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논평

시골촌티 순진녀 인기…영화와 드라마 ‘키덜트’ 열풍, 왜?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1. 2. 13. 19:14

시골촌티 순진녀 인기…영화와 드라마 ‘키덜트’ 열풍, 왜?



현실에서 만나기 힘든 순진하고 순수한 인간상 부각, 마음의 안정 얻으려는 대중 심리

촌티 순진녀에서 애어른까지.. 영화와 드라마 ‘키덜트’ 열풍, 왜?

최근 드라마와 영화에서, 시골 순진녀 캐릭터와 정신 연령이 낮고 순수한 성인 남자 캐릭터가 각각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과 관련, ‘키덜트(Kidult - 아이 같은 어른을 뜻하는 Kid+Adult의 합성어)’가 우리 대중문화의 핵심 코드로 자리 잡았으며, 이것은 속도 위주의 현대사회에 대한 저항심리가 대중들 사이에 작동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문화평론가 김헌식씨는 4월 22일 CBS 라디오 ‘뉴스야 놀자’(진행 : 개그맨 노정렬)와의 인터뷰에서 “KBS 드라마 ‘황금사과’에서 시골 처녀 경숙 역(박솔미)과, MBC 월화 미니시리즈 '넌 어느 별에서 왔니'에 나오는 강원도 오지마을의 밝고 순박한 여주인공 김복실(정려원), 그리고 MBC 주말 연속극 '진짜 진짜 좋아해'에서 청와대 요리사를 꿈꾸는 강원도 산골처녀 여봉순(유진)의 인기에서 보듯, 촌스러운 순진녀 캐릭터가 최근 드라마의 새로운 코드로 자리잡았다”면서 “이런 분위기는 영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나이 마흔에도 8살 지능을 가진 노총각(신현준)의 순수함을 그린 ‘맨발의 기봉이’, 도굴범과 순진무구한 아이들간의 무공해 우정을 그린 ‘마이 캡틴 김대출’ 등의 영화에서도 동심을 간직한 ‘애어른’ 캐릭터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김헌식씨는 “드라마의 시골 순진녀 캐릭터나 영화의 애어른 캐릭터 모두 ‘키덜트’ 문화 코드”라며 “예전에는 키덜트 문화를 퇴행적이라고 봤지만, 이제는 ‘키덜트’ 문화를 속도와 효율의 사회에 저항하는 심리에 호소하는 의미 있는 코드로 보고 있다”며 “우리 대중문화에서도 이런 키덜트 문화가 본격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전했다. 

김헌식씨는 “철없는 촌티 여성 캐릭터는 사실 이미 지난 2002년 드라마 ‘명랑소녀 성공기’에서 시작해 ‘내 이름은 김삼순’, ‘장밋빛 인생’을 거치면서 본격화되기 시작했고, 특히 지난해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의 강혜정이 맡았던 역할의 성공 이후, 이제는 시골 순진녀 이미지로 발전해가고 있다”면서 “특히 이것이 영화 ‘말아톤’과 함께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이제는 영화에서 동심의 남성 어른 캐릭터 유행으로까지 번져가고 있는데, 이들 캐릭터 모두, 현실에서는 만나기 힘든 순진하고 순수한 인간상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또, “사회가 복잡하고 혼란스러워지면서 과거 동심과 순수함에서 정체성을 찾으려는 대중들의 심리가 강해지고 있는데, 이러한 심리에 호소하기 위해 순수의 원형적 상징에 해당하는 시골 소녀나 지능이 좀 모자란 장애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라며 “IT를 중심으로 한 빠르고 복잡한 우리 사회에서 마음의 안정을 얻으려는 대중 심리가 이런 캐릭터의 인기를 가져오고 있다”고 인기 배경에 대해 분석했다. 

김헌식씨는 그러나 “키덜트 코드의 유행을 통해 우리 사회가 잃어버린 가치들을 찾으려는 시도는 좋지만, 지금 드라마에서 키덜트적 순수의 원형으로 등장시킨 ‘문화적 혜택에서 소외된 그저 순진무구하기만한 산골 소녀와 장애인’의 이미지는 실제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며 “도회적 시각으로 후진적인 시골 소녀와 장애인의 미덕을 일부러 조장하는 것은, 오히려 그들에 대한 문화적 편견을 조장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하고 현실적인 고민들을 감상적으로 가볍게 치부해버리고 마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 사회의 어떤 모습이 ‘키덜트’ 문화를 낳고 있는가에 대해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CBS 라디오 '뉴스야 놀자' 이진성PD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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