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농 간 문화격차 줄이는 작은 영화관 늘고 있어
-올 연말까지 50여 곳으로 늘어날 전망
-도시 대형 영화관 못지 않은 시설, 저렴한 가격이 경쟁력
-북한에도 진출하기 좋은 모델
-작은 영화관 비즈니스 모델, 외국에 수출 추진
(program title music)
이장균 : 안녕하세요, 김헌식 교수의 열린 문화여행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봄이 우리 곁으로 조금씩 다가 오고 있는데요, 올 봄은 정말 우리 한반도에 엄청난 변화의 바람이 부는 봄이 될 것 같습니다.
남북관계가 정말 이번에 잘 풀려서 남북이 서로 교류하고 문화행사라든가 체육행사를 함께 열어가면서 하나 하나씩 남북관계가 풀려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그런 가운데 북한에는 이미 중국을 통해 들어가는 DVD, 북에서 여러분이 부르는 알판을 통해서 남한의 드라마나 영화를 많이 보고 계신데요, 물론 음성적으로 몰래 봅니다만 그래서 체제선전이나 지도자 우상화를 주 내용으로 하는 북한 영화 자체는 북한 주민들에게 인기가 시들해지지 않을까, 외면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남북관계가 잘 풀려서 자유롭게 남한의 영화도 보고, 연극도 보고, 남한 가수들의 공연도 함께 볼 수 있는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도농 간 문화격차 줄이는 작은 영화관 늘고 있어
오늘은 영화 얘기를 나누게 될 것 같은데요, 최근 남한에서 대형영화관이 아닌 작은 영화관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학 김헌식 교수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헌식 : 네, 안녕하세요?
이장균 : 최근에 작은 영화관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요?
김헌식 : 사실 대도시에는 영화관이 굉장히 많고요,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한 해에, 반복해서 관람하는
사람들 포함해서 2억명 이상이 관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요, 대부분 멀티플렉스라고 하는 복합상영관에서 많이 보시죠.
사실 그 동안 대도시로 사람이 많이 몰리다 보니까 지역에는 좀 영화 보러 가기가 먼 감이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작은 영화관이 많이 생겼는데 인구 2만명에서 10만명 정도의 기초자치단체에서 상영되는 영화관을 말합니다.
그래서 적게는 100석에서 50석 정도로 운영이 되는 영화관인데 국내외 영화들을 오전 10시부터 자정까지 연중무휴로 상영을 하죠.
작은 영화관은 2011년 장수군에서 처음 생겼습니다. 장수군은 인구가 2만3천 여명 되거든요. 여기서 처음 선을 보였고 성공을 했습니다. 요금은 5천원 정도, 미화 5달러 정도로 상대적으로 대도시에 비해 저렴한 가격입니다.
올 연말까지 50여 곳으로 늘어날 전망
이장균 : 그러니까 대도시 위주로 극장이 운영되던 것이 군, 읍 면 단위까지 작은 영화관 형태로 확산되고 있다는 얘기가 되겠는데요, 전국적으로 많이 생겼습니까?
김헌식 : 올 2월말까지 서른 두 곳 정도로 늘어났고요, 연말까지 50여곳으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그래서 작은 영화관은 대부분 국비와 지방비 50퍼센트 정도를 지원하기도 하면서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강원도 화천군 같은 곳은 이미 세 개 관을 운영 중이고요, 정선군은 지난 해에 정선읍에 개관을 했고 고한읍에도 개관을 할 예정으로 있어서 앞으로 갈수록 많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 되고 있습니다.
이장균 : 사실 그 동안 대도시와 멀리 떨어진 곳에 사시는 분들은 일부러 영하 한 편을 보기 위해 차를 운전을 하고 다녀오거나 대중교통편으로 멀리 나갔다 돌아오는 불편이 있었습니다만 전국의 소도시 마을에 이런 작은 영화관이 들어서면서 주민들이 많이 행복해 한다고 합니다만 구체적으로 이 작은 영화관들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습니까?
김헌식 : 한국 같은 경우는 워낙 인터넷이 잘 연결돼 있고요, 또 케이블이나 위성방송이 잘 돼 있어서전국 어느 곳에서도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 같은 방송프로그램을 잘 볼 수 있죠. 지난 영화들도 영화전문 채널이 있어서 많이 보시는데 다만 실시간 개봉영화들을 보기는 어려운 분들이 있으시거든요.
그래서 작은 영화관에서 그런 실시간 개봉영화들을 볼 수 있고 무엇보다도 지역 주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큰 의미가 있죠. 영화관에 같이 가서 보시면서 즐거운 시간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고 그래서 문화사랑방 역할을 하기도 하고 또 영화관 주변 상권이 활성화될 수도 있고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를 하고 있다고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music / program ID)
이장균 : 여러 가지 부수적 효과가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작은 영화관이 성공한 특별한 비결이라면 어떤 것들이겠습니까?
김헌식 : 대부분 특별한 영화들은 추석이라든지 명절을 기다려야 했었는데 이제는 시골에서도 보는 거죠. 대개는 50석 아주 작게는 30석, 많으면 100석 정도 있는데 두 개 관이에요, 하루 다섯 편씩을 교차로 상영하는데요, 티켓 한 장만 있으면 아무 때가 가서 골라볼 수가 있어요. 이렇게 골라 볼 수가 있다는 이점이 있고요, 그리고 대형복합상영관 보다 화질이 더 좋습니다.
그 이유는 프로젝트 기술, 빛을 쏘는 거리가 짧을수록 화질이 좋다고 합니다. 훨씬 가깝게 화질이 좋은 화면을 볼 수 있는데다가 고급음향시설이라 사운드, 음향도 굉장히 좋다는 것이고 또 대도시 같은 경우는 좌석이 약간 좁을 수 있거든요.
왜냐면 많은 사람을 수용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작은 영화관 같은 경우는 널찍하게 좌석을 만들어서 훨씬 쾌적한 상태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 있겠죠.
이장균 : 저는 시설면이나 성능면에서 좀 대도시 영화관 보다 떨어질 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군요. 오히려 더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고 시설도 대도시 영화간 시설만큼 다 갖춘 영화관이군요. 조금 작다 뿐이지..
김헌식 : 네, 투자비용, 그러니까 건설비용을 최대한 낮췄고 그에 비해 질적인 수준은 높인 셈이죠.
이장균 : 이렇게 영화뿐 만 아니라 문화적인 면에서 소외된, 뒤처진 느낌을 가졌던 소도시, 벽지마을 주민들을 위해서 여러 가지 문화적 차별을 줄이기 위한 노력의 하나라고 생각이 듭니다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대도시 만큼 영화를 보는 비용이 비싸다면 좀 부담을 느낄 텐데, 가격면에서는 어떻습니까?
도시 대형 영화관 못지 않은 시설 저렴한 가격이 경쟁력
김헌식 : 정부에서 문화바우처라는 걸 지급하고 있는데요, 문화이용권입니다만 일정기간 쓸 수 있는데 그걸 가지신 분들은 그걸 제시하고 영화를 볼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대로 영화 보는 비용은 5천원 정도인데 대도시 경우 금요일, 주말에는 만 원대를 넘어가거든요. 그와 비교하면 절반 가격이라고 볼 수 있고요, 또 대형복합관에는 매점이 있어요. 팝콘도 사시고 콜라도 마시고 햄버거나 핫도그도 드시는데 이에 비해 절반 이상 저럼 하게 이용할 수 있어요.
그래서 대도시에서 만 오천으로 연인과 함께 영화도 보고 팝콘까지 먹었다면 거짓말인데 이런 작은 영화관에서는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제 개인적으로는 지역의 좋은 풍광도 보시고 저렴하게 영화도 보실 수 있는 이런 작은 영화관을 연인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좋은 곳으로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이장균 : 5천원이면 미화로 5달러 정도, 거의 반 가격으로 소도시 지역에서는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얘기고요, 한국 분들 많이 드시는 팝콘, 그러니까 옥수수 튀긴 거죠? 달게.. 거기에 햄버거도 드실 수 있고 이런 부수적인 비용까지 합쳐서 15달러 정도면 연인, 혹은 친구와 즐길 수 있다고 하니까 조금만 소도시 지역으로 나가시면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처음에 말씀 드렸듯이 북한에서는 음성적으로 몰래 DVD, 알판을 통해 외국의 영화를 영화를 많이 보시는데요, 초창기에는 구 소련이라든가 공산국가 시절의 동구권 영화들이 많이 들어왔다고 하죠.
그 이후에는 미국영화도 많이 본다고 합니다. 그 가운데 북한 주민 여러분이 가장 많이 봤다고 들었던 영화가 세계에서 가장 컸던 여객선 침몰 얘기를 다룬 타이타닉 이라는 영화인데요, 심지어는 북한에서 영어교재로도 쓰이는 영화라고 하네요. 잠시 영화 타이타닉에 삽입됐던 주제곡 ‘My heart will go on’ 을 셀린 디온의 음성으로 잠시 듣고 또 얘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음악 : My heart will go on / Cellin Dion)
북한에도 진출하기 좋은 모델
이장균 : 아마 북한에서 영화를 보신 분들은 영화 장면들이 선하게 떠올랐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규모가 작은 영화관이기 때문에 대도시의 큰 영화관처럼 설비 비용이 많이 들지는 않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김헌식 : 네, 그런 점이 북한에도 작은 영화관이 진출할 수 있는 장점이 아닌가 생각되는데요, 왜냐 하면 문화회관이라든지 문예관 또는 청소년수양관 같은 기존의 유휴시설을 재설비를 해서 비용을 최소화 해서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공간에 맞춰서 자문위원이라든지 전문가들을 통해서 적정 시설 규모, 기자재 규격 등을 맞춰 실용성을 극대화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해서 디지털 영사기라든지 대형스크린 좌석, 휴게소, 매점 등을 골고루 배치를 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이런 성공사례가 북한에도 충분히 적용되지 않을까.. 왜냐하면 지역에 대형자본을 들여서 영화관을 만든다는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힘든 측면이 있기 때문에 북한에 잘 맞는 모델이 아닐까 그런 생각도 해봤습니다.
이장균 :그러네요, 아마 북한에도 웬만한 데는 여러 가지 선전, 행사를 하기 위한 회관 비슷한 것은 있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런 곳들을 극장으로 활용하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드네요.
이런 대도시의 영화관 같은 규모의 영화관이 없던 곳에 작지만 시설은 알차고 최신 상영되는 그런 영화들을 대도시와 똑같이 볼 수 있는 이런 작은 영화관이 늘어나면서 이것이 도시와 농촌 간의 격차를 줄이는, 문화 격차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만들어 놔도 정작 많은 사람이 이용하지 않으면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김헌식 : 네, 지난해 5월 문을 연 강원 정선 ‘아리아리 정선시네마’는 8개월 만에 군 전체 인구(3만8000명)보다 많은 4만 명의 관람객을 유치했습니다.
또 2016년 3월 개관한 경남 남해 ‘남해보물섬시네마’의 지난 1년간 관람객 7만5000여 명은 군 전체 인구(4만5000여 명)의 2배에 육박했습니다.
그래서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이 많이 오시는데 그 분들이 최신 영화를 보시기도 하고 또 작은 영화관을 통해 가족이나 이웃 간에 소통의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또 시골 쪽으로 가면 경치 좋은 데다가 전원별장 같은 걸 지어 거기서 사는 분들도 많으시거든요. 그런 분들도 가까운 지역 작은 영화관을 찾아 최신 영화들을 보신다고 하니까 앞으로도 이런 작은 영화관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아까 잠시 북한에도 이런 형태의 작은 영화관이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만 다른 나라에도 이런 작은 영화관이 보급됐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작은 영화관 비즈니스 모델, 외국에 수출 추진
김헌식 : 그래서 이런 작은영화관 비즈니스 모델을 외국에 수출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일본ㆍ중국도 우리와 사정이 비슷한데요, 영화관이 대도시에 몰려 있고 시골엔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이런 작은 영화관의 기술과 노하우를 현지 민간단체에 지원을 하고 정부의 지원까지 얻어내서 운영하는 이런 방식을 수출하겠다는 것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외국에 수출하는 사례들이 나올 것으로 봅니다.
이장균 : 앞으로 이런 작은 영화관 같은 것이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정부나 민간단체, 또 지역자치단체가 함께 노력해야 할 부분이 있겠죠?
김헌식 : 인터넷이나 디지털로 티켓 예매를 편리하게 예매할 수 있는 걸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고요, 특히 아이들이 놀 거리들도 연계시켰으면 좋겠다는 의견, 또 지역 특산품 매장을 옆에 놔 두면 좋겠다, 또 지역 대표 음식을 맛 볼 수 있는 음식점들을 연계 시키면 좋겠다는 제안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장균 : 네, 문화생활이라는 게 함께 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는데요, 가족이 함께 영화를 즐기고 이웃이 함께 만나고 또 세대 간의 만남의 장이 마련되는 그런 공간으로서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까도 얘기가 됐습니다만 통일이 되면 가장 먼저 북한 지역에 이런 시설이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런 것이 북한 내에서는 도시와 농촌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될 수도 있겠고 남북한 간의 문화차이 해소에도 큰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program title musid)
김헌식의 열린 문화여행 오늘은 남한에서 작은 영화관이 늘고 있다는 것과 관련해 얘기 나눠봤습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학 김헌식 교수님 함께 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헌식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