이 K팝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할 것으로 보이고요, 앞으로 나올 K팝 음악도 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말하자면 방탄소년단은 비슷한 스타일의 K팝 아이돌그룹에게 주류 시장을 열어주는 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지금 미국 음악업계에서도 방탄소년단의 음악이 유행을 선도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빌보드 등 메이저 음악 관계자들도 방탄소년단을 활용해 침체한 지구촌, 세계의 음반 시장을 키우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특히 아시아 시장이 큰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방탄소년단을 포함한 우리나라 K-팝에 대해서 앞으로 관심이 더 많아질 것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다만 처음에 말씀하셨듯이 10대와 20대에 치우쳐 있기 때문에 앞으로 30-40대 쪽으로 어떻게 폭을 넓혀갈 지를 고민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고 보겠습니다.
이장균 : 네, 방탄소년단의 방탄이라는 뜻이 10대를 지켜준다는 뜻에서 출발했지만 방탄이라는 뜻이 총탄, 포탄을 막아낸다는 뜻에서 봤을 때, 다른 말로 하면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킨다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김헌식 : 그렇습니다. 맞습니다.
이장균 : 그래서 지금 남북관계와 맞물려서 한반도의 오랫동안의 분단과 대립, 전쟁의 위협을 종식시키고 진정한 평화가 정착되리라는 좋은 희망의 징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김헌식 : 좋은 말씀입니다.
(program title music)
이장균 : 김헌식 교수와 함께 떠나는 열린 문화여행 오늘은 세계적인 음악전문지 빌보드가 선정한 앨범, 음반집 순위 200위 중에 1위를 차지해 전 미국을 휩쓸고 있고 또 전 세계의 정상에 섰다는 소식과 관련해서 한국의 방탄소년단에 대해 이모저모 얘기 나누는 순서로 함께 했습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학 김헌식 교수님 함께 해주셨습니다. 교수님 감사합니다.
김헌식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