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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연애시대’, ‘요조숙녀’, ‘101번째 프로포즈’ 등에서부터 영화 ‘파이란' ‘올드보이’, ‘파랑주의보’, ‘플라이 데이’, ‘사랑 따윈 필요 없어’, ‘바르게 살자’ 등에 이르기까지 드라마와 영화에 일본 원작 리메이크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그 이유가 대체 무엇일까?
문화평론가 김헌식씨는 5월 27일 CBS 라디오 ‘뉴스야 놀자’(진행 : 개그맨 노정렬, 낮 12시5분~1시30분)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도 일본의 국민 드라마로 일컬어지는 7편의 드라마가 외주제작사들을 중심으로 국내 리메이크가 거론되고 있을 뿐 아니라 한해 한국영화 80여편 가운데 20여편이 일본 원작 리메이크”라고 그 열풍을 소개한 뒤 “단기 수익을 쫓는는 한류가 일본의 포로가 되고 있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김헌식씨는 “물론 한류 자체가 원래 일본의 컨텐츠를 우리나라가 재가공하면서 형성됐던 것은 사실”이라며 “우리가 일본 컨텐츠를 재가공하는 과정에서 동아시아가 일본에 대해 갖고 있는 폭력성, 몰역사성 등의 비호감 요소를 걸러내고 일본 컨텐츠의 장점을 키워냈던 것이 우리 한류의 본질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 자체 경쟁력을 갖게 된 한류가 스스로의 컨텐츠를 개발하는 데에 실패하고 소재가 한정되면서 다시 일본 컨텐츠에 의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한류의 수입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일본에서의 단기 수익을 노리면서 한류가 일본 시장에 의존적이 되어감으로써 결국 한류가 일본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도리어 일본의 포로가 되는 양상이 심해지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김헌식씨는 “한류가 새로운 도전보다는 이렇게 일본에서 검증된 소재를 편안하게 취하려 하고 그 루트 역시 일본에 의존하게 된다면, 우리 소재 생산의 경쟁력은 더 떨어지고 일본 소재 의존성은 더 강화되는 악순환도 배제할 수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 “내 머릿속의 지우개, 올드보이, 연애시대 등의 영화와 드라마들이 몇천만원 판권 수입으로 일본에 수십 수백억원에 수출한 성공 경험 때문에 당장 수익을 쫓아 일본 기호에 맞추려는 경향도 보인다”며 “안정된 수익과 검증된 소재를 찾다가 문화 경쟁력의 핵심인 다양성과 실험 정신은 실종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헌식씨는 “다양한 소재를 발굴하고 장기적인 마스터플랜 가져지 않는다면, 일본 의존적 한류는 동아시아로부터 외면당할 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장기적으로 별 경쟁력을 갖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한 뒤 “문화잡종화를 지향하면서 다양한 요소를 받아들이는 한류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CBS 라디오 '뉴스야 놀자' 이진성PD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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